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정말 웃기는 사람들
◆ 필동정담 ◆
이 정부 들어 뒷담화 구설이 끊이지 않는다. 정상이 아니다. '내부 총질이나 하는 당대표' 저격 문자, 혼잣말 비속어가 방송 카메라에 잡혀 스타일도 구기고 체면도 말이 아니다. 한바탕 곤욕을 치르고 혼쭐이 났으면 조심할 만도 한데, 이번엔 대통령실 참모들이 국정감사장에서 '웃기고 있네' 필담을 나누다 들켰다. 국감장에서 퇴장당할 만했다.
다만 '웃기고 있네'가 전적으로 틀린 말은 아니다. 이런 조롱을 들어도 싼 위정자들이 한둘이 아니어서다. 이태원 참사가 마약 수사 탓, 대통령실 이전 탓이라 하고, '박원순이 살아 있다면 참사가 없었을 것'이라며 생떼를 쓰는걸 보면 워낙 어이가 없다 보니 헛웃음만 나온다. '개싸움'을 촉발하고선 "이젠 그만들 하자"며 되레 발끈하는 건 실소를 자아낸다. 외국 대사가 하지도 않은 말을 지어낸 거짓말 대변인은 해외 토픽감이다. 그런데도 꿋꿋이 자리를 지키고 있으니 울어야 하나 웃어야 하나.
김건희 여사가 심장병 환아를 안아준 걸 갖고 '빈곤 포르노' '외교 참사' 생트집을 잡는 건 한 편의 코미디다. 국내에서 치료할 길이 열렸다니 좋은 일 아닌가. 그런데도 험담을 멈추지 않는 건 도대체 무슨 심보인가. 공식 일정대로 앙코르와트를 갔다면 '이태원 참사 며칠 지났다고 관광지를 가느냐'며 거세게 비난했을 게 뻔하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팔짱도 그렇다. 이게 시비 삼을 일인가. 분위기도 화기애애했는데 이게 무슨 외교결례가 되나. 수년 전 문재인 대통령과 팔짱 끼고 찍은 사진을 올려 자랑까지 했던 민주당 여성 의원이 "보기 불편했다"고 했는데, 이런 게 내로남불이다. 불온하게 보는 사람이 더 문제다.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이는 법이다. 시진핑과 팔짱을 꼈어도 이랬을까 싶다. '이모(某) 교수'만 떠오른다는 청문회 촌극을 목도한 뒤, 개그콘서트가 폐지된 이유를 알겠다는 비웃음이 넘쳐난 바 있다. 그동안 충분히 웃음을 줬으니 이젠 제발 본업에 충실하길 바란다. '웃기고 있네'라는 비아냥을 더 이상 듣고 싶지 않다면 말이다.
[박봉권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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