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보다 국어 쉽고, 수학은 비슷…영어 난이도 놓고 ‘이견’

김태훈 기자 2022. 11. 17.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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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 전문가들이 본 수능 과목별 분석
시험 시작 기다리는 수험생들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자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시작을 기다리며 마지막 점검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 응시한 올해 고3 학생들은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과 함께 고등학교 생활을 시작했다. 대면수업이 한동안 중단되면서 학습 결손과 기초학력 저하가 현실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들 고3을 비롯해 올해 수능에 응시한 수험생들은 지난해보다는 다소 완화됐지만 여전히 체감난도가 높은 시험을 치렀다. 영역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졸업생, 자연계 수험생이 유리한 구도가 올해도 계속될 것이란 공통된 관측까지 나왔다.

■국어 “9월 모평과 비슷한 수준”

국어 ‘화·작’에 새 유형
“1등급 컷 점수 오르고
표준점수 최고점은 하향”

1교시 국어영역은 지난해 수능보다는 비교적 쉽고 9월 모의평가(모평)와 비슷한 수준의 난도로 출제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수능 표준점수 최고점과 1등급 커트라인이 18점 차였지만 9월 모평에서는 이 격차가 11점으로 줄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대입상담교사단의 김용진 동국대부속여고 교사는 브리핑에서 “2021·2022학년도 수능처럼 매우 어려운 문항은 없었다”면서도 “지문 길이는 다소 짧아졌으나 정보량이 많고 추론이 필요한 문항이 눈에 띄었다”고 말했다.

공통과목뿐 아니라 선택과목 역시 전반적인 난도는 지난해보다 낮아졌고, 초고난도 문항도 비교적 쉬워진 것으로 분석됐다. 진수환 강릉 명륜고 교사는 “대체로 어렵지는 않았다”면서 “주어진 지식을 활용하는 문제 중에도 꼼꼼히 접근해야 할 문장이 있어 유의할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화법과 작문’에선 그림과 연계해 출제한 문항이나 제시된 대화의 길이가 긴 문항 등 난도는 높지 않지만 새로운 유형의 문항이 포함되기도 했다. 변별력 강화를 위해 가장 어렵게 출제된 문제로는 기초대사량에 관한 과학 지문을 읽고 푸는 17번 문항이 꼽혔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상위권 수험생에겐 변별력이 작아져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1등급 커트라인은 점수가 상향되고 표준점수 최고점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수학 “초고난도 문제 줄었다”

수학 공통과목 더 어려워
미적분 선택한 자연계
표준점수 높게 받을 듯

2교시 수학영역은 지난해 수능과 비슷하게 어려웠다는 분석이 나왔다. 공통과목이 지난해와 비슷한 난도를 유지했고 선택과목은 지난해보다는 다소 쉬워진 것으로 보인다. 대교협 교사단 조만기 남양주 다산고 교사는 “이번 수능 수학영역은 지난해 수능, 9월 모평과 유사한 난이도로 출제됐으나 일부 수험생은 지난해보다 쉽다고 느꼈을 수도 있다”며 “복잡한 계산을 요구하는 문항이나 아주 쉽거나 어려운 문항이 줄어든 반면 중난도 문제는 늘어 문제풀이에 걸리는 시간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했다.

선택과목 중 ‘미적분’을 고르는 비율이 높은 자연계 학생이 올해에도 비교적 높은 표준점수를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김창묵 서울 경신고 교사는 “지난해와 비슷하게 올해도 변별력을 갖춘 수학이 큰 비중을 차지함에 따라 ‘미적분’을 선택한 수험생이 인문계로 지원하는 경향이 예견된다”며 “‘확률과 통계’를 선택한 학생보다 ‘미적분’을 선택한 수험생이 지난 모평에서 표준점수가 높았는데 이번 수능에서도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반적으로 고난도 문항의 비중은 지난해보다 줄었으나 공통과목이 선택과목보다 난도가 높고 새로운 유형의 문항도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중난도 문항이 늘어 최상위권 수험생 간의 변별력은 다소 작아진 반면 중상위권 변별력은 갖췄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시간이 부족했던 학생들에게는 체감난도가 높았을 것”으로 봤다.

■영어 “체감난도 크게 높아져”

영어 지문 길고 듣기 빨라
9월 모평 때보다 어려워

3교시 영어영역은 난이도를 두고 엇갈린 평가가 나왔다. 입시업계에선 지난해보다 어려웠다고, 교사들은 쉬웠다고 봤다. 올해 9월 모평보다는 크게 어려워져 풀기 까다로웠다는 점에는 분석이 일치했다.

대교협 교사단의 윤희태 서울 영동일고 교사는 “이번 수능 영어영역은 지난해 수능보다는 쉽고, 9월 모평보다는 어려웠다”면서도 “어휘가 특별히 어려운 편은 아니었지만 9월 모평보다 문장이 길어져 중위권 수험생들에게는 다소 어렵다는 느낌을 줬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전기홍 경북 무학고 교사도 “변별력 높은 문항 중 특히 빈칸추론인 34번 문항은 내용이 추상적이고 고도의 추론 능력이 필요해 상위권도 어려웠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입시업계에선 올해 수능 영어영역이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좀 더 어려웠고, 9월 모평보다는 더 많이 어려웠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9월 모평의 1등급 비율이 15.97%였던 데 비해, 지난해 수능 1등급 비율은 6.2%로 크게 낮았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작년 수능과 비슷하고 9월 모평보다는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듣기 속도가 평소 시험보다 빨라 다소 어렵게 느껴졌을 것이며 이어지는 독해 문제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임성호 대표도 “지난해 수능보다 다소 어렵게 출제돼 최상위권 수험생도 1등급은 물론 2등급 확보가 여의치 않을 수 있다”고 봤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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