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맡기면 이자 주던 국내 ‘고팍스’도 출금 지연
세계 3위 가상 화폐 거래소 FTX의 파산은 한국의 거래소에도 영향을 미쳤다. 17일 고팍스는 자체 가상 화폐 예치 서비스인 ‘고파이’ 상품의 출금이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고파이는 고객이 가상 화폐를 맡기면 이자를 지급하는 상품이다. 이 가상 화폐를 제네시스 글로벌 캐피탈을 통해 운용해 왔는데, FTX에 돈이 묶인 가상 화폐 투자업체 제네시스 글로벌 캐피탈이 신규대출과 환매를 중단하면서 고팍스까지 여파가 미친 것이다.
◇위믹스 상장폐지 여부, 일주일 뒤 결정키로
이런 상황에서 시가총액 6500억원에 달하는 가상 화폐 위믹스가 존폐 위기에 서 있어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위믹스는 게임업체 위메이드가 발행한 가상 화폐로, 업체가 사전에 밝힌 유통량보다 더 많은 양의 위믹스가 유통되고 있다는 논란이 일면서 지난달 업비트·빗썸 등 국내 주요 거래소가 유의 종목으로 지정한 뒤 상장폐지를 논의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거래소 공동협의체인 DAXA(닥사)는 17일 위믹스 상장폐지 여부를 논의했지만, 결론은 24일 내리기로 했다. 닥사는 “경위와 시장 영향을 면밀히 파악하기 위해 유의 종목 기간을 일주일 연장한다”고 했다. 만약 위믹스가 상장폐지된다면, 가상 화폐 업계는 물론이고 게임업계까지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 세계 어떤 프로젝트와 비교해도 (위믹스 생태계를) 투명하고 건실하게 시스템을 갖춰가고 있다”고 해명했다.
◇ 국내 거래소들 “FTX 여파 안 커” 주장
국내 주요 거래소들은 FTX 파산 영향이 당장은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업계 1, 2위인 업비트·빗썸을 포함해 대부분 국내 거래소는 단순 가상 화폐 거래와 중개에 집중하고, 가상 화폐를 발행하거나 대출 사업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국내 양대 거래소인 업비트와 빗썸은 보유한 가상 화폐의 현금 가치가 고객들의 투자금 총액보다 크다고 밝혔고, 코빗은 아예 비트코인·이더리움 등 거래소에 상장된 모든 가상 화폐 수량을 확인할 수 있는 지갑(계좌) 주소를 공개하기로 했다. 코인원도 “감사보고서를 통해 회계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으며, 금융 당국에도 관련 내용을 제출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거래소에 대한 감사·견제 장치가 아직 기초적인 수준이라 여전히 허점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컨대 거래소 자체 감사보고서는 국제회계기준처럼 표준화된 규격이 없고 고객 예치금 규모와 세부 내역은 공개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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