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서울옥션-비틀스 동호회, 2억원대 ‘친필 사인 앨범’ 진위 공방

정혁준 2022. 11. 17.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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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회사 서울옥션의 경매 오픈마켓에 올라온 수억원대 비틀스 친필 서명 엘피(LP)를 두고 진위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서울옥션의 '블랙랏'은 지난 14일부터 아티스트 친필 서명이 새겨진 희귀 앨범을 경매하는 '레어 엘피(LP) 컬렉션'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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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옥션에 ‘멤버 전원 친필 서명’ 주장
‘애비 로드’ LP 2억6000만원에 등록
동호인들, 감정서 위조 가능성 제기
서울옥션 “판매자와 확인…진품 맞다”
서울옥션 블랙랏의 ‘레어 엘피(LP) 컬렉션’ 누리집 갈무리

경매회사 서울옥션의 경매 오픈마켓에 올라온 수억원대 비틀스 친필 서명 엘피(LP)를 두고 진위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서울옥션의 ‘블랙랏’은 지난 14일부터 아티스트 친필 서명이 새겨진 희귀 앨범을 경매하는 ‘레어 엘피(LP) 컬렉션’을 벌이고 있다. 12월5일까지 열리는 이 컬렉션 소개를 보면 ‘아티스트의 친필 서명이 새겨진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엘피’라고 나와 있다.

블랙랏은 서울옥션이 지난해 11월 만든 경매 오픈마켓으로, 판매자가 작품을 직접 올려 경매에 부칠 수 있다. 판매자가 작품이나 품목의 정보, 경매 일정, 경매 시작가 등을 입력하는 구조다.

서울옥션 블랙랏에 올라온 판매 앨범 갈무리. 맨 아래 왼쪽에서 세번째가 비틀스 멤버 전원의 친필 서명이 있는 <애비 로드> 앨범으로, 판매가는 2억6000만원이다.

애초 이 컬렉션엔 비틀스 멤버 전원이 친필 서명한 엘피 <애비 로드>(1969)가 2억6000만원, 비틀스 멤버 전원이 친필 서명한 엘피 <렛 잇 비>(1970)가 1억4000만원, 폴 매카트니·존 레넌이 친필 서명한 엘피 <미트 더 비틀스!>(1964)가 1억원, 마이클 잭슨이 직접 서명한 엘피 <스릴러>(1982)가 1250만원에 올라와 있었다. 이들 앨범은 모두 동일한 판매자가 내놓은 것이다.

이 가운데 국내 비틀스 동호회 등을 중심으로 진위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앨범은 <애비 로드>다. 비틀스 멤버들이 영국 런던 애비 로드 거리의 횡단보도를 건너는 모습을 단 10분 만에 촬영해 만든 앨범 표지는 세상에서 가장 많이 패러디된 것으로도 유명하다. 블랙랏에 올라온 이 앨범에는 서명이 진품임을 증명하는 미국 감정회사 피에스에이(PSA)의 감정서가 첨부돼 있었다.

서울옥션 블랙랏에 올라온 <애비 로드>에 첨부된 미국 감정회사 피에스에이(PSA)의 감정서 갈무리

하지만 비틀스 동호회를 중심으로 서명이 위조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일부 동호회 회원들은 감정서의 감정 날짜와 감정서 양식이 다르다며 문제 제기를 했다.

‘한국비틀즈팬클럽’ 회원인 ‘쁘띠쁘띠’는 “직접 비용을 내고 서울옥션에 올라온 <애비 로드> 감정서에 대해 피에스에이에 진위 여부를 확인할 결과 위조라는 답변이 왔다”는 글과 피에스에이에서 받은 답변 자료를 동호회 카페에 올렸다. ‘쁘띠쁘띠’는 17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피에스에이에 위조 여부를 확인 요청했더니 16일 답변이 왔다”며 “감정서 자체가 피에스에이에서 발급한 것이 아니라는 답변이었다”고 했다. 또 “동일 판매자가 올린 나머지 앨범 역시 위조로 의심된다”고 덧붙였다.

이 동호회 회원 ‘페니레인’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이번에 올라온 비틀스 친필 서명 앨범에 대해 감정서 감정 날짜와 감정서 양식이 다르다는 동호회 회원들의 지적이 있었다”며 “멤버 4명의 친필 서명이 있는 비틀스 후기 앨범은 세계적으로 매우 희귀하다. 진짜라면 (한국 경매사이트가 아니라) 크리스티나 소더비 경매에 나올 수준”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서울옥션 블랙랏은 “판매자와 함께 피에스에이에 진위를 확인했다”며 “경매 전 일련번호로 피에스에이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해 감정서의 위조 가능성은 없다고 판단한다”고 반박했다. 다만 “피에스에이에 재감정 의뢰를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17일 현재 블랙랏에서 <애비 로드> 앨범은 내려간 상태다. 다만 <렛 잇 비>와 <미트 더 비틀스!>는 여전히 올라와 있다. 이와 관련해 서울옥션은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서 일부 문제 제기가 있어 논란이 되는 앨범을 재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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