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르바는 학생과 타협하지 않는 대학"

이상덕 2022. 11. 17.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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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넬슨 미네르바大 설립자 겸 CEO
까다로운 커리큘럼 탓에
졸업 못하는 비율 10~20%
단순암기로는 수업 못 따라와
기업이 원하는 해결형 인재
체계적 사고훈련 통해 길러져

"회사에서 뽑을 인재가 없다고 말하는 이유는 대학이 체계적으로 사고할 줄 아는 인재를 배출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벤 넬슨 미네르바대학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사진)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미네르바 본사에서 매일경제와 인터뷰를 하면서 "대학이 타협했기 때문에 훌륭한 인재를 양성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취업이 어렵다는 이유로 적당히 학점을 주고, 암기식 교육에만 급급하다는 설명이다.

넬슨 CEO는 "의사결정을 하는 사람들 대다수가 대학을 졸업했지만, 체계적으로 사고하는 방식을 배우지 못했다"면서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체계적으로 사고하는 훈련과 이를 토대로 어려운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지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인재 부족 현상에 대해 "대학들이 학생들의 취업 문제를 해결하고자 기업에 찾아가 커리큘럼을 어떻게 짤지 물어보는 형편"이라며 "하지만 기업이 원하는 인재는 무엇인가에 닥치면 빠르게 배워 해낼 수 있는 인재인데, 대학에서 이러한 훈련을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육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타협하지 않는 스타트업 정신을 꼽았다. 넬슨 CEO는 "미네르바 커리큘럼은 매우 어려워 졸업을 못하는 비율이 매년 10~20%에 달한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최고의 교육을 위해 결코 타협하지 않는다고 자신한다"고 설명했다. 수업은 '포럼'이라는 화상 도구를 활용해 평가하는데 알고리즘이 자동으로 토론 참여도를 측정한다. 단순 암기만으로는 수업을 따라올 수 없다는 설명이다. 그는 "미네르바의 궁극적인 목적은 대학생들이 체계적으로 사고하고 지혜를 익힐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이들이 세상에 나아가 보다 지혜로운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미네르바대학은 가장 혁신적인 대학으로 꼽힌다. 주요 대학을 평가하는 'WURI'에서 가장 혁신적인 대학으로 꼽힌 바 있다. 미국 대입에 흔히 쓰이는 표준화 점수, 추천서, 편지 등을 받지 않는다. 대신 인터뷰와 서류 심사로 합격을 가린다. 넬슨 CEO는 "전 세계에서 온 지원자들을 위해 공정한 경쟁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면서 "이 때문에 미국에서만 통용되는 표준화 점수를 사용하지 않고 얼마나 열정이 있는지, 고등학교 때 이를 위해 무엇을 했는지를 물어보고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그런데도 매년 2만명이 응시한다. 약 200명을 선발하니 1% 남짓이다. 일부 대학생들은 다른 명문대에 붙어도 포기하고 미네르바를 선택한다. 다양한 경험과 토론식 수업이 매력이라는 평가다. 입학 후 샌프란시스코에서 1년을 보낸 후 서울, 베를린, 부에노스아이레스, 런던, 타이베이 등에 체류하면서 글로벌 경험을 쌓는다.

현재 넬슨 CEO는 이러한 미네르바 수업 방식을 고등학교와 대학교에 이식하는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현재 미네르바의 커리큘럼을 이식하고자 고등학교를 상대로 미네르바 바칼로레아 과정을 도입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는 수많은 고등학교·대학교와 협업해 미네르바의 교육 커리큘럼을 이식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또 학사, 석사에 이어 박사 학위 도입도 고려 중이다.

넬슨 CEO는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을 졸업하고 웹 기반의 사진 공유 스타트업인 스냅피시 CEO를 맡은 뒤 미네르바를 창업했다. 미네르바에 대한 구상은 그가 제출한 대학 논문에 담겨 있다.

[실리콘밸리/이상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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