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심화한 ‘빈익빈 부익부’…취약계층 살필 정책 더 필요

2022. 11. 18.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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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엔데믹(감염병과의 공존) 단계로 접어들고 있지만 우리 사회 양극화는 오히려 심각해졌다.

통계청이 17일 발표한 올 3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소득이 가장 높은 5분위 가구의 소득은 작년보다 3.7% 증가했으나 소득이 가장 낮은 1분위 가구는 늘기는커녕 1.0% 감소했다.

5구간으로 나뉜 분위별 소득 분포에서 마이너스를 기록한 계층은 1분위가 유일했다.

1분위와 5분위의 소득격차는 1년 전 5.34배였으나 올해는 5.75배로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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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득층 더 벌고 저소득 마이너스, 일회성 아닌 근본적인 지원책 시급

코로나19가 엔데믹(감염병과의 공존) 단계로 접어들고 있지만 우리 사회 양극화는 오히려 심각해졌다. 통계청이 17일 발표한 올 3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소득이 가장 높은 5분위 가구의 소득은 작년보다 3.7% 증가했으나 소득이 가장 낮은 1분위 가구는 늘기는커녕 1.0% 감소했다. 5구간으로 나뉜 분위별 소득 분포에서 마이너스를 기록한 계층은 1분위가 유일했다. 그나마 재난지원금 같은 공적 지원으로 버텼으나 이마저 사라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2~4분위도 소득 증가율이 전체 평균인 3%에 못 미치는 2.6~2.8% 수준이었다. 1분위와 5분위의 소득격차는 1년 전 5.34배였으나 올해는 5.75배로 벌어졌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나자 마자 공항과 백화점이 해외 여행객이나 명품 쇼핑객으로 북적이는 사이 다른 한쪽에선 끼니를 걱정한다.

양극화는 임금소득자 사이에도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근로자를 나누고 자영업자 간, 세대 간에도 뚜렷하다. 300인 이상 대기업 연봉은 최근 다시 증가세다. 코로나 사태 이전으로 임금이 거의 회복된데다 플랫폼이나 IT 기업을 중심으로 스카우트가 활발해지면서 연봉이 더 뛴 덕분이다. 임금 격차와 인플레이션 가속화를 우려해 정부가 대기업의 임금 인상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할 정도다. 그러나 중소기업은 사정이 다르다. 엔데믹이라지만 직접적인 실적 상승이나 임금 상승으로 아직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소득이 불안정한 비정규직이나 프리랜서, 특수고용 근로자들은 물론,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소규모 자영업자들의 상황은 더 나쁘다. 공공근로나 재난지원금 같은 이전소득 의존율이 높은 노인이나 비정규직으로 내몰린 청년 역시 마찬가지다. 초단기 또는 임시 근로자는 갈수록 늘어나고 구직을 아예 포기하는 청년도 급증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경제적 불평등과 양극화 해소를 약속했다. 그러나 집권 후 이 정부가 가장 먼저 손을 대고 공을 들인 분야는 법인세 보유세 상속증여세를 낮추는 것이었다. 활발한 기업 활동으로 경제성장을 견인해 전체적인 소득 증가를 꾀한다는 취지다. ‘물이 들어오면 큰 배든 작은 배든 뜬다‘는 것이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등 대외변수와 급속한 원자재값 상승에 발목이 잡히고 있다. 그 와중에 노인 일자리 사업이나 청년 고용 지원책은 상당수 줄어 사회적 약자의 삶은 더욱 궁지에 몰리고 있다. 사업의 지속가능성과 실효성을 이유로 전임 정부의 정책을 비판할 수는 있지만 그것을 뛰어넘으려면 좀 더 정교한 접근이 필요하다.

고물가 고금리 시대에 국민의 살림살이는 점점 팍팍해지고 있다. 소득 양극화는 소비는 물론 교육 양극화로 전이됨으로써 경제적 계층 고착을 공고하게 만든다. 이번 통계에서 드러났듯 재난지원금 같은 일회성 현금 제공은 언발에 오줌누기일 뿐이다. 정부는 빈곤의 그늘에서 괴로워하는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더 기울여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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