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권 확대'에 초점 맞춘 근로시간 개혁...연장근로 단위 주→'월 이상' 검토

오지혜 2022. 11. 17.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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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노동시장 개혁 방향을 연구하고 있는 미래노동시장연구회가 근로시간 개혁 방안의 밑그림을 내놨다.

사업장에 맞는 탄력적 근로가 가능하도록 연장근로시간 관리 단위를 1주에서 월, 분기, 반기, 1년 등 월 단위 이상으로 관리하게 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된다.

이를 위해 연구회는 연장근로시간 관리단위 확대가 필요하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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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노동시장연구회 좌장을 맡은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가 올해 4월 서울시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2년 최저임금위원회 1차 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정부의 노동시장 개혁 방향을 연구하고 있는 미래노동시장연구회가 근로시간 개혁 방안의 밑그림을 내놨다. 사업장에 맞는 탄력적 근로가 가능하도록 연장근로시간 관리 단위를 1주에서 월, 분기, 반기, 1년 등 월 단위 이상으로 관리하게 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된다. 필요한 시기에 집중적으로 일하고 나머지 기간엔 쉴 시간을 보장하자는 것이다.

연구회는 17일 서울 중구 로얄호텔에서 그간 논의해온 근로시간 제도 개편안을 공개하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연구회는 이날 발표한 내용을 토대로 전문가와 현장의 의견을 반영해 다음 달 13일 임금체계, 근로시간과 관련한 구체적인 개혁 권고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연구회, 사업장에 맞는 근로시간 강조... 연장근로 정산범위 확대 검토

이날 연구회가 내놓은 개혁 방향은 사업장에 맞는 자유로운 근로시간 도입이다. 같은 시간에 모든 노동자가 출·퇴근하던 공장형 노동환경이 아닌 미래노동시장에는 근로시간의 총량이 성장동력이 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산업·업무의 특수성과 근로자 선호 등을 반영해 집중적으로 일할 시기와 그렇지 않은 시기를 나눠 효율적으로 일하게 한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연구회는 연장근로시간 관리단위 확대가 필요하다고 봤다. 현행 주 52시간 제도는 연장근로를 1주일 단위로 최대 12시간 가능하게 하는데, 연구회는 이 정산 범위를 월 단위 이상으로 확대할 것을 고려 중이다. 월 단위 일률 적용부터 '월·분기·반기', '월·분기·반기·연' 단위 중 선택할 수 있게 하는 방법도 들여다보고 있다. 월 단위를 적용할 경우, 한 달간 가능한 연장 근로는 최대 약 52시간(12시간X4.345주)인데 이를 자유롭게 분배해 평균 근로시간이 주 52시간만 넘지 않게 하면 된다는 것이다.

이 경우 장시간 근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는데, 연구회는 근로일 사이의 11시간 연속휴식 강제를 보완책으로 언급했다. 연구회 좌장인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11시간 휴식제 도입시 하루 최대 근로시간은 11.5시간으로,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주당 69시간까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이는 극단적 상황일 뿐, 각 단위에 따라 필요한 근로자 건강보호 조치를 고민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근로시간 기록·관리 체계 강화 △근로시간 저축계좌제 도입 및 다양한 휴가 사용 활성화 △고소득 전문직에 대한 근로시간 적용 제외 등을 연구회는 검토하고 있다.


전문가들 "건강보호책 두꺼워야... 취약 노동자에게 독일 수도"

7월 18일 미래노동시장연구회 킥오프 회의에 이정식(왼쪽 두 번째) 고용노동부 장관이 참석해 축하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제공

이날 간담회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장시간 근로, 야간 근로에 따른 노동자 건강보호 조치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희성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야간근로가 폭증할 수 있기 때문에 두꺼운 보호장치가 필요하다"면서 "야간근로 보호 장치와 연속 휴식이 관철된다면 무리한 개혁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연장근로시간 관리단위 확대는 노사 자율로 결정하도록 했지만, 노조가 없는 사업장의 경우 근로자들이 연장근로에 동의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나왔다. 정흥준 서울과기대 경영학과 교수는 "노조가 체계를 갖춘 14%의 사업장은 괜찮겠지만, 취약한 환경에 놓인 노동자들은 사용자 의견이 관철돼 연장근로에 시달릴 수도 있다"고 했다. 현재 연구회는 노사 자율 결정 방법을 노사 합의로 할지, 취업규칙으로 정하도록 할지 등 다양한 방법을 놓고 논의 중이다.

오지혜 기자 5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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