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불안땐 중위험·중수익 틈새 노려야

조윤희, 강인선 2022. 11. 17.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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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투자 전략 모색
복합위기에 자본시장 무너지자
사모신용 부문 기회로 떠올라
국민연금도 사모투자비중 확대

경기 침체 우려와 고금리 등으로 올 하반기 글로벌 시장 전반을 흔들었던 시장 불안정성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리스크를 낮추고 안정적인 수익률을 추구할 수 있는 사모신용 시장이 대안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17일 열린 글로벌 대체투자 콘퍼런스(GAII 2022)에서는 '불확실성 시대 사모투자 전략 모색'을 주제로 특별 세션이 진행됐다. 이수용 칼라일 아시아 전략 부문 대표 사회로 이뤄진 세션에서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 경제 둔화 가능성,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주식과 채권 등 전통 자본시장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특별 세션에서 최형돈 국민연금공단 사모벤처투자실장은 유동성 악화와 리세션이 내년 시장을 악화시킬 것으로 진단했다. 그는 "국민연금은 11월에 연례 계획을 세우는데 민간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리세션과 올 하반기 시장을 마비시킨 유동성 문제가 심화하면 내년 비상장 기업 가치에 치명타를 줄 수 있어 시장의 화두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리 인상 기조와 투자 심리 악화로 하반기 국내 조달시장은 사실상 마비된 상태다. 국내 주요 연기금 투자자들도 일찍이 지갑 문을 닫고 시장을 관망하는 분위기다. 시장 경색이 장기화되자 '돈맥경화'에 시달리는 기업들은 단기자금 시장으로 내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알렉스 포포브 칼라일 사모신용 대표는 최근 상황을 경기 침체 위험과 인플레이션 압박, 금리 인상이 결합된 독특한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고물가와 에너지 비용 상승 그리고 경기 침체가 촉발돼 향후 기업들의 대규모 이익 감소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칼라일의 사모신용 부문은 기업 대출·회사채·메자닌 등 1410억달러(약 193조원) 규모 크레디트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시장 상황에서 사모신용(크레디트) 투자가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중위험·중수익을 목표로 하는 사모신용 투자는 대출을 비롯해 구조화 채권, 부실 채권 등 다양한 자산을 담는 오퍼튜니스틱 전략 등을 구사할 수 있다. 기업들은 시중은행이나 전통 자본시장 외에도 사모신용 시장을 찾아 새로운 조달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실제 국민연금은 투자위험을 줄이기 위해 사모대출(PD)과 세컨더리 투자에 대한 비중을 늘렸다. 1000조원에 이르는 기금을 운용하는 국민연금은 이 중 약 50조원을 국내외 사모투자(PE) 시장에 투자하고 있다. 국내 PE와 사모대출(PD) 등에 약 11조원을, 해외 사모투자 부문에는 약 40조원을 투입했다.

특히 기관투자자와 운용사들이 유동성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이미 투자한 사모자산을 조정된 가격에 인수하는 세컨더리 거래 기회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 실장은 "글로벌 GP(운용사)와 LP(투자자)들이 최근 보유하고 있는 포트폴리오를 할인된 가격에 인수하거나 부채를 유동화할 수 있는 방안 등을 문의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

포포브 대표는 "기업별 맞춤형 자본 솔루션이나 특수 상황 투자 등 대안적 조달시장을 찾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리스크는 적지 않지만 투자자에게는 기회의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몇 달 전 영국 금융시장 불안 당시 일시적인 유동성 문제로 시장이 어려움을 겪을 때 채권을 대규모로 사들였는데 이처럼 좋은 투자 시기는 순간적으로 찾아온다"며 "단발적으로 오는 투자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윤희 기자 /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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