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최태원·정의선 등 총수 8명, 빈 살만과 '네옴' 등 협력 모색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 국내 주요 기업 총수들이 17일 방한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만났다.
재계에서는 이들 총수들과 빈 살만 왕세자가 초대형 신도시 프로젝트 '네옴시티'를 비롯해 양국간 다양한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날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빈 살만 왕세자와의 차담회에는 이재용 회장과 최태원 회장, 정의선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정기선 현대중공업그룹 사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이해욱 DL그룹 회장 등 국내 20대 그룹의 총수 8명이 참석했다.
정기선 사장은 차담회를 마치고 나온 뒤 취재진과 만나 "오랫동안 여러 사업을 같이 해왔던 거라서 앞으로도 여러 가지 미래를 같이 한번 보도록 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재계에 따르면 1시간 30분가량 진행된 이날 차담회에서는 총사업비 5천억 달러(약 670조 원) 규모의 신도시 건설 프로젝트 '네옴시티' 사업을 중심으로 한 각종 협력 방안이 폭넓게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네옴시티는 서울의 약 44개 규모로 직선 도시 '더 라인', 해상 산업단지 '옥사곤', 산악 관광단지 '트로제나' 등을 건설하는 미래 도시프로젝트다.
도시 인프라와 정보기술(IT), 에너지 등의 분야를 아우르는 초대형 사업인 만큼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 주요 기업들이 치열한 수주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룹 총수들은 이날 차담회에서 각 그룹의 주력 사업과 연관된 향후 수주 기회와 협력 방안 등을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빈 살만 왕세자와 두 차례 만난 적이 있는 이재용 회장은 개인적인 친분을 토대로 네옴시티 건설 프로젝트는 물론,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신재생에너지 등 삼성전자의 기술을 활용한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이날 예정된 계열사 부당합병 사건 재판에 불출석 사유서를 내고 회담에 참석했다.
삼성은 이미 삼성물산·현대건설 컨소시엄을 구성해 네옴시티 '더 라인' 터널 공사를 수주했으며 지난 8일(현지시간) 공사에 돌입했다. 삼성물산은 한국전력 등과 함께 사우디 국부펀드(PIF)와 65억달러(약 8조5천억원) 규모의 그린 수소·암모니아 공장 건설 프로젝트 MOU도 맺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우리 기업들과 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 개발과 원전 관련 사업 등도 포괄적으로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네옴시티는 석유 의존형 국가를 벗어나 탄소 중립을 실천하는 미래 스마트 도시를 표방한다.
친환경 에너지 분야를 미래 핵심 사업으로 삼는 SK그룹은 수소를 비롯한 미래 에너지 분야에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사우디도 수소 등 친환경 미래 에너지 분야 투자에 주력하고 있다.
현대차그룹도 수소 기반 모빌리티 기술과 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미래항공모빌리티(AAM) 생태계 구축을 포함한 스마트시티 모빌리티 사업 등에 대한 협력 방안도 모색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김동관 부회장은 한화그룹의 역점 사업인 태양광과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방산 등의 분야에서 협력 가능성을 타진했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는 올해 3월 사우디 국방부와 약 1조원 규모의 방산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이해욱 회장은 DL그룹이 사우디 현지에서 쌓아온 공사수행 실적을 토대로 건설 부문과 탄소 저감, 탄소 포집·저장·활용(CCUS) 사업 분야에서 다양한 협력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현 회장은 한류 콘텐츠 교류와 관련한 내용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CJ ENM은 올해 6월 사우디 문화부와 MOU를 맺고 다양항 분야에 걸쳐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2032년까지 10년간 다양한 문화 행사를 공동 개최하고 문화 콘텐츠에 대한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재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 속에 우리 기업들이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는 제2의 중동붐이 기대된다"며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을 계기로 사우디와 우리 기업 간 협력관계가 더욱 강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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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박종관 기자 panic@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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