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광종의 차이나 別曲] [218] ‘황제 스트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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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皇帝)의 귀환’이라는 말이 한때 유행했다. 한자 세계에서는 그 현상을 ‘복벽(復辟)’이라는 단어로 표현한다. 권력을 잃었던 임금이 제자리를 찾는 일, 또는 왕이 모든 것을 다스리는 군주(君主) 제도의 부활 등을 가리킨다.
단어 ‘복벽’의 풀이가 궁금해진다. 앞의 ‘복(復)’은 ‘되찾다’의 뜻이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뒤 글자 ‘벽(辟)’은 제법 낯설다. 초기 꼴에서 이 글자 왼쪽 부분[𡰪]은 꿇어앉은 사람 형상이다. 오른쪽 부분[辛]은 칼 모습이다.
초기 한자의 많은 글자처럼 이 ‘벽’ 또한 무시무시하다. 칼 등의 무기로 사람의 신체를 자르는 행위였다는 설명이다. 이어 이 글자는 형구(刑具)를 사용해 사람을 처단하는 일, 더 나아가 생사여탈(生死與奪)의 권력자인 임금의 뜻을 얻었다.
중국 역사 속에서는 대개 권력을 잃었던 제왕이 그 자리를 되찾는 복위(復位) 과정이나 결과를 설명할 때 ‘복벽’을 자주 썼다. 또한 쿠데타 등 정변(政變)을 통해 권력을 회복하는 일도 곧잘 지칭했다.
민간의 심성에서 왕조 권력의 통치자인 ‘황제’는 멀리하고 싶은 대상이다. “산은 높고 황제는 멀리 있다(山高皇帝遠)”는 속언은 엄격하고 강고한 황제의 권력 자장(磁場)에서 가능한 한 멀리 떨어지고 싶은 염원도 담고 있다.
최근 진단 기준치를 정상화했더니 중국인 고혈압 환자가 전체 인구 3명 중 한 명꼴인 5억명(36%)에 이른다는 보도가 나왔다. 같은 진단 기준의 한국 4명당 한 명(26%)에 비춰볼 때 퍽 높은 수치다.
마침 공산당 최고위 권력은 옛 황제의 그 틀을 더 닮아가고 있다. 감시와 통제가 더욱 강해지면서 고혈압의 큰 원인인 중국인 스트레스는 더욱 높아질지 모른다. 봉쇄와 격리 일변도의 ‘제로 코로나’ 방역이 펼쳐지면서 요즘 그 삶 속 피로감은 부쩍 커지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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