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 바닥’ 맴도는 尹대통령 지지율, 돌파구는 어디에

박성의 기자 2022. 11. 17.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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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29%, 부정 62%…부정 평가 이유 1위 ‘독단적이어서’ [NBS 조사]
지지율 침체 고착화…박상병 “협치 필요” 배종찬 “안보&민생 이슈 발굴해야”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 일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과연 대한민국 유권자들은 이 같은 질문에 어떤 답을 내릴까. 17일 발표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29%로 나타났다. 반면, 부정 평가는 62%로 긍정평가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30% 내외에 머무는 모습이다. 윤 대통령의 지난 대선 당시 득표율(48.56%)을 고려하면 아쉬운 결과다. 윤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의 실정(失政)을 비판한 끝에 정권교체에 성공했다. 그러나 임기 초기부터 지지율 침체 늪에 빠졌다. 과연 윤 대통령은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까.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 10명 중 6명 "대통령 일 못한다"

엠브레인퍼블릭, 케이스탯리서치, 코리아리서치, 한국리서치가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사흘간 만 18세 이상 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29%로, 부정 평가는 62%로 조사됐다. 11월 1주 차 조사와 비교하면 긍정 평가는 2%포인트 하락했고, 부정 평가는 2%포인트 증가했다.

윤 대통령은 '어떤 이유'에서 긍정 평가를 얻었을까. 긍정 평가 이유로는 '공정하고 정의로워서'가 27%로 가장 높았다. 이어 '결단력 있어서'(24%), '국민과 소통을 잘해서'(13%), '유능하고 합리적이어서'(11%), '약속한 공약을 잘 실천해서'(9%) 등이 뒤를 이었다.

그렇다면 윤 대통령에게 고개를 젓는 이들의 이유는 무엇일까. 부정 평가 이유로는 '독단적이고 일방적이어서'가 36%로 가장 높았다. 이어 '경험과 능력이 부족해서'(31%), '적합하지 않은 인물을 고위직에 기용해서'(13%), '통합·협치의 노력이 부족해서'(7%) 등이 꼽혔다.

윤 대통령을 향한 국민의 믿음도 차게 식어가는 모습이다. 국정 운영 신뢰도에 관한 질문에 '신뢰한다'는 응답은 33%로 직전 조사보다 2%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지난 5월 3주차 조사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2%포인트 오른 62%로 집계됐다. 부정적 평가는 10월 3주차 조사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최근 발생한 일련의 사회‧정치 현안도 윤 대통령 지지율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윤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서 MBC의 전용기 탑승을 배제한 것에 대해선 '취재 기회를 박탈하는 부적절한 조치'라는 응답이 65%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왜곡·편파 보도 방지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응답은 25%로 나타났다. 이념 성향별로는 진보층(82%)과 중도층(69%)에서 부정 평가가 높았다. 보수층은 긍정 평가 46%, 부정 평가 48%로 팽팽했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 공개에 대해서는 여론이 첨예하게 갈렸다. '공개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응답은 45%,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주장에 불과하다'는 응답은 49%로 오차범위 내에서 갈렸다. 민주당 지지층은 '공개하는 것이 당연하다'가 69%, 국민의힘 지지층은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주장'이라는 응답이 74%로 집계됐다.

與 일각에서도 '이대로 안 된다' 자성 목소리

현 시점에서 윤 대통령은 분명 '인기 있는 대통령'은 아니다. 여권에서도 비슷한 고민이 읽힌다. 다만 윤 대통령의 자질이 문제라는 지적보단 '야당의 발목잡기', '언론의 편향된 보도', '글로벌 경기 침체' 등의 영향에서 기인한다는 의견이 더 우세한 것으로 전해진다. 친윤석열계 지도부가 들어선 상황에서 '자성론'이 힘을 얻기 어려운 분위기다.

비윤석열계 국민의힘 한 의원은 "'윤심'이 '당심'인 상황인데, '민심'과 괴리되고 있다는 게 문제"라며 "야당과 언론 탓도 일정 부분 있다. 다만 정권이 교체된 상황에서 끝까지 남 탓만 하는 게 책임 있는 자세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 역시 '이대로는 안 된다'는 데 의견이 모인다. 그렇다면 윤 대통령은 어디에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까. 공통적으로 언급되는 것은 갈라지고, 분열된 의회 정치를 회복시켜야 한다는 제언이다. 야당을 '적'으로 규정해서는 앞으로 남은 4년6개월의 임기도 '가시밭길'이 펼쳐질 것이란 우려섞인 전망에서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정권 교체 6개월 만에 지지율이 30% 아래로 떨어진 건 국민이 보내는 엄중한 경고"라며 "여야 관계를 회복해야 한다. 정치를 복원하는 방향으로 국정을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보수 유권자를 넘어 중도층을 끌어들일 새로운 이슈를 발굴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국판 트럼프'를 지향해서는 지지율 30%선을 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여론조사 전문가인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은 내려갈 대로 내려간 상황이어서 웬만한 이슈로는 콘크리트층이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며 "민심은 선거 전후로 동요되기 마련인데, 제일 가까운 선거가 2년 뒤라 이전까진 지지율이 큰 폭으로 움직이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입장에서도 진보 지지층은 결집할 대로 결집한 기류라서, 중도층을 매료할 수 있는 안보나 민생 이슈 등을 발굴하는 쪽이 결국엔 민심 흐름을 잡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기사에서 인용한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으로 이뤄졌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응답률은 13.2%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의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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