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1명을 위한 고사장…희귀·난치병 여고생, 병원서 수능 무사히 마쳐

김수연 2022. 11. 17.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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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귀난치병을 앓아 2023학년도 대학수능시험일인 17일 대학병원 입원실에서 수능에 도전했던 한 여고생이 큰 무리 없이 시험을 마무리했다.

17일 부산 서구 고신대학교병원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쯤 고신대병원 6층 병원 한 입원실에 마련된 고사장에서 A양이 입실해 수능을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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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교육청·고신대병원 등 배려…감독관 등 파견
희귀난치병을 앓는 한 여고생이 고신대병원 병실에서 수능을 공부하고 있다. 고신대병원 제공
 
희귀난치병을 앓아 2023학년도 대학수능시험일인 17일 대학병원 입원실에서 수능에 도전했던 한 여고생이 큰 무리 없이 시험을 마무리했다.

17일 부산 서구 고신대학교병원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쯤 고신대병원 6층 병원 한 입원실에 마련된 고사장에서 A양이 입실해 수능을 치렀다.

이날 오후 4시37분 A양은 특이사항 없이 정해진 시간 안에 시험을 모두 마친 후 퇴원을 준비했다.

병원 측은 “시험을 끝낸 A양이 감독관과 의료진에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며 “시험을 위해 이틀간 잠시 입원했던 터라 수액을 제거하고 퇴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A양은 2007년 3세 때 유전자 검사에서 ‘장쇄 수산화 탈수소효소 결핍증’ 이라는 희귀난치성 질환을 진단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병은 몸속 지방을 에너지로 만드는 효소가 없어서 근육에 저장된 단기 에너지를 소모하고 나면 극심한 통증에 시달리고, 치료가 늦어질 경우 갑작스럽게 사망하거나 뇌 손상을 입을 수 있다.

수능처럼 장시간 시험을 치를 때는 응급상황이 올 가능성이 매우 커 A양이 시험을 모두 마치려면 인공 혈관 등으로 링거를 맞는 등 조치가 필요했다.

이 같은 질환에도 A양은 수능 시험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고, A양의 부모와 병원 측이 안전한 상황에서 시험을 치를 수 있게 해달라고 교육당국에 부탁하면서 입원실 고사장이 마련됐다.

이날 A양 입원 병실에는 감독관 2명과 경찰관 2명, 장학사 1명이 따로 배치됐다.

A양은 수능 이틀 전인 지난 15일부터 병원에 입원해 몸 상태를 조절했다. 수능 전날에는 병원 측이 고농도 포도당 수액을 투입해 만반의 대비를 마치기도 했다.

A양의 어머니는 “건강한 아이도 힘든 학교생활 12년을 보냈고, 포기하지 않고 하려는 마음이 대견하고 기특하다”며 “딸에게 ‘너에게는 너만의 속도가 있고 지금까지 잘 해왔다’는 말을 해줬다”고 전했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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