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典여담] 狡兎三窟 <교토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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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활할 교, 토끼 토, 석 삼, 굴 굴.
영리한 토끼는 굴을 세 개 파 놓는다는 뜻이다.
풍환은 "교활한 토끼는 굴을 세 개나 뚫습니다(狡兎有三窟)"라며 맹상군이 화를 입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여러 개의 굴을 부지런히 파놓아야 좌초하지 않고 토끼처럼 뛰어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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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활할 교, 토끼 토, 석 삼, 굴 굴. 영리한 토끼는 굴을 세 개 파 놓는다는 뜻이다. 언제 닥칠지 모르는 위험 상황에 대비하여 이중삼중의 대책을 마련한다는 의미다. 사기(史記) '맹상군 열전'(孟嘗君列傳)에서 유래했다.
전국시대 제(齊)나라 재상 맹상군은 인재를 모으는데 힘을 썼다. 사재를 털어 식객(食客)들을 후원했다. 관리하는 식객만 3000여명에 달했다. 맹상군은 귀천을 따지지 않고 그들을 후대했다. 그 중에 풍환(馮驩)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당시 맹상군은 설읍에 사는 주민들에게 돈놀이를 하고 있었다. 그 이자로 식객들을 부양하고 있었다. 어느날 맹상군은 풍환에게 설읍으로 가서 밀린 빚을 받아오게 했다. 풍환은 "빚을 받으면 그 돈으로 무엇을 사오면 될까요?"라고 물었다. 맹상군은 "여기에 부족한 것이라면 무엇이라도 사오라"고 답했다.
풍환은 설읍으로 가서 모든 차용증서를 모아 불태워 버렸다. 당연히 설읍 주민들은 뛸뜻이 기뻐했다. 반면 맹상군은 어이가 없었다. 불같이 화를 내는 맹상군에게 풍환은 이렇게 말했다. "이 집에 부족한 것이 있다면 은혜(恩)와 의리(義)입니다. 그래서 은의(恩義)를 사왔을 뿐입니다."
얼마 후 맹상군은 새로 즉위한 제나라 민왕(泯王)의 노여움을 사게 되어 재상 자리에서 쫓겨났다. 그는 여러 곳을 헤매다 설읍에 도착했다. 그곳 백성들은 그를 따뜻이 환대했다. 그제서야 맹상군은 풍환의 깊은 뜻을 이해했다. 차용증서를 불태웠던 것은 바로 첫번째 굴이었던 것이다. 풍환은 "교활한 토끼는 굴을 세 개나 뚫습니다(狡兎有三窟)"라며 맹상군이 화를 입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위기의 파도가 갈수록 거세지는 요즘이다. 코로나19, 경기침체, 물가폭등에 전쟁과 정쟁, 참사까지 겹치면서 도무지 앞이 안보인다. 절체절명(絶體絶命)의 위기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지금이 바로 토끼의 지혜가 필요한 시기가 아닌가 싶다. 이럴때 일수록 평정심을 유지하면서 미리미리 대비책을 만들어 놓아야 한다. 여러 개의 굴을 부지런히 파놓아야 좌초하지 않고 토끼처럼 뛰어오를 수 있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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