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사랑은 분열을 이길까`… 현대판 로미오들의 환희와 절규

2022. 11. 17.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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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토니' 이상주의자 이자 철 없는 아이
청춘 방황·갈등·사랑 등 다양한 감정 담아내
"찰나의 미움… 사랑으로 극복" 메시지 전달
김준수
박강현
고은성

월간객석과 함께하는 문화마당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김준수 & 박강현 & 고은성

-많은 사람의 뇌리에 '원작' 이미지를 지닌 공연에는 부담이 따르기 마련이죠. 원작에 대한 애정이 가혹한 평가의 기준이 되기 십상입니다. 처음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를 본 기억을 꺼내주세요.

△김준수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리메이크 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국내 개봉을 앞두고 홍보차 커버송 아티스트로 참여했는데요. 그 당시 작품의 대표곡인 'Tonight'을 우리말로 부르고 싶다는 제 의견이 반영되어 노래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게 벌써 올 초라니 시간이 빠르네요. 여러모로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와 인연이 깊은 것 같은데, 이제는 정말 토니로서 인사를 드리게 되었네요. 감회가 새롭습니다."

△박강현 "워낙 유명한 명작이기에 몇몇 노래들과, '로미오와 줄리엣'의 현대판이라는 스토리 라인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이번 기회로 처음 원작을 보게 되었는데요. 끝날 때까지 쉬지 않고 쭉 몰아볼 만큼 몰입도가 높았어요. 노래와 춤이 너무 아름다워 예술 그 자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토니라는 중요한 역을 맡은 만큼 어깨가 무겁지만 열심히 준비해서 저만의 토니를 잘 만들어보겠습니다."

△고은성 "처음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가 미국에서 공연됐을 때, 실제로 뉴욕 갱단들의 다툼이 많아 이에 대한 기사들이 쏟아졌고, 그래서 관객들이 더 현실적으로 받아들였다고 합니다. 지금 한국에서의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그때와는 다른 의미일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살다 보면 삶이 삭막하다고 느껴질 때 마법 같은 사랑 이야기, 혹은 동화 같은 이야기에 감동받는 순간들이 있죠. 이 뮤지컬의 이미지는 저에게 그랬습니다. 말 그대로 '현생'을 살고 있는 우리들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작품이 계속 공연되는 이유이지 않을까요? 세월이 더 흐르더라도 이 뮤지컬은 어딘가에서 계속 공연될 거라는 확신이 드네요."

-극중 토니는 다양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청춘의 방황, 사랑, 갈등, 좌절, 희망 등 토니에게는 복잡한 감정이 녹아있는데요. 토니는 어떤 사람인 것 같나요?

△김준수 "토니가 느끼는 감정을 모두 말씀해 주셨네요!(웃음) 복잡하게 일어나는 사건들이 토니를 많이 힘들게 할 거예요. 그렇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에 순응하지 않고 그것을 넘어서려는 모습이 청춘 그 자체라고 느껴졌습니다."

△고은성 "대본 앞부분에는 토니의 캐릭터가 '열정적인 이상주의자'라고 쓰여 있습니다. 토니는 저에게 부드러운 로맨스적인 캐릭터보다는, 들끓고 있는 화산 같은 인물로 다가왔습니다. 사랑에 빠진 남자는 바보가 되니까요. 그런 인물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박강현 "토니는 이상주의자입니다. 그의 나이를 고려해 보면, 철없던 모습을 벗어던지고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해 웅크리고 있는 찰나를 지나가고 있는 듯해요. 순수하고 아름다운 시기에 운명을 만나 자신이 추구하는 이상향을 향해 달려 나가는 드리머(dreamer)를 몰입도 있게 표현해 보고자 합니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매력은 클래식 성악가이든, 뮤지컬 가수든 어떤 발성으로도 소화할 수 있는 노래들이 촘촘히 이어진다는 것이죠. 가장 좋아하는 넘버는 무엇인가요?

