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걸 칼럼] 국민을 뭘로 보는가

2022. 11. 17.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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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

요즘 정치권을 보고 욕하지 않는 사람이 없다. 이태원 참사를 당해 아픈 마음을 달래기도 어려운데, 입으로는 국민을 위한다면서 어찌 그토록 인간 같지 않은 행태를 보일 수 있는가. 유가족의 동의도 없이 희생자들의 명단을 공개한 것도 모자라 희생자의 명단 공개를 미국 9·11 희생자들의 이름이 일일이 호명된 것과 비교했다.

희생자들을 공개하는 것이 국가책임을 확실하게 한다거나 실명을 공개하지 않으면 추모할 수 없단다. 어처구니가 없어도 이만저만 없는 게 아니다. 그럼 지금까지 희생자를 추모한 사람들은 뭘 한건가.

복음을 통해 우리 사회의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을 이끌어 마음의 안식을 찾도록 도와야 할 성공회와 가톨릭 신부들조차 대통령이 탄 비행기가 추락하기를 기원했다. 동료 신부는 그를 징계한 대전교구에 대해 "교회가 그를 내팽개치고 자기들의 안일과 신자 안전에만 신경 쓰다니 참담하다"고 했다. 박주환 신부가 게시한 "비나이다~비나이다"라는 대통령 전용기 추락 기원 게시물, 대통령과 영부인이 전용기에서 떨어지는 합성 사진에 대해 동료 박홍표 신부는 "사제가 신의 얘기만 하고 사회의 부조리는 비판하면 안 되는가"라고 강변했다. 대통령이 탄 비행기의 추락을 '간절히' 기도한 박주환 신부의 행위가 '사회의 부조리를 비판한 것'이라는 소리다.

이 정도면 두 신부는 정신병자 수준이다. 정신병이 전염된다는 소리는 들어보지 못했는데, 소위 '정의구현사제단'에서는 정신병도 감염병인가 보다.

더불어민주당은 정진상 정책조정실장의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의원총회를 열어 이재명 대표의 대장동 의혹에 대한 대응 교육을 실시했다. 대놓고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에 소속 의원 전원을 대동해 방탄막을 치겠다는 것이다. 그뿐이 아니다. 국회 의석의 3분의2를 차지하고 있어 여당인 국민의힘이 어떤 반대를 해도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민주당이 이태원 참사의 국정조사와 특검을 주장하며 '장외투쟁'에 나섰다니 이런 코미디가 또 있겠는가.

이태원 참사를 당사자인 경찰이 수사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다. 대선에서 패배한 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에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겠다고 개정한 소위 '검수완박'으로 검찰이 대형참사를 수사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 놓고 이제와서 경찰이 수사를 시작한 지 며칠이나 됐다고 국정조사에 특검까지 해야 한다고 아우성인가.

만일 경찰수사가 미진해 진상이 밝혀지지 못한다면 국정조사든 특검이든 당연히 해야 할 것이다. 국민은 그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현명하고 정확하게 세상을 판단할 능력이 있다.

지금 이재명 대표를 향한 검찰 수사를 야당탄압이라는 민주당의 주장에 동의하기 때문에 국민이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그냥 야당이니까 자당 대표를 향한 수사를 그렇게 표현하는 것에 신경을 쓰지 않고 있을 뿐이다. 국민은 이 대표를 향한 의혹이 야당이나 대표직에 상관없이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시절에 그가 행한 각종 의사결정이 배임이나 뇌물죄에 해당하는 지의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라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캄보디아 방문 시 김건희 여사의 헤브론 병원 방문과 그 병원에서 장애아를 안고 있는 사진을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빈곤 포르노'라고 불렀다. 백보를 양보해 그것이 여론을 의식한 과시 행위일지라도 적어도 국가의 품격을 높이는데 기여한 것은 사실이다. 이번 순방에서 김건희 여사의 행보를 평가하는 것도 국민과 세계 언론의 몫이다. 굳이 장 의원을 비롯한 야당의 비난이 없어도 국민은 충분히 상식적 수준에서 이를 판단하고 평가할 것이다. 그들의 비난은 민주당과 민주당 의원들의 수준을 얘기해 줄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6개월이 지났지만

절대 다수 의석을 점유한 민주당은 정부가 제출한 77건의 법안 중 단 한 건도 처리해 주지 않았다. 정기국회에 제출된 예산안도 자기들 입맛에 맞게 칼질하고 있다. 그 와중에 국민들만 힘들어진다. 민주당 의원들에게 묻는다. 당신들은 국민을 위한 국회의원인가, 아니면 이재명 대표를 위한 방탄 의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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