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 금리도 5.30% ‘연고가 경신’…두 달 가까이 매일 오름세

박채영 기자 2022. 11. 17.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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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채권시장 안정책에도 안 꺾여
“신용 위험에 단기자금 경색 계속”

단기자금 시장을 가늠하는 척도로 꼽히는 기업어음(CP) 금리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CP(91일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04%포인트 오른 연 5.30%로 집계됐다. CP 금리는 지난 9월21일 이후 매일 상승을 거듭하며 연고가를 다시 쓰고 있다. 올해 1월 초만 해도 CP 금리는 1.50%대였다. 정부의 채권시장 안정화 방안이 발표되고 최근 국고채와 회사채 금리의 상승세가 한풀 꺾인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정부가 ‘50조원+α’ 규모의 유동성 공급 방안을 발표하기 직전인 지난 10월21일 연 4.495%까지 올랐던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이날 3.804%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무보증 회사채(AA-등급) 3년물 금리도 연 5.736%에서 연 5.427%로 하락했다.

자금시장의 ‘블랙홀’로 꼽히던 한전채(한국전력 공사채) 발행 금리도 최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21일 연 5.825%까지 오르며 6% 돌입을 목전에 뒀던 한전채 3년물은 5.476%까지 떨어졌다.

CP 금리가 국고채만큼 빠르게 안정되지 않은 이유로는 투자심리 악화로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채권을 기피하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이 안 좋다보니 자금이 신용도가 높은 국고채나 공사채로 먼저 쏠리고 있는 것 같다”며 “특히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은 투자 수요가 적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이 CP 시장을 더 많이 찾고 있는 영향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시장에 수요가 부족한 것이 원인”이라며 “정부에서 단기자금 위주로 대책을 내놓았다고 해도 실제 집행되기까지는 시차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정부의 유동성 공급방안이 나온 지 3주가 지났지만 단기 시장 반응은 여전히 미온적”이라며 “단기자금 시장의 바로미터인 CP 금리는 경색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만기를 하루 앞둔 둔촌주공 사업장이 12%의 고금리로 채안펀드로 차환에 성공하는 등 일부 성과는 있었지만 여전히 PF ABCP 차환은 쉽지 않다는 전망이 다수”라고 말했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연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PF ABCP 및 PF 자산담보부단기채 규모는 약 34조원으로 집계된다.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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