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격 맞아? 폼나는 독일차가 3000만원”…더 강해진 ‘갓성비 세단‘ [카슐랭]

최기성 2022. 11. 17.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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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수입차 가격’ 파괴
신형 제타, 대중차→대중명차
비싸졌는데 싸지는 ‘가격역설’

◆ 카슐랭 ◆

독일세단 중 유일하게 3000만원대 판매되는 신형 제타 [사진출처=폭스바겐]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가격 파괴’를 주도했던 폭스바겐 제타(Jetta)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더 높인 ‘갓성비’(god+가성비) 독일차로 거듭났다.

폭스바겐코리아(사장 사샤 아스키지안)는 16일 서울 성수동 마크69에서 열린 ‘2022 폭스바겐 아틀리에’에서 신형 골프와 함께 7세대 부분변경 모델인 신형 제타를 공개하고, 이날부터 본격 판매에 돌입했다.

사샤 아스키지안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은 이 자리에서 “신형 제타는 접근 가능한 프리미엄 모델의 핵심”이라며 “시대를 초월하는 진보, 한층 더 우아하고 날렵해진 외관, 타협하지 않은 편의사양, 탄탄한 성능으로 한국 고객들을 만족시킬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 가격반란 선봉장, 2000만원대 제타
폭스바겐 아틀리에에서 공개된 신형 제타 [사진촬영=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제타는 차명에 ‘바람’을 선호하는 폭스바겐이 내놓은 소형차답게 이름도 제트스트림(Jet Stream)에서 가져왔다.

날씨 변화가 일어나는 대류권과 성층권 사이에서 수평으로 부는 바람인 제트스트림은 지구 대기 균형에 반드시 필요하다.

제타는 1979년 1세대가 출시된 뒤 바람을 돌풍으로, 돌풍을 태풍으로 키우면서 글로벌 베스트셀링카가 됐다. 현재까지 1750만대 이상 판매됐다.

제타는 국내에서도 2년 전 폭스바겐이 일으킨 ‘가격 반란’의 선봉에 섰다. 명분은 ‘수입차 대중화’다.

선봉장답게 7세대 신형 제타는 벤츠, BMW, 아우디 등 독일차에서는 볼 수 없는 충격적인 가격에 나오면서 돌풍을 일으켰다.

기존 6세대 모델보다 실내공간을 넓히고 편의·안전성을 향상했지만 가격은 400만~700만원 내렸다.

당시 가격(개별소비세 인하분 반영)은 2714만~2951만원이었다. 폭스바겐파이낸셜서비스를 이용하면 14% 할인 혜택을 제공받아 2329만~2533만원으로 더 내려갔다. 당시 현대차 아반떼(1500만~2500만원)와 비슷한 가격대다.

◆ ‘파격’ 제타, 수입차 시장에 ‘충격’
제타에 이어 가격파괴에 합류한 파사트 [사진출처=폭스바겐]
파격가에 나온 제타는 수입차 시장에 충격을 줬다. 덩달아 폭스바겐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폭스바겐은 같은 해 12월에는 파사트도 가격 반란에 합류시켰다. 신형 파사트 GT 가격은 4435만~5321만원으로 책정됐다. 할인 프로모션을 이용하면 3700만원대로 떨어졌다.

4000만원도 저렴하다고 여겼던 수입 중형세단이 3000만원대에 나온 셈이다. 수입차 업계 최고 수준인 5년 15만km 보증 연장 프로그램도 적용받았다.

지난해 1월에는 소형 SUV인 티록을 3599만원에 내놨다. 독일보다 최대 1500만원 낮은 가격에 내놓으며 반란에 힘을 더했다.

국산 준중형 SUV를 장악한 현대차 투싼, 기아 스포티지와 경쟁할 수 있는 가격대다.

가격파괴에 동참한 티구안 [사진출처=폭스바겐]
폭스바겐은 반란에 호응하는 소비자가 많아지자 기세등등해졌다. 지난해 7월에는 부분변경한 신형 티구안을 출격시켰다.

기존 모델의 재고가 소진된 뒤 7개월 만에 돌아온 티구안은 4000만원대 중후반대에 나올 것이라는 예상을 깼다.

