[사설] 농촌주민 문화생활 갈증 언제 해소되나

2022. 11. 18.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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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이 도시에 비해 거의 모든 여건이 열악한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다른 농촌지역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대부분의 농촌주민들이 '문화생활 빈곤'에 허덕이고 있다.

문화생활 인프라 구축이 늦어진다면 그만큼 농촌소멸은 가속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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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 비해 편의시설 크게 부족
이농 부추기고 귀농·귀촌 걸림돌

농촌이 도시에 비해 거의 모든 여건이 열악한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농촌주민들은 이를 감내하며 지내고 있다. 본지 기자가 농촌에서 생활해보니 실제 현실은 더욱 암담했다.

<농민신문>은 14일자부터 지방소멸 문제를 집중 진단하는 ‘지방소멸, 문제는 문화야!’라는 5부작 기획기사를 게재해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기획 의도는 그동안 주로 경제적·사회적 관점에서 다뤘던 지방소멸 문제를 문화적 측면에서 바라보기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 기자가 소멸 위기에 직면한 경북 봉화군 봉성면에서 ‘봉화 귀농인의 집’을 숙소로 삼아 5박6일간 살아봤다. 직접 체험해보니 도시에서는 당연한 것인데도 농촌에서는 일상을 일상답게 누릴 수 없어 힘겨웠다.

봉화는 소멸위험지수가 0.13으로 전국에서 5번째로 낮다. 지난해 출생아수 70명, 혼인자수는 67명에 그친다. 사망자는 464명이다. 산부인과와 예식장은 한곳도 없다. 다만 도시와 견줘 별반 차이가 없는 것이 있는데 장례식장이다. 인구 3만명에 장례식장이 3곳이나 된다.

영화 관람도 쉽지 않다. 영화관이 없어 읍내와 가까운 영주 시내까지 가야만 했다. 버스도 자주 다니지 않아 택시를 타고 읍내까지 이동한 후 버스로 영화관까지 갔다. 돌아올 때도 마찬가지였다. 영화 보러 오전 11시에 출발해 다시 숙소에 돌아오니 오후 6시였다.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것도 문제지만 자동차가 없거나 연로한 어르신들은 영화 관람에 엄두도 내지 못할 형편이다.

음식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밥을 시키려고 했더니 배달이 가능한 식당은 딱 한곳 있었다. 15㎞가 넘는 거리다. 시간이 오래 걸리기도 하지만 배달료만 1만2000원이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 초등학교에 가봤더니 학생수는 4개반 16명(특수반 제외)이 전부였고, 버스가 다니지 않는 곳에 거주하는 학생은 학교 동창회 등의 지원을 받아 무료 택시를 이용해 등교하고 있었다.

지금 우리 농촌의 실상이 이렇다. 다른 농촌지역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대부분의 농촌주민들이 ‘문화생활 빈곤’에 허덕이고 있다. 상황이 이러니 많은 사람들이 농촌을 떠나고 돌아오려는 사람들은 주저할 수밖에 없다. 왔다가 다시 도시로 되돌아가는 경우도 적지 않다. 농촌에 산다고 문화생활 욕구가 없는 것은 아니다. 문화생활 인프라 구축이 늦어진다면 그만큼 농촌소멸은 가속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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