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고유가에 허덕인다고?… 해외건설 수주는 오히려 `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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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상승·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불안으로 국내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건설사들의 해외 건설 수주는 오히려 붐이 일고 있다.
해외 건설업계 관계자는 "고환율과 고유가 지속은 국내 경기에 부정적이지만 해외 건설 수주 입찰에는 도움이 된다"며 "대기업들이 그룹 건설사에게 공사 물량을 발주한 것도 해외 건설 수주액 증가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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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재정 개선에 발주량 늘어나
해외수주 258억달러… 22% ↑
320억달러 목표 달성 무난할듯
금리상승·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불안으로 국내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건설사들의 해외 건설 수주는 오히려 붐이 일고 있다. 국내 주택 시장에선 침체가 이어지고 있지만, 해외에선 강달러·고유가가 이어지면서 수주에 긍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17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들어 이날까지 건설사가 해외에서 수주한 수주액은 258억3020만달러다. 지난해 같은 기간(211억910만달러)보다 22% 증가한 것이다. 건설업계는 올해 해외수주 목표치인 320억달러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중동 지역에서의 건설 수주액이 눈에 띄게 늘었다. 올해 이날까지 중동 지역서 75억3312만 달러를 수주했는데, 지난해 동기(55억9073만달러) 대비 35% 늘어난 수치다. 연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발발로 인해 유가가 급등, 중동 국가들의 재정 상황이 개선되면서 건설 발주 물량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해외 건설업계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70~80달러 수준일 경우 신규 건설 발주가 늘어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기준 국제 유가(WTI·서부텍사스산 원유 기준)는 배럴당 86.92달러다.
동남아를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서의 해외 건설 수주액도 107억7466만달러로 전년 동기(82억8554만달러)보다 크게 늘었다. 다만 이는 롯데케미칼이 롯데건설에 발주한 공사비 40억달러 규모 인도네시아 라인프로젝트 등 국내 기업 자체 발주 영향이 크다.
해외 건설업계 관계자는 "고환율과 고유가 지속은 국내 경기에 부정적이지만 해외 건설 수주 입찰에는 도움이 된다"며 "대기업들이 그룹 건설사에게 공사 물량을 발주한 것도 해외 건설 수주액 증가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건설업계는 이에 더해 사우디 초대형 신도시 '네옴시티' 건설에 기대를 걸고 있다. 네옴시티는 사우디 북서부 홍해 인근에 서울 44배 넓이의 저탄소 스마트 도시를 짓는 사업으로, 총 사업비가 700조원에 달하는 대형 사업이다.
국내 건설사 중에선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네옴시티 주요 파트너사로 선정돼 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17일 한국을 방문, 윤석열 대통령·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을 접견한 까닭에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정부도 최근 사우디에 수주지원단을 파견하며 해외 건설 수주에 힘을 싣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민간과 함께 하는 '원팀 코리아'를 구성하고 지난 4일 원희룡 장관을 단장으로 한 수주지원단을 사우디로 파견했다. 수주지원단에 포함된 건설사는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삼성물산·삼성엔지니어링·대우건설·한미글로벌·쌍용건설·GS건설·코오롱글로벌 등 9곳이다.
국내 건설사가 해외 건설 관련 조직 규모를 확대하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국내 주택경기가 활황을 맞은 2015년 이후 해외 건설 조직 규모를 축소해왔지만, 최근에는 규모를 확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우건설은 이달 해외 투자개발사업 강화를 위해 전략기획본부 산하에 '해외사업단'을 신설했다. 해외 건축팀 등 유관 부서와의 기술 역량을 결집해 효율적인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국내 주택시장 마진율이 낮아지면서 해외에서 미래 먹거리를 발굴해야 한다는 기조가 강해지고 있다"며 "국내 부동산 경기 부진은 건설사가 해외 또는 신사업 투자 비중을 높이는 계기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박순원기자 ss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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