기존 모델보다 240만원 저렴해진 4060만원으로 책정됐다. 폭스바겐파이낸셜서비스를 적용하면 가격이 3800만원까지 내려갔다.

제타 이후 파사트, 티록, 티구안 등이 줄줄이 반란에 동참했다. 폭스바겐이 국내 처음 선보인 전기차인 ID.4도 참여하면서 반란은 혁명으로 승화했다.

ID.4는 전기차 보조금 100%를 받을 수 있는 5500만원 미만인 5490만원에 출시됐다. 국고 보조금은 651만원이다. 지방자치단체 보조금까지 포함하면 4000만원대로 낮아진다.

지자체 보조금은 서울이 186만원이다. 국고 보조금을 포함하면 837만원이다. 인천은 985만원, 부산은 976만원, 전남 나주와 영암은 1441만원이다.

경북 울릉에서는 1674만원에 달해 3000만원대 독일차가 된다. ID.4는 보조금만으로도 ‘가격혁명’에 합류한 셈이다.

◆ ‘대중명품’ 매스티지 독일차로 진화
가심비 전략차종인 티구안 올스페이스 [사진출처=폭스바겐]
폭스바겐은 올들어서는 가성비에 주력했던 전략을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까지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전화했다.

내건 기치도 ‘수입차 대중화’에서 ‘접근 가능한 프리미엄 수입차’로 바꿨다.

매스티지(Masstige) 수입차를 지향하겠다는 뜻이다. 매스티지는 대중(mass)과 명품(prestige product)을 결합한 용어다.

자동차 분야에서는 명차에 버금가는 품질과 브랜드 인지도를 갖추고 가격도 합리적인 ‘대중명차’로 풀이할 수 있다.

대중명차 전략에 따라 가격은 합리적으로 책정하는 대신 상품성을 더 높인 골프, 아테온, 티구안 올스페이스를 내놨다. 이들 차종은 가격혁명을 측면 지원하면서 가심비도 높이는 전략 차종 역할을 맡았다.

신형 제타 [사진출처=폭스바겐]
신형 제타도 대중명차 전략에 따라 접근 가능한 프리미엄 수입차로 거듭났다. 당연히 가격이 비싸졌다.

다른 브랜드처럼 차량용 반도체 대란과 원자재 값 상승도 가격 인상에 영향을 줬다.

신형 제타는 이제 2000만원대 독일차가 아니다. 3000만원대로 올랐기 때문이다. 가격은 3232만9000원~3586만3000원이다.

대신 체급을 뛰어넘는 성능과 안전사양, 더 크고 넓어 보이고 우아해진 디자인, 탄탄한 성능으로 프리미엄 가치를 높였다.

여기에 더 좋아진 연비, 업계 최고 수준인 5년 15만km 연장 보증, 사고 수리 토탈케어 서비스, 저공해 자동차 혜택 등으로 총소유비용(TCO)을 줄였다.

비싸졌지만 오히려 싸지는 효과를 추구한 셈이다. 덩달아 수입차 대중화 선봉에 섰던 제타는 이번에는 접근 가능한 프리미엄 모델 핵심이 됐다.

◆ 신형 제타, 더 세지고 더 알뜰해져
신형 제타 [사진출처=폭스바겐]
신형 제타는 7세대 부분변경 모델이다. 전장x전폭x전고는 4740x1800x1465mm다. 기존 7세대 모델보다 전장이 40mm 길어졌다.

실내공간을 결정하는 휠베이스는 2686mm로 전과 같다. 적재공간은 기본 510ℓ이고 2열을 접으면 986ℓ로 확장된다.

국산 준중형 세단과 비교하면 길고 좁고 높다. 아반떼는 각각 4650x1825x1420mm, 2720mm다. 기아 K3는 각각 4645x1800x1440mm, 2700mm다.

신형 제타는 기존 1.4 TSI 가솔린 엔진보다 더 강력해진 1.5 TSI 가솔린 터보 엔진을 탑재했다.

최고출력과 최대토크는 기존 제타가 150마력(5000~6000rpm)과 25.5kg.m(1400~3500rpm)다.

