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은 소득도 감소 “더 이상 줄일 수 없다”

이세중 2022. 11. 17.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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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물가가 특히 무섭게 오르던 올해 3분기, 집집마다 살림살이는 어땠을까요?

평균 소득은 486만 원 정도로 1년 전보다 3% 늘었습니다.

하지만 소득이 늘었다고 다 형편이 핀 건 아닙니다.

실질 소득, 그러니까 물가 오른 걸 감안해서 봤더니 오히려 3% 가까이 줄었습니다.

특히더 크게 어려움을 겪는 건 역시 저소득층입니다.

소득이 가장 적은 20%는 물가 상승률을 반영하지 않아도 소득이 줄었고, 씀씀이를 줄일 구멍이 없다 보니 가계 적자 폭은 더 커졌습니다.

이세중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기초생활수급자인 천 모 씨가 저녁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반찬은 된장국이 전부, 부쩍 비싸진 식재료 값에 김치라도 있으면 다행입니다.

[천 모 씨/서울시 성북구 : "전에는 반찬 한두 가지는 놓고 먹었는데 지금은 거의 그냥 밥에다가 국 말아 먹는 수준?"]

이렇게 아껴도 식비로 나가는 돈엔 변함이 없습니다.

[천 모 씨 : "한 군데서만 안 사고 그냥 막 여기저기 돌아다니면 진짜, 최소한도로 이제 싸게 사려고 뭐 인터넷도 뒤져보고.. 그렇게 해서 발품 팔아 가지고 최소한도로 아껴 쓰는 거죠, 이제."]

고물가가 씀씀이에 미친 영향은 통계에서도 드러나는데, 3분기 가계 소비지출 액수는 1년 전보다 6% 넘게 늘었지만 물가가 오른 걸 감안하면 0.3% 느는 데 그쳤습니다.

물건 값이 비싸지다 보니 쓴 돈은 늘어도 실제 구입한 양은 그만큼 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더 이상 줄일 게 없는 저소득층일수록 생활은 더 팍팍해집니다.

최근 가격이 크게 오른 전기와 가스 등 연료비 항목의 경우 소득 하위 20%가 지출한 돈은 20% 정도 늘었는데 물가를 반영하면 오히려 2% 가까이 줄었습니다.

또, 거리두기 전면해제로 외식 수요가 늘면서 식료품 지출은 줄었지만, 소득 하위 20%에선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올해 3분기 저소득층의 식료품 지출 비중은 전분기보다 오히려 커졌습니다.

[주원/현대경제연구원 연구실장 : "외식 소비를 줄이고 음식료 소비에 집중하고 그것조차도 지금 실질로 보면 상당히 좀 위축되는 분위기라 저소득층이 상당히 좀 가계 생활을 꾸려 가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같은 기간 하위 20%의 소득만 감소하면서 빈부 격차는 더 커졌는데, 저소득층에 도움이 됐던 국민지원금이 올핸 사라졌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KBS 뉴스 이세중입니다.

촬영기자:최진영/영상편집:김형기/그래픽:고석훈

이세중 기자 (cent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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