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대맛] 양송이 vs 표고…우리 몸에 활력 주는 버섯의 맞대결

이문수 2022. 11. 18.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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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대맛 (34) 버섯의 세계

양송이
‘탱글탱글 ’영양덩어리

따서 바로 먹으면 개운한 단맛
수분함유량 무게의 90% 달해 
수프 주재료로 매력 발산 눈길

표고
 ‘쫄깃쫄깃’ 감칠맛 대장

흰무늬 촘촘할수록 쫀득쫀득
어떤 요리에 들어가도 어울려
한우·관자 함께먹는 삼합 별미

로마 황제는 이것을 가져오는 사람에게 큰 상을 내렸다. 이집트 왕 파라오는 신의 아들인 자신만이 이것을 먹을 수 있도록 법을 새로 만들었다. 이것은 무엇일까. 바로 버섯이다. 그만큼 귀한 음식 재료로 여겼다는 뜻이다. 실제로 버섯을 가까이하면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다. 식이섬유는 물론 면역기능을 높이는 베타글루칸 성분이 풍부하다. 낮과 밤의 일교차가 커지는 가을, 버섯으로 신체에 활력을 불어넣어보는 것은 어떨까.


양송이버섯

시골 집집이 지붕에 숫눈이 내려앉은 줄 알았다. 그 속에서는 마치 만화 주인공 스머프가 살고 있을 것 같다. 갓 태어난 아기가 쥔 주먹 정도 크기나 되려나. 먹기도 아까울 만큼 사랑옵다.

경기 양평군 지평면에 자리한 ‘맛슈룸 농장’에서 무럭무럭 자라는 새하얀 양송이버섯 군락의 첫인상이다. 농장을 운영하는 최승정씨(25)가 갓 수확한 양송이버섯 한개를 깨끗이 씻어 기자에게 건넨다. 흠칫 놀라 익히지 않고 먹어도 되느냐고 물어보니 된단다.

한입 베어 무니 ‘오!’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탱글탱글한 식감 때문인지 씹는 재미가 쏠쏠하다. 개운한 단맛이 박하사탕처럼 후각과 미각에 오랫동안 머무른다. 양송이버섯이 원래 이렇게 훌륭한 음식 재료였나 싶다.

이 버섯은 성정이 급하다. 금세 물러지고, 상하는 탓에 저장하기 어렵다. 오랜 기간 배를 탈 수 없으니 국내에선 외국산을 거의 볼 수 없다. 양송이버섯의 힘이 곧 국산의 힘이다.

날것으로 먹는 건 갓 딴 양송이버섯이나 가능하다. 시장에서 만나는 것은 수확 후 3∼4일 지났다고 볼 수 있다. 선별과 이송 과정을 거쳐야 하니 싱싱한 원물을 기대하기는 조금 어렵다.

양송이버섯 농사꾼의 비밀 요리법이 있을까. 최씨는 데쳐 먹거나, 밥에 넣어 먹는다고 귀띔해줬다.

“양송이버섯은 건강한 ‘패스트푸드’예요. 프라이팬에 버터와 올리브유를 적당히 두르고 양송이버섯을 살짝 볶습니다. 후추와 소금으로 간을 하죠. 그럼 꽤 괜찮은 맥주 안주가 뚝딱 완성된답니다.”

‘콩나물밥’처럼 양송이버섯을 넣은 밥은 영양식으로 꽤 괜찮은 선택지다. 물론 양송이버섯도 취약한 점이 있다. 수분 함유량이 전체 무게의 90%에 달한다. 국물 요리에 원물 그대로 넣었다간 자칫 밍밍해질 수 있다. 넣기 전에 프라이팬 등에 볶아 물기를 빼야 한다.

서울 마포구에 있는 양식당 ‘수퍼(Souper)’의 대표 메뉴인 ‘양송이 수프’. 새송이버섯과 통후추 등도 넣어 다채로운 맛이 난다.