△박강현 "'Something's Coming(무언가 오고 있어)'입니다. 이 극을 관통하는 무언가(something)의 시작이 되는 노래죠. 토니는 그 무언가를 알고 싶어 하고, 그걸 잡기 위해 손을 뻗습니다. 그 무언가는 마리아이고, 결국 토니 그 자신의 운명이 되죠. 극이 막을 내릴 때 비극적인 종착지에서도, 토니는 여전히 손을 뻗으며 희망합니다."

△김준수 "질문을 받자마자 떠오르는 넘버가 하나 있네요. 토니와 마리아가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는 'One Hand, One Heart(하나의 손, 하나의 마음)'입니다. 그 이유는 무대에서 확인해 주세요! 제가 이 곡을 선택한 이유, 관객들께서 바로 알아차리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고은성 "마리아와 함께 부르는 'Tonight(오늘밤)'을 꼽고 싶어요. 음악의 전개가 아름답고, 호흡이 중요해서 재미있습니다."

-1957년 초연 당시 빈민가에 사는 젊은이 느낌을 주기 위해 기존 브로드웨이 배우가 아닌 신인을 과감히 기용했다더군요. 특히 훈련을 받은 듯 인위적인 발성의 배우는 캐스팅하지 않았다고 해요. 토니 역을 맡으면서 까다로운 발성 때문에 어려움을 느끼진 않았나요?

△고은성 "평소에 여러 발성을 좋아해서 큰 어려움은 없어요!"

△박강현 "토니가 부르는 노래에는 큰 어려움이 있지는 않았습니다만, 그냥 흘러갈 수 있는 노래에 소중함을 담아 부르는 것이 조금 까다롭기 때문에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노력하며 연습하고 있습니다."

△김준수 "작품이 결정되면, 캐릭터 분석을 철저하게 하는 편이에요. 그 몫을 다해야 하는 건 저 스스로라고 생각하기도 하고요. 이번에도 저만의 스타일로 토니라는 인물을 잘 표현해 보고 싶어요."

-지난해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다시금 영화화되어 이슈가 됐습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서로 다른 환경과 출신을 뒤로하고, 진실한 사랑에 빠진 토니와 마리아를 통해 인종 분열과 갈등이 공존하는 시대에 울림 있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는데요. 고전이 동시대 관객에게도 공감을 얻으려면 '분명한 메시지'가 있어야 할 테죠. 이번 프로덕션에서 가장 중요한 메시지 하나를 꼽자면 무엇이 있을까요?

△김준수 "'사랑' 그 자체 아닐까요? 어떠한 형태의 사랑이라도 우리의 삶은 사랑을 통해 비로소 완성되는 것 같아요. 우정도 사랑의 한 형태라 생각하고요. 삶도, 사랑도 기승전결이 다 있잖아요. 토니와 함께 극을 찬찬히 따라가다 보면 관객들도 사랑의 위대함을 만나보게 될 겁니다."

△박강현 "거시적 관점에서 보았을 때 이 작품이 보내는 중점적인 메시지는, 의미 없는 분노는 결국 상처만 남길 뿐이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분명 무엇이 더 나은 길인지 알고 있지만, 순간의 미움에 사로잡혀 모두를 아프게 합니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우리가 더 사랑하며 살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고은성 "결국 '이해'와 '사랑'이 작품의 메시지인 것 같네요."

-이번 뮤지컬을 통해 개인적으로 기대하는 점을 알려주세요!

△김준수 "새로운 제작사와 새로운 색깔의 작업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요. 개인적으로는 이번 제작사(쇼노트)와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를 통해 함께하는 첫 작업이기에 기대가 커요. 무엇보다 초연 이후 이번 작품이 다시 돌아오기까지 응원하고 기다려 주신 분들의 마음을 잘 알고 있기에 그 성원에 힘입어 좋은 무대로 인사드리고자 합니다."

△박강현 "이 아름다운 고전을 통해 관객들, 작품을 함께 만들어가는 제작진의 마음에 사랑이 가득 차는 연말이 되길 기대합니다."

△고은성 "명작이라 불리는 작품에는 특별한 힘이 있습니다. 마법 같은 음악이 모두의 마음에 즐거운 기억을 선사할 거라 믿습니다."

글 월간= 장혜선기자·사진= 쇼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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