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스 증손자, 타이베이 시장 선거 선두
오는 26일 치러지는 대만 지방선거에서 장제스(蔣介石) 전 대만 총통의 증손자인 장완안(蔣萬安·43) 타이베이 시장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며 주목받고 있다.
대만 자유시보가 지난 8~11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장 후보의 호감도는 37.8%로 집권 민진당의 천스중 후보(30.4%), 무소속 황산산 후보(11.2%)를 앞서 1위를 차지했다. 지지도에서 장 후보(28.7%)로 천스중 후보(34.8%)에게 뒤지지만 앞선 여론조사에 비해 격차를 좁히고 있다. 지난 11일 대만민의기금회 지지율 조사에서는 장 후보(29.8%)가 천 후보(21.8%)를 앞서기도 했다.
선거 초반에는 타이베이 시장 선거가 천스중 후보로 기운 것처럼 보였다. 천 후보는 위생복리부장(보건복지부 장관) 출신으로 대만 코로나 방역을 진두지휘하며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중국의 안보 위협, 코로나 방역에 따른 경제적 부담이 속에서 장 후보의 인기가 오르기 시작했다. 유권자들 사이에 총통 선거에 2번 승리한 민진당을 견제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장 후보는 차이 총통을 겨냥해 “입으로만 ‘중국에 대항하고 대만을 지키자’고 하고 있다”며 코로나 백신 도입 지연, 중국군 무인기 대응 실패 등을 비판했다. 장 후보는 타이베이 시장 선거에 집중하겠다며 지난 10일 입법위원직을 포기했다
장 후보는 대만 국립정치대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유학 가 미국 변호사 자격을 취득했다. 귀국 후 2016년 대만 입법위원 선거에서 당선되며 정치에 입문했다. 국민당 내에서 젊고 중도적인 목소리를 대변하며 국민당의 기존 친중 노선을 바꿔야 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
장 후보의 지지율이 높아지자 민진당 내에서는 2018년 지방선거 대패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당시 민진당은 ‘텃밭’인 가오슝까지 내주며 대패했고 차이 총통이 민진당 주석에서 물러나고 민진당 정권의 국정 운영은 타격을 입었다. 이를 의식한 듯 차이 총통은 지난 12일 타이베이 지원 유세에서 “민진당이 4년 전에 겪었던 중간선거 패배를 되풀이해선 안 된다”고 했다.
장 후보의 선전이 장제스 총통에 대한 재평가로 이어질지도 주목된다. 1949년 국공내전에서 패해 대만에 정착한 장제스 총통은 전후(戰後) 대만 안보·경제 건설에 기여해 국부(國父)로 불렸지만 민주화 이후 대만에서는 민진당 주도로 ‘독재자로서의 장제스’가 더 조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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