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영보다 수학 중요도 커져…이과생, 문과 교차 지원 늘듯

이유진 2022. 11. 17.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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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국어·영어 난이도 다소 낮아져
수학 난이도 상당 ‘당락 열쇠’로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7일 오후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에서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학교를 빠져나오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17일 문·이과 통합으로 두 번째 치러진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국어의 경우 ‘불수능’이었던 지난해보다 다소 쉬웠지만 수학은 지난해 수준으로 어려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이규민 원장이 “선택과목별 유불리 문제를 완전히 극복하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인정한 가운데, 지난해에 이어 수학 선택과목 표준점수에서 유리한 이과생들의 선택지는 넓어진 반면, 문과생들은 이과생들의 문과전공 교차지원 여부 등을 따져보면서 정시 전략을 짜야하는 어려움에 처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수능 총평을 맡은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입상담교사단 김창묵 교사(서울 경신고)는 17일 오후 교육부 세종청사에서 브리핑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어·수학은 변별력이 담보됐고, 영어는 절대평가답게 비교적 평이하게 출제된 수능”이라며 “수학의 영향력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여전하다”고 말했다.

2023학년도 수능 이후 대입 일정

1교시 국어 영역의 경우 ‘불수능’은 아니라지만 그렇다고 ‘물수능’으로 보기도 어렵다는 분석이다. 지난해에 비해 약간 쉬워졌다고 하지만 전체적인 지문 난이도가 낮아졌다거나 문제가 쉬워졌다고 보긴 어렵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국어는 표준점수 최고점(만점)이 149점으로 2019학년 150점 이래 두 번째로 어려웠다고 평가됐다. 수학은 표준점수 최고점이 147점이었던 지난해와 난이도가 비슷했다는 평이다. 표준점수 최고점은 시험이 어려워질수록 높아지는데, 통상 140점을 넘기면 어려웠다고 본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입상담교사단은 “최상위권의 변별력은 지난해에 견줘 다소 낮아졌지만 중상위권에서는 국어의 변별력이 지난해와 유사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전통적으로 국어의 변별력은 독서 영역에서 나뉘는데 올해도 공통과목 가운데 독서 영역에서 ‘클라이버의 기초 대사량 연구’를 소재로 과학 지문에서 출제된 17번과 ‘법령에서의 불확정 개념’을 소재로 사회 지문에서 출제된 12번이 고난도 문제로 꼽혔다.

2교시 수학의 경우 “평가 도구로서 변별력을 충분히 갖췄고 (수능) 총점의 크기를 결정하는데 지난해처럼 수학이 정말 큰 영향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교사들은 공통과목(수학Ⅰ·수학Ⅱ)에서 극한으로 정의된 함수의 연속성과 최소값을 가질 조건을 파악할 수 있을지 묻는 14번과 15번, 22번을 고난도 문제로 꼽았다. 선택과목에서는 확률과통계 30번, 미적분 29번과 30번, 기하 30번이 고난도 문제로 꼽혔다. 입시업체인 진학사는 “고난도 문항은 상대적으로 평이하게 출제돼 최상위권 학생들에게는 무난하게 느껴졌겠지만, 중난도 문제가 많이 출제돼 시간이 부족했던 학생들에게는 체감 난도가 높아 중상위권에서는 변별력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수학 영역 선택과목별 유불리는 올해 입시의 주요 변수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수능부터 국어와 수학 영역은 ‘공통과목+선택과목’ 구조로 출제되고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유불리를 줄인다는 명목으로 표준점수를 산출하는 과정에 선택과목 집단의 공통과목 점수를 반영한다. 이 경우 공통과목 점수가 높은 이과생이 유리하다. 대입상담교사단 소속 김창묵 교사(서울 경신고)는 “지난해 수능에서 (문과생이 선택하는) 확률과통계 선택집단보다 (이과생이 선택하는) 미적분 또는 기하 선택집단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원점수가 같더라도 더 높았는데 올해도 선택과목에 따른 점수차는 다소 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정시 모집에서도 이과생이 수학 점수의 우수함을 바탕으로 인문계열 전공으로 옮겨가는 경향성(상향지원)은 충분히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절대평가인 영어는 상위권과 중위권 학생의 체감 난이도가 달랐을 것으로 평가된다. 대입상담교사단은 “영어의 경우 지난해보다 다소 쉽고 (직전) 9월 모의평가보다는 다소 어렵게 출제됐다”며 “9월 모평을 기준으로 공부해온 중위권 학생들은 다소 어렵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반면 종로학원은 “(1등급 비율이 5.74%였던) 6월 모의평가 수준과 비슷하다”고 했는데 이는 지난해 수능보다 어렵다는 뜻이다.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는 “듣기 녹음 속도가 평소 시험보다 빨라 다소 어렵게 느껴졌을 것”이라며 “1등급 비율은 7%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수능에선 1등급 비율이 6.2%였다.

한편, 올해 수능에 응시 원서를 낸 수험생은 50만8030명으로 지난해보다 1791명 감소했으며, 졸업생과 검정고시 출신은 31.1%로 26년 만에 가장 많았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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