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인머스캣’ 이어 ‘마이하트’까지…또 일본품종 무단 유입

김다정 2022. 11. 18.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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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인기 포도 품종이 또 국내에 무단으로 유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국내 한 대형 유통업체는 자사가 판매를 시작하는 새로운 포도 품종을 '레드 샤인머스캣'이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한편 이처럼 계속되는 일본 품종 무단 유입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색 품종을 쉽게 발굴해 홍보하려는 유통업체의 행태가 국내 포도산업에 오히려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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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유통사 홍보나선 신품종
실제 육성권자는 야마나시현 
이색·고급과일로 띄워 판매
국내 과수산업에 악영향 우려
 

최근 한 대형 유통업체에서 ‘레드 샤인머스캣’으로 홍보하며 판매를 시작한 포도 ‘마이하트’가 일본에서 무단으로 유입된 품종으로 밝혀져 논란이 예상된다. 사진은 유통업체가 공개한 ‘마이하트’.


일본의 인기 포도 품종이 또 국내에 무단으로 유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국내 한 대형 유통업체는 자사가 판매를 시작하는 새로운 포도 품종을 ‘레드 샤인머스캣’이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샤인머스캣>과 <윙크> 포도를 교배해 만든 빨간색 포도로, ‘평균 17∼18브릭스(Brix) 이상의 높은 당도, 자두·포도·사과 등 여러가지 과일맛이 나는 것이 특징’이라며 신품종을 적극적으로 알리기 시작한 것이다.

문제는 업체가 “포도알이 하트 모양이라 <마이하트>라고도 불린다”고 소개한 이 ‘레드 샤인머스캣’ 포도가 일본 야마나시현이 2013년 육성한 <마이하트>란 점이다. <샤인머스캣> <루비로망>에 이어 또다시 일본 품종이 무단 유입된 사례다.

우리나라에 지속적으로 자국 품종이 유출되고 있는 것에 대해 최근 일본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지난해 종자의 해외 유출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종자법 개정안을 시행한 데 이어 최근엔 <루비로망>의 한국 내 상표 등록을 출원하는 등 ‘자국 품종 보호’에 열을 올리는 형국이다. 하지만 <샤인머스캣>과 <루비로망>뿐 아니라 이번에 화제가 된 <마이하트> 역시 개발 6년 이내에 우리나라에 품종이 등록되지 않아 현실적으로 육성권자인 야마나시현이 한국산 <마이하트> 재배·판매를 금지할 방법은 없다. 심지어 일본에서 널리 이름을 알린 뒤 우리나라에 유입된 <샤인머스캣> <루비로망> 사례와는 달리 <마이하트>는 일본에서 품종 출원된 지 5년 뒤인 2018년 이미 국내에서 생산·판매 신고가 완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사례가 계속되자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지난달 일본 이시카와현이 국내에서 <루비로망> 상표 등록에 나섰다는 본지 보도(10월17일자 6면) 이후 소비자들은 대부분 “일본 포도를 허가 없이 몰래 들여오는 건 근절돼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평소 국산 과일을 선호한다는 이정아씨(35·서울 구로구)는 “일본에서 허가 없이 들여온 품종이란 걸 알면 먹기가 꺼려진다”며 “품종 베끼기로 유명한 중국을 욕하면서 우리나라도 같은 행동을 하는 건 국제적 망신”이라고 말했다.

일부 소비자는 또 “<루비로망>의 사례를 참고해 우리나라도 우수한 신품종을 개발하기를 바란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해외 품종을 무단으로 들여오는 대신 우리만의 육성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편 이처럼 계속되는 일본 품종 무단 유입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색 품종을 쉽게 발굴해 홍보하려는 유통업체의 행태가 국내 포도산업에 오히려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지적한다. 유통업체가 국내에서 개발된 신품종 대신 허가 없이 들여온 해외 품종을 ‘이색 품종’ ‘프리미엄 품종’ 등으로 띄우는 마케팅이 무단 유입을 부추긴다는 의미에서다.

실제로 <마이하트> 판매를 시작한 유통업체 측은 “<샤인머스캣> 판매 초기 찾는 고객이 늘면서 국내 재배농가가 함께 증가해 대중적인 과일이 된 것처럼 레드 샤인머스캣(<마이하트>)도 인지도를 높여 선순환 효과를 내고자 한다”고 밝혔다.

위태석 농촌진흥청 농산업경영과 연구관은 “농가·유통업체 모두 널리 알려지지 않은 국내 신품종 대신 검증된 해외 품종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 데다 국내 신품종은 수요·공급 균형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유통·묘목 업체 등이 해외 품종을 무작정 ‘고급 과일’로 마케팅해 판매하는 행태가 근절돼야 국산 품종 재배가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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