양송이버섯 요리가 조연이 아닌 주연이 되는 식당에도 주목해보자. 서울 마포구 ‘수퍼(Souper)’에서는 ‘양송이 수프’가 메뉴판 맨 위를 차지한다. 다소 센 향을 줄이고자 새송이버섯을 함께 갈아 넣는다. 통후추가 들어가 먹는 동안 지루할 새가 없다. 권소희 대표는 “양송이 수프에다 빵을 찍어 먹으면 충분히 포만감을 느낄 만한 한끼가 될 수 있다”면서 “수프를 걸쭉하지 않고 묽게 만들면 겨울에 몸을 따뜻하게 해줄 음료 대용으로 그만”이라고 했다. 양평=이문수 기자, 사진=현진 기자


표고버섯

“찬 바람 불 때 숯불을 발갛게 달궈 표고버섯을 통째로 구워 먹으면 고기 못지않게 맛있죠.”

표고버섯은 은은하게 배어 있는 나무향과 쫄깃한 식감으로 찾는 이가 많다. 둥근 갓에 짧은 밑동이 붙어 있는 모양이다. 갓 지름은 4∼7㎝로 쥐면 한 손에 가득 들어온다. 버섯 표면은 전체적으로 연한 갈색인데 품질이 좋을수록 거북이 등딱지처럼 갈라져 흰무늬가 보인다. 이는 큰 기온차를 견디며 자랐다는 걸 의미하는데, 무늬가 촘촘할수록 조직이 치밀해 식감이 쫀득쫀득하다.

전남 장흥 ‘정남진 코뚜레한우’ 식당 대표 메뉴 ‘표고버섯 삼합’. 표고버섯과 쇠고기, 키조개 관자가 어우러져 쫄깃하면서도 살살 녹는 맛이 일품이다.


맛있는 표고버섯을 찾아 전남 장흥군 유치면 원등리에 있는 버섯농장 ‘김달중 농가’에 가봤다. 가지산 초입에 있는 농가에 도착하니 울창한 소나무 숲 아래 통나무 2만개가 가지런히 세워져 있다. 나무 가까이 다가가면 듬성듬성 탐스럽게 자라고 있는 표고버섯이 보인다. 이 나무들은 지난해 12월 중순 벌목한 참나무로 두달 정도 건조한 다음 토막 내 어긋나게 세워둔 것이다. 나무에 군데군데 구멍을 뚫어 버섯 종균을 심어두면 봄·가을에 버섯이 쑥쑥 자란다. 농장을 운영하는 박애심씨(54)는 “표고버섯 갓이 너무 펴지지 않고 끝이 오목하게 들어가 있을 때 채취해야 맛이 좋다”고 설명했다.

표고버섯은 어떤 요리에 들어가도 잘 어울린다. 흔히 떠올릴 수 있는 것이 바로 ‘된장찌개’다. 구수한 된장맛에 표고버섯 특유의 향이 더해져 감칠맛이 배가된다. 이와 잘 어울리는 음식은 ‘돼지고기 두루치기’다. 매콤한 양념에 돼지고기와 함께 두껍게 썬 표고버섯을 볶아내면 끝. 오히려 버섯이 고기보다 인기가 좋아 접시 위에서 눈 깜짝할 새 사라진다.

쉽게 접할 수 있는 표고버섯 반찬도 좋지만 장흥에 왔다면 꼭 먹어봐야 하는 것이 있다. 표고버섯과 쇠고기, 키조개 관자를 함께 먹는 ‘표고버섯 삼합’이다.

장흥읍 예양리 토요시장에 있는 ‘정남진 코뚜레한우’ 식당에선 17년째 표고버섯 삼합을 팔고 있다. 표고버섯과 한우 갈비·살치살, 키조개 관자를 불판 위에 나란히 올린다. 지글지글 구워지는 쇠고기에서 나온 기름에 표고버섯과 관자가 노릇노릇 익어간다. 세가지 재료를 층층이 쌓아 한입에 욱여넣는다. 담백한 쇠고기 육즙과 쫄깃한 관자가 표고버섯과 잘 어우러진다. 정근식 정남진장흥농협 과장은 “장흥에 온다면 표고버섯 삼합을 놓쳐선 안된다”며 “표고버섯에 식이섬유가 풍부해 건강에도 좋다”고 설명했다.

장흥=서지민 기자, 사진=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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