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한 시점에 '미 우방국'으로…"장밋빛 전망 경계해야"

김도훈 기자 2022. 11. 17.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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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도훈 기자와 좀 더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빈 살만 왕세자가 우리나라에 온 시점이 조금 묘합니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가장 가까운 우방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빈 살만 왕세자는 앞에 김 기자가 이야기했던 몇 가지 사건 때문에 미국과 사이가 안 좋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빈 살만 왕세자, 최근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주요 20개국,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직후 곧바로 우리나라에 왔습니다.

G20에서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만나주지 않을 정도로 사이가 나쁩니다.

아예 발리로 가는 비행기에서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에 빈살만 왕세자와 만날 계획이 없다" 이렇게 선을 그었을 정도입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지난 7월 기름값이 치솟자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사우디로 날아갔습니다.

빈 살만 왕세자에게 "석유 생산 좀 늘려달라" 이렇게 요청을 했는데, 들어주기는커녕 빈 살만 왕세자는 오히려 석유 생산을 줄였습니다.

중간선거를 앞둔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서는 '한방' 먹은 셈이어서 그렇지 않아도 카슈끄지 살해 사건으로 껄끄러운 관계가 더 틀어지게 됐습니다.

[앵커]

원래 이제 중동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가 미국과 가깝다로 알려져 있었는데, 카슈끄지 살해 사건 이후에 조금 멀어지고 있죠? 그런데 미국과 우방인 우리나라를 찾은 이유는 구체적으로 뭐라고 봐야될까요?

[기자]

일단 외교적으론 미국과의 갈등이 아시아태평양 국가들로 번지는 걸 막으려는 의도가 아니냐 이런 추측이 나옵니다.

이번 빈 살만 왕세자의 아시아 방문 동선을 보면요. 우리나라에 이어서 일본과 태국을 순방하고 올해 안에 뉴질랜드와 호주도 갑니다.

사우디 원유를 많이 수입하는 한국과 일본을 비롯해서 미국의 우방에게 "잘 지내보자"는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지금 쭉 이동한 걸 보니까 아시아와 좀 더 교류를 넓히겠다 이렇게 해석이 되고 있고요. 우리 정부와 네옴시티 관련해서 우리 정부, 기업과 MOU를 맺은 게 20건이 넘잖아요. 일단 우리 기업들이나 공기업, 또 정부가 참여할 기회는 많은 건가요?

[기자]

아직은 알 수가 없습니다.

사우디는 네옴시티 예비사업자 중의 하나로 우리 정부와 기업들과 사전협약을 맺었다고 봐야 합니다.

MOU는 정식계약을 맺기 전에 투자에 대해서 양측이 합의한 내용을 적은 문서라서 이행강제성은 없습니다.

따라서 이것만으로 아직 큰 기대를 갖기에는 이르고요.

빈 살만 왕세자가 지난 2019년 6월에 방한했을 당시 우리 기업들과 맺은 8가지 MOU가 있었습니다.

83억 달러, 우리돈 9조 6000억 원 규모였는데요.

3년이 지난 지금까지 석유화학과 정유 관련 4가지만 진척이 있고 나머지 신산업 관련 4개는 아직 답보 상태입니다.

[앵커]

사실 언론인 살해 때만 해도 민주주의를 위협한다고 해서 여러 곳에서 비판받았는데, 일단 돈이 많으니까 지금은 환영받고 있는 모습이군요. 냉혹한 국제세계 모습을 보는 것 같기도 합니다. 김도훈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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