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 조기숙, 조국 제대로 때렸다…“무능이 탄핵 사유면 좋은 나라인가”

권준영 2022. 11. 17.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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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숙 교수, ‘법고전산책’ 책 출간한 조국 전 장관에 ‘직격탄’ 날려
“우리 헌법이 같은 대통령제 택한 美 헌법 참조했을 가능성이 큰데, 우리와 달리 무능에 ‘탄핵’ 허용했을 리가 없단 생각 들어”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무능의 기준이 모호…어떤 게 무능이고 어떤 게 유능인가”
조국(왼쪽) 전 법무부 장관과 조기숙 이화여자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 <조기숙 SNS,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연합뉴스>

과거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을 지낸 조기숙 이화여자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가 "무능은 탄핵 사유"라고 밝힌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겨냥해 "조국 교수, 무능이 탄핵의 사유라면 좋은 나라인가"라고 일침을 날렸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조기숙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조국 교수가 '법고전산책'이라는 책을 냈다는 소식에 기뻤다. 마음의 평온을 찾고, 학문적으로 기여할 길을 찾았으니 축하할 일"이라며 "그런데 한 페친이 OOO뉴스(언론사명)와의 인터뷰에서 조 교수가 '미국에선 대통령의 무능도 탄핵이 가능하다'는 발언을 했다는 포스팅을 보고는 깜짝 놀랐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조 교수는 "우리 헌법이 같은 대통령제를 택한 미국 헌법을 참조했을 가능성이 큰데 우리와 달리 무능에 탄핵을 허용했을 리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무능의 기준이 모호하다. 어떤 게 무능이고 어떤 게 유능인가. 아무리 작은 회사라도 객관적 기준 없이 그런 식으로 상벌을 결정하지는 않을 것 같다. 하물며 법조문도 아니고 헌법이 무능을 탄핵 사유로 허용하다니 믿을 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 헌법을 찾아보았다. Article II, Section 4에 다음과 같이 탄핵 사유를 반역, 뇌물, 다른 중범죄와 경범죄로 한정해 그것도 이런 범죄를 확신하는 경우에 탄핵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며 "미국이 무능을 탄핵 사유로 지정했을 리도 없지만, 만일 그게 사실이라 해도 모호한 규정으로 국민의 분열을 부추길 게 뻔한 탄핵을 허용하는 게 미국 헌법이라면 이를 정면으로 비판하는 게 진정한 법학자의 자세가 아닐까"라고 짚었다.

조 교수는 "조국 교수가 불법과 무능을 미국에서 탄핵의 사유로 꼽은 이유는 헨리 데이빗 소로가 이 두 가지를 혁명권 행사의 사유라고 주장한 데에서 비롯된다"며 "미국 헌법에서 탄핵제도의 뿌리는 소로의 이 말에서 비롯되었다는 게 조 교수의 주장"이라고 했다.

특히 그는 "소로는 1817년에 태어나 1862년에 죽었다. 미국의 헌법은 1787년에 연방의회에서 완성되었고, 1789년 발효되었다. 소로가 태어나기 30년 전에 미국 헌법은 완성되었는데 어떻게 소로의 영향을 받을 수 있겠는가. 탄핵관련 조항은 영국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소로가 마치 혁명의 권위자처럼 주장하는 것도 의아하다"고 조 전 장관의 주장을 비판했다.

이어 "소로는 생전에는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그의 저작이 사후 마하트마 간디, 마틴 루터 킹과 같은 비폭력운동가에게 영감을 준 데에서 알 수 있듯이 시민불복종운동의 창시자"라면서 "그는 적극적 혁명보다는 납세 거부와 같은 소극적 저항운동을 했고, 그가 생각하는 가장 좋은 정부는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자연 상태를 보존하는 것이다. 즉 소로가 무능을 혁명권을 행사할 조건으로 봤는지도 의문이다. 무능한 정부야 말로 소로에게는 가장 유능한 정부였을 것 같기에 그렇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끝으로 조 교수는 "나는 조국 교수가 그런 힘든 일을 겪고도 든든히 버텨줘서 고맙다. 하지만 자신의 영향력을 생각해서라도 차분히 사실 관계를 확인하면서 정확한 지식을 대중에게 전달해준다면 더 고마울 것 같다"며 "이런 일로 신뢰를 잃는 게 안타까워 드리는 고언"이라고 뼈 있는 말을 덧붙였다.

앞서 전날 조 전 장관은 유튜브 채널 오마이TV '오연호가 묻다'에 출연해 "죽음 같은 고통을 견디며 목에 칼을 찬 채 이 책을 썼다"며 "이 책을 쓰는 동안 법 고전 저자들과의 대화 속에서 잠시 시름을 잊을 수 있었다. 비운이 계속되고 있지만, '너를 죽일 수 없는 것이 결국 너를 더 강하게 할 것이다'라는 니체의 말을 믿으며 견딘다"고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니체의 말을 인용한 진행자가 '조국을 제거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묻자, 조 전 장관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조 전 장관은 "당장은 사랑하는 가족이 있다"며 "그 다음에 이 험난한 시간에 우산을 같이 씌워주었던 사람들. 친구들. 벗들. 그리고 음양의 성원을 보내주었던 시민들. 그 덕분인 것 같다"고 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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