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수학 개념 적용한 국어 17번 문항 ‘최고 난도’
국어 ‘언·매’ 1인 미디어 비평
사탐 ‘띵작’ 설명한 지문 눈길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는 ‘킬러 문항’의 난도가 지난해보다 낮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럼에도 수험생들의 머리를 싸매게 하는 문항은 다수 출제됐다.
17일 수능 국어에서 입시업계와 교사들이 꼽은 가장 어려운 문제는 기초대사량 관련 과학 지문이 출제된 17번이었다. 이는 기초대사량 증가율과 체중 증가율의 관계를 구하는 ‘클라이버의 법칙’을 이해하고 농게의 딱지 폭을 이용해 큰 집게발의 길이를 추정하는 데 적용할 수 있는지 묻는 문제였다. 지문에 상용로그와 L그래프, 최소제곱법 등 수학적 개념이 상당수 등장해 수험생들이 당황했을 것으로 보인다.
법령의 불확정 개념을 다룬 지문을 실제 사례에 적용해야 하는 12번도 어려운 문제로 꼽혔다.
수학 공통과목에서는 수열을 추론하고 항을 구해야 하는 15번과 조건을 만족시키는 삼차함수를 추론해야 하는 22번 등이 어려운 문제로 꼽혔다. 선택과목에서는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 모두 주관식 30번 문제가 가장 어려웠다. 영어는 듣기평가 1번과 2번의 대화 내용이 길어 수험생이 혼란스러웠을 것으로 보인다. 빈칸을 추론해야 하는 34번, 글 순서를 묻는 37번 문제도 까다롭게 여겨졌을 것으로 보인다.
최신 추세를 반영한 문제도 출제됐다. 국어영역 선택과목인 언어와 매체에는 1인 미디어방송 비평, 온라인 화상회의 등을 소재로 한 문항이 등장했다. 영어영역에는 ‘도시 운송수단으로서의 자전거’ 등 실생활을 소재로 한 지문이 나왔다. 사회탐구영역 사회문화에는 ‘명작’을 ‘띵작’으로 바꿔 쓰는 등 한글 자모를 모양이 비슷해 보이는 다른 자모로 바꿔 사용하는 온라인 놀이문화를 하위문화의 한 예로 설명한 지문이 출제되기도 했다.
이날 응시생들의 필적 확인을 위한 문구로는 한용운의 시 ‘나의 꿈’ 중 한 구절인 ‘나의 꿈은 맑은 바람이 되어서’가 사용됐다. 필적 확인 문구는 수험생들이 매 과목 답안지의 필적 확인란에 직접 따라 적어야 한다. 2004년 실시된 2005학년도 수능에서 대규모 부정행위가 발생하자 대리시험 방지를 위해 2006학년도 수능부터 도입됐다.
문구는 국내 작가의 문학작품 중에서 출제위원들이 상의해 고른다. 필체 확인을 위한 것인 만큼 기술적인 기준도 있다. 문장 길이는 12~19자 사이여야 하며 겹받침과 ‘ㄹ’ ‘ㅁ’ ‘ㅂ’ 중 2개 이상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N수생 비율·이과 쏠림…올 입시 최대 변수로
- 18일부터 수시 대학별고사·12월 말엔 정시 접수…지원전략 세우려면 ‘신속·정확한 가채점’ 급
- 작년보다 국어 쉽고, 수학은 비슷…영어 난이도 놓고 ‘이견’
- 체감 난도 높았던 수능…수학 영향력 더 커질 듯
- “언니, 오빠들 수능 뿌셔” 고사장에 응원이 돌아왔다
- 팔 스쳤다고···4세 아이 얼굴 ‘퍽’, 할머니 팔 깨물었다
- 이 녀석 죽이려고 63억 썼는데···“이런 지독한 놈은 처음”
- [공식] 지연·황재균, 결국 이혼 인정…“합의 하에 조정 절차 중”
- [단독] ‘김건희 논문 의혹’ 증인들, 국감 앞서 출국…요양·가정사 이유 불출석도
- [단독] 근무 때 옷 벗고 태닝하고, 불법체류 여성 노래방 불러내고…해경 ‘얼빠진 비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