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바이오디지털 플랫폼 구축 시급하다

2022. 11. 17.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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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수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디지털바이오혁신센터장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2015년 연두교서에서 정밀의학 이니셔티브 프로그램을 발표하면서 "소아마비를 없애고 인간유전체 프로젝트를 수행한 미국이 의학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각각에 맞는 치료법을 제시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정밀의료란 개개인의 유전체 정보, 환경적 요인, 생활습관 등 광범위한 데이터를 종합 분석해서 최적의 치료 방법을 제공하는 의료서비스를 말한다. 전 세계적인 고령화 추세와 이에 따른 의료비 부담 가중을 낮출 수 있는 최적의 미래 의료기술로 평가받는다. 세계 각국은 정부 차원의 지원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정밀의료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진단, 치료, 예측, 예방 및 관리 등의 핵심기술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며 정밀의료를 선도한다고 하는 기술선진국들조차도, 그리고 앞서 제시한 핵심기술 중 가장 활발히 연구가 진행된 진단 분야조차도 갈 길이 멀다는 사실을 여실히 드러냈다.

반면, 코로나 팬데믹은 과학기술 발전이라는 목표만 보고 달려왔던 연구자들에게 놓친 것은 무엇인지 되돌아보게 하는 자성의 시간을 주었다. 한편으론 미래 혁신기술 적용의 걸림돌이라 여겼던 규제, 임상시험, 자금 등이 불과 몇 달이라는 기간 만에 해결될 수도 있음을 확인한 시간이기도 했다.

또한, 기존 바이오 연구방식인 유전체 등 개별 단위 수준인 분석 방식을 넘어 생명현상에 대한 통합적인 분석을 가능하게 해줬다. 바이오 빅데이터 및 메타데이터를 활용한 혁신적인 방법론과 디지털 기술의 활용 중요성을 인식하게 해주었다.

최근 세계적인 과학저널인 네이처에 바이오 빅데이터 활용 디지털 플랫폼을 가진 독일의 생명공학 기업인 센토진이 파키스탄 의료진과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가 실렸다. 유전병으로 진단된 가족들의 60%에 치료 방법을 바꿨더니 즉시 효과가 일부 나타났다는 것이다. 기존 데이터를 해석만 달리해도 새로운 과학적 사실들이 밝혀지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디지털 정밀의료가 어떻게 진단해야 하는가에 초점을 맞췄다면, 앞으로는 혁신적인 기술과 바이오 빅데이터 인프라를 활용해 올바른 결과 해석까지 해줄 수 있는 시스템까지 포함해야 할 것이다.

선진국에서는 환자 중심의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 지원을 위해 종합적인 데이터 관리 및 분석이 가능한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해나가고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의 후발 주자인 우리나라는 바이오 빅데이터 인프라 및 활용과 인식 측면에서 선진국과 격차가 크다. 우리나라가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구축을 위해 어떤 전략을 준비해야 하는지 고민해봐야 한다.

바이오 의료 연구 역량 선진화에 필수적이나 국내 바이오 빅데이터는 산발적으로 분산돼 있어 접근이 제한적이며 활용성이 떨어진다.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구축을 위해선 바이오 관련 빅데이터의 분석·활용 중심의 바이오디지털 활용 플랫폼 구축이 시급하다. 동시에 디지털 정밀의료의 핵심인 '학습'을 위한 양질의 바이오 빅데이터를 확보하는 것도 과제로 대두된다.

바이오 빅데이터는 생산과 활용 주체가 산·학·연·병·관에 걸쳐 폭넓다. 바이오 빅데이터 활용 플랫폼은 산발적으로 분산되어 있는 데이터를 모으고, 관리해 각 주체가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공공 연구인프라로서 접근성과 체계적인 운영이 가능한 정부출연 연구기관에 구축하는 것이 제격이다.

대한민국의 ICT 환경은 이미 디지털 정밀의료를 실현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지금부터는 우리에게 맞는 독자적인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을 어떻게 구축해나가느냐가 풀어야 할 과제다. 디지털 정밀의료 서비스가 실생활 속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관련 분야의 연구개발과 인프라 구축에 대한 정부의 관심과 집중 지원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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