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정자·발레리나 김지영 예술, NFT로 탄생

김슬기 2022. 11. 17.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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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재단 예술인 NFT 공개
연극 무용 국악 클래식 분야
스타 30인 참여 작품 제작
18일부터 6개월간 순차 발행
예술 후원하는 새 통로 기대
가면이 불에 타 사라지면 배우 박정자의 얼굴이 나타나는 영상으로 만든 NFT '화녀(火女)'.

한복을 입은 얼굴 없는 여인이 하얀 가면을 쓴다. 가면이 불에 타 사라지자 박정자의 얼굴이 나타난다. 15초 분량 짧은 영상은 18일 발행되는 배우 박정자의 대체불가토큰(NFT) '화녀(火女)'의 모습이다.

작품 공개 직후 박정자는 말했다. "항상 제가 무대 위에서 너무 불 같아서, 화녀 같다고 하는데 김용호 사진작가의 작품이다. 저를 오래 찍어온 사진작가다. 어떤가요. 멋진가요?" 그는 또 "나이가 많아서 NFT를 생전에 이해할 수 있을까 모르겠다. 50개를 팔아야 하는데 이 또한 아름답고 복된 걱정이 아닌가 싶다. 영원히 아날로그인 연극배우로 살면서 NFT가 낯선 건 당연하지만 알아가도록 노력은 해보겠다"고 말했다.

연극·무용·전통예술·클래식 분야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스타예술인 30명의 NFT가 발행된다. 서울문화재단은 지난 16일 서울 대학로극장 쿼드에서 '서울예술인 NFT' 제작발표회를 열고 공연예술인 30명의 NFT 작품 30종을 공개했다. 예술가는 각자의 콘셉트를 기획하고, 이를 영상·모션그래픽·애니메이션·사운드 등 다양한 형태로 담아 작품을 제작했다.

참여 예술가의 면면이 화려하다. 연극 분야 극단 산울림, 김남언, 김명곤, 남명렬, 박정자, 윤상화, 이혜연을 비롯해 무용 분야 김용걸, 김재덕, 김지영,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 전통예술 분야 민은경, 박경소, 박다울, 하윤주 등이 참여했다. 음악 분야는 강순미, 김동현, 김상진, 박종훈, 서선영, 연광철, 이범주 등이 함께했다.

극단 산울림은 투병 중인 임영웅 연출이 50여 년째 공연되는 '고도를 기다리며'의 나무 한 그루가 놓인 무대로 걸어나오는 모습을 담아 '발자취'를 주제로 만든 영상을 NFT로 만들었다. 배우, 작가, 연출가 등의 정체성으로 살아온 김명곤은 '예술계의 마법사'라는 콘셉트로 영상 작업을 했다. 지금까지 출연한 연극 속 자신의 사진으로 NFT를 만든 남명렬 배우는 "공연예술계도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소장 방법이 나와서, 공연 후 사라지는 것들을 다시 향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발레리나 김지영을 담은 NFT '아름다움의 흔적'. 【사진 제공=서울문화재단】

무용 분야의 NFT는 예술가의 몸과 역동적인 무대를 강조한 작품이 많았다. 김용걸 무용수는 여러 사람의 손이 자신의 몸을 받치는 강렬한 이미지를 사진으로 표현했다. 발레리나 김지영은 무대 위의 튀튀가 사라지고 순수하게 무용수의 몸의 흔적만 남아버린 무대를 담은 영상 NFT를 제작했다. '범 내려온다'의 안무를 맡았던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의 임소정은 "춤의 언어가 디지털 기호로 변하는 모습을 유머러스하게 담았다. 저도 MZ세대지만 NFT를 잘 몰랐는데 이번 기회에 관심을 갖게 됐다. 판매하기 위한 대상도 또래 세대라 같이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NFT 플랫폼 메타갤럭시아를 통해 18일부터 12월 16일까지 매주 순차적으로 공개되는 30점의 NFT는 향후 6개월간 구매가 가능하다. 가상화폐 외에 원화 결제도 가능하도록 했다. 재단은 작품당 30만원의 가격에 50개씩 발행돼 1인당 1500만원, 총 4억5000만원의 예술 후원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했다. 재판매 시 2.5%의 수수료도 예술가에게 지원돼 이 규모는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이창기 서울문화재단 대표는 "NFT 거래를 통해 새로운 방식의 예술 후원이 가능해질 것이고, 미래 디지털 예술로의 진입과 자생력 확보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작품 30점은 대학로센터 1층에서 전시도 이뤄진다. 예술인 NFT 작품은 서울예술인 NFT 플랫폼을 통해 만나고 구매도 할 수 있다.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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