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신인’ 정철원이 보내는 메시지…“정철원도 했는데, 너희도 할 수 있어”[스경X현장]

김하진 기자 2022. 11. 17.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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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정철원이 17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수상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2.11.17/정지윤 선임기자



두산 ‘중고 신인’ 정철원(23)이 생애 한 번만 받을 수 있다는 신인왕의 주인공이 됐다.

정철원은 17일 오후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2 KBO 시상식에서 올시즌 최고의 신인으로 선정됐다.

기자단 투표에서 총 107표 중 74표를 받아 한화 김인환(24표)을 제치고 최고의 신인으로 선정됐다.

안산공고를 졸업한 뒤 2018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두산 2차2라운드20순위로 프로 무대에 입단한 정철원은 이 자리에 서기까지 4년이라는 인고의 시간을 보냈다.

데뷔년도는 2018년이지만 1군 경기에 출전하게 된 건 올시즌이 처음이다. 2018년 퓨처스리그에서 4경기 평균자책 18.90으로 고개를 숙인 정철원은 다음해에도 1군에서 기회를 받지 못했다. 결국 현역으로 입대하며 군 문제부터 해결했다.

제대 후 정철원은 다시 한번 이를 악물었다. 지난해 6월 전역한 뒤 퓨처스리그 4경기에서 3승1패 평균자책 2.38의 성적을 내며 가능성을 보였다. 그리고 올해 5월부터 김태형 전 두산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그는 150km를 웃도는 강속구를 앞세워 두산의 핵심 불펜으로 자리잡았고 정규시즌 58경기에서 4승3패3세이브23홀드 평균자책 3.10을 기록했다. 2007년 임태훈이 기록한 20홀드를 넘어 KBO리그 신인 투수가 데뷔 시즌에 세운 최다 홀드 기록도 갈아치웠다. 또한 2010년 양의지 이후 12년만에 두산의 신인왕 계보를 이었다.

수상 후 단상에 선 정철원은 “경쟁 상대인 김인환 형(한화) 덕분에 저도 분발해서 더 열심히 했다”며 “끝까지 아프지 않고 완주를 목표로 열심히 하다 보니 좋은 상이 따라온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올해보다 아프지 않고 더 열심히 잘하는 선수가 되겠다”던 그는 “고교 선배인 김광현(SSG)처럼 리그를 대표하는 투수가 되고 싶다”고 야심을 드러냈다.

시상식 후 정철원은 “신인왕은 예상하지 못했다. 다치지 않고 올시즌을 완주하는게 목표였기 때문에 신인왕은 뒷전으로 미뤄둔 상태였다. 수상 소감도 준비해두지 않았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김태형 감독의 눈도장을 받는게 목표였다. 정철원은 “나의 무기를 보여드리자라는 마음으로 나섰다. 그러다보니 신인왕을 받게 됐고 기분이 좋다. 트로피를 받아보니 이제야 실감이 난다. 시즌 중 마운드에서는 안 떨었는데 오늘 상 받으러가면서 가장 많이 떨었다”고 했다.

포병으로 군복무를 했던 정철원은 “상무 친구들이 충성 인사를 하는 것을 보니 잘 안되더라. 김민규에게 한 마디 했다”며 농담을 했다.

자신처럼 오랜 기간 동안 기회를 기다린 선수들에게도 희망의 메시지를 보냈다. 정철원은 “오랜 2군 생활을 하면서 동기들, 형들, 그리고 2군 선수들과 두루두루 친하게 지내왔다”며 “내가 해주고픈 말은 ‘정철원도 해냈는데 못할게 뭐냐’고 말하고 싶다”며 응원했다.

이날 타격 5관왕은 물론 MVP를 받은 이정후와 구원왕을 차지한 고우석과 한 테이블에 앉았던 정철원은 “함께 앉아있으니 두 상이 모두 탐나더라. 마무리 보직도 욕심 있다”며 다음 시즌 활약을 기대케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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