신형 제타는 각각 160마력(5500rpm)과 25.5kg.m(1750~4000rpm)다.

1.5 TSI 가솔린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의 결합으로 신형 제타는 더 강하고 더 안락한 주행감각을 갖추게 됐다.

복합 연비는 14.1km/ℓ(도심 12.3km/ℓ, 고속 17.1km/ℓ)로 기존 모델 13.4km/ℓ(도심 11.9km/ℓ, 고속 15.8km/ℓ)보다 더 좋아졌다.

신형 제타 [사진출처=폭스바겐]
부분변경 모델의 디자인 변화폭이 적은 폭스바겐 차량답게 기존 7세대 외모를 계승했다. 대신 더 길어진 전장을 활용해 날렵하면서도 세련된 멋을 강화했다.

라디에이터 그릴 중앙에는 폭스바겐의 최신 DNA인 두 줄 크롬을 적용했다. 그릴 상단부는 LED 헤드라이트와 한 몸이 됐다.

범퍼 좌우에 있던 전방 안개등은 사라졌다. 대신 입 꼬리가 올라간 범퍼 디자인을 채택했다.

좌우를 선과 면을 통해 하나로 잇는 디자인을 통해 차체가 실제보다 더 커보이는 효과를 추구했다.

후면부에서는 다이내믹한 디자인의 디퓨저, 크롬 및 블랙 컬러로 마감한 범퍼로 역동적인 매력을 강조했다. 아울러 전면부와 통일감을 주면서 차체 크기를 더 넓어보이게 디자인했다.

외장 컬러는 6가지로 구성됐다. 킹스 레드 메탈릭, 라이징 블루 메탈릭 컬러가 추가됐다. 깔끔하면서도 세련된 17인치 알로이휠도 새로 추가했다.

◆ 체급을 뛰어넘는 편의·안전 사양
신형 제타 실내 [사진출처=폭스바겐]
실내 디자인은 기존과 별반 다르지 않다. 공간도 그대로다. 대신 체급을 뛰어넘는 편의·안전 사양으로 ‘접근 가능한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했다.

한국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사양인 앞좌석 통풍 및 히팅 시트, 운전석 전동 및 메모리 시트, 2존 클리마트로닉 자동 에어컨, 가죽 멀티펑션 스티어링 휠, 10가지 컬러의 앰비언트 라이트를 기본으로 탑재했다.

1.5 TSI 프레스티지 트림에는 파노라믹 선루프, 뒷좌석 히팅 시트, 열선 스티어링 휠을 추가했다.

디지털 편의사양에는 모바일 폰 무선충전 및 무선 앱 커넥트를 지원하는 8인치 디스커버 미디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기본 적용했다.

1.5 TSI 프레스티지 트림은 수입차 고질병을 없애기 위해 한국형 내비게이션을 지원한다.

1.5 TSI 프리미엄 트림에는 8인치 디지털 콕핏, 1.5 TSI 프레스티지 트림에는 10.25인치 디지털 콕핏 프로가 탑재된다.

신형 제타 프론트 어시스트 [사진출처=폭스바겐]
안전사양 역시 최고 수준이다. 전 트림에 폭스바겐의 최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 IQ. 드라이브와 전후방 센서를 지원하는 파크 파일럿, 피로 경고 시스템을 기본 적용했다.

IQ. 드라이브는 트래블 어시스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레인 어시스트, 프론트 어시스트 및 긴급 제동 시스템, 사각지대 모니터링 및 후방 트래픽 경고 시스템을 통합 운영한다.

1.5 TSI 프리미엄 트림에는 후방 카메라 및 라이트 어시스트를 추가했다.

신형 제타는 대중적인 수입차를 넘어 대중명차로 진화했다. 체급을 뛰어넘는 편의·안전 사양으로 가격은 비싸졌다.

하지만 여전히 국내 판매되는 독일차 중에서는 유일하게 ‘3000만원대’에 판매된다. 이 가격에 프리미엄 가치를 지닌 경쟁차종은 없다.

무엇보다 총소유비용이 줄어들었다. 비싸졌지만 오히려 탈수록 싸지는 ‘가격 역설’을 통해 갓성비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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