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약물로 여러 바이러스 대응 세계 첫 범용치료제 개발 도전"

유주연 2022. 11. 17.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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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호 단국대 의대 석좌교수
구충제 '니클로사마이드' 임상
메르스·에볼라·에이즈에 효능
유력한 범용 항바이러스제 후보

"코로나19를 겪으며 많은 사람이 다양한 바이러스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범용 약물 개발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범용 항바이러스제가 개발된다면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유행)이 닥치더라도 빠르고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최진호 단국대 의대 석좌교수(사진)가 최근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인간을 괴롭히는 바이러스 질환은 220여 종에 달하지만 현재까지 개발된 치료제는 코로나19를 비롯해 단 9종에 불과하다"며 범용 항바이러스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 교수는 현재 범용 항바이러스제 CP-COV03을 개발 중인 현대바이오의 과학 자문에 응하고 있다. 현대바이오는 이달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로 CP-COV03 임상 2상을 완료하고 조만간 긴급사용 승인 신청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최 교수는 유·무기 하이브리드 나노 과학 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1996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나노국제학회를 개최하며 한국에 '나노 과학'이라는 개념을 소개한 선구자로 평가받는다. 2차원 구조의 나노 물질로 개발한 최 교수의 유전자 전달체 연구는 1999년 미국화학회지(JACS)에 실리며 주목받았다. 그의 약물 전달체 기술은 2001년 재료 분야 최고 권위 학회인 '미국재료학회'에서 세계 8대 혁신 기술로도 선정됐다. 서울대 화학과 교수로 재직하던 1999년 학내 벤처로 창업한 회사가 현대바이오 지주사인 씨앤팜의 전신이다.

최 교수는 "CP-COV03은 니클로사마이드의 난제로 꼽혔던 낮은 생체 이용률을 극복해낸 약물"이라며 "세계 제1호 범용 항바이러스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씨앤팜은 개발 초기 단계부터 범용성 약물 후보를 찾은 끝에 1950년대 바이엘이 구충제로 개발한 니클로사마이드에 주목했다. 니클로사마이드는 메르스·에볼라·에이즈 등 다양한 바이러스에 효능을 입증한 범용성 항바이러스 물질이다. 문제는 지나치게 낮은 생체 이용률이었다. 최 교수는 "니클로사마이드는 생체에 녹지 않고 배설되기 때문에 약으로 상용화하는 데 큰 장벽이 있었다"며 "현대바이오가 2년여에 걸쳐 개발한 약물 전달체 기술을 활용해 난제였던 생체 이용률을 크게 끌어올렸고, 최근 임상 2상까지 부작용 없이 효능을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CP-COV03 외에 무고통 항암제 '폴리탁셀' 개발에도 관여하고 있다. 폴리탁셀은 최 교수의 동료 학자였던 고 손연수 KAIST 교수가 창안한 후보 물질로, 대표적 화학항암제인 도세탁셀에 고분자 전달체를 탑재한 것이다. 손 교수가 미완성 단계로 남겨둔 이 후보 물질에 대해 지난 3년간 약물 개량에 주력해왔다.

[유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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