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뇌 조직이 ADHD 치료 길 열까

이병철 기자 2022. 11. 17.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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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구진이 사상 처음으로 숨진 사람의 뇌 조직에서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를 유발하는 유전자를 찾아냈다.

미 국립보건연구원(NIH)은 16일(현지 시각) ADHD 환자가 사후에 기증한 뇌 조직에서 이 질환을 유발하는 유전자가 활성화하는 부위를 찾아냈다고 밝혔다.

ADHD 환자와 건강한 사람 사이의 유전자 발현 차이는 뇌의 미상핵과 전두엽피질에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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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미국립보건연구원(NIH) 연구진 공개
직접 뇌 연구로 ADHD 분석은 처음
정신질환 연구에 사후 뇌조직 중요성 높아
치료제 개발 위해 발병 원인 규명해야
미국립보건연구원(NIH)이 운영하는 미국 맥린 병원 뇌 은행에 보관된 뇌 조직 샘플. 사후 뇌 조직은 정신건강 연구에서 주목받고 있다. /맥린 병원

미국 연구진이 사상 처음으로 숨진 사람의 뇌 조직에서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를 유발하는 유전자를 찾아냈다.

미 국립보건연구원(NIH)은 16일(현지 시각) ADHD 환자가 사후에 기증한 뇌 조직에서 이 질환을 유발하는 유전자가 활성화하는 부위를 찾아냈다고 밝혔다.

여러 뇌 질환 가운데 정신질환은 과학자들도 연구를 꺼리는 분야 중 하나다. 연구에 필요한 환자의 뇌 조직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뇌 세계를 탐색하는 연구자들은 컴퓨터단층촬영(CT) 장치나 자기공명영상(MRI) 장치로 뇌를 살펴보는 수준에 머물렀다.

ADHD도 마찬가지다. ADHD는 청소년기에 발병했다가 나이가 들면서 점차 사라지는 정신질환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성인 이후에도 ADHD를 겪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에 따르면 2009년 2121명이던 국내 성인 ADHD 환자는 2018년 1만1699명까지 늘었다. 하지만 ADHD를 완치할 수 있는 의약품은 없는 상황이다. 명확한 발병 원인을 아직 밝히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연구진은 ADHD 환자와 건강한 사람 60명에게서 기증받은 뇌 조직에서 유전자의 발현 정도를 알아보기 위해 리보핵산(RNA)를 추출해 비교했다. RNA은 유전자에서 처음 만들어지는 물질로 그 양에 따라서 유전자의 발현 정도를 알 수 있다.

ADHD 환자와 건강한 사람 사이의 유전자 발현 차이는 뇌의 미상핵과 전두엽피질에서 나타났다. 두 조직은 사람의 주의력을 조절하는 기능을 하며 서로 연결돼 있다. ADHD 환자에게서 기증 받은 조직에서는 신경전달물질 중 하나인 글루타메이트를 만드는 유전자가 건강한 사람보다 많이 발현됐다.

글루타메이트가 ADHD에 영향을 주는 것은 이미 알려졌지만, 실제 뇌 샘플에서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필립 쇼 NIH 뇌건강연구소 연구원은 “기존 이론과 실제 뇌에서 얻은 데이터가 일치하는 만큼, 앞으로 후속 연구를 통해 사후 뇌 조직으로 명확한 발병 원인을 규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후 뇌 조직은 정신질환 연구에서 최근 주목 받고 있다. 다만 사후 뇌 조직을 이용해 ADHD를 연구하는 것은 어려운 실정이다. 환자 대부분이 청소년이고, 성인이 되면서 대부분 치유되기 때문이다. 블라디미르 블라디미로바 미국 존스홉킨스대 뇌발달연구소 연구원은 “뇌는 모든 장기 중 가장 기증률이 낮다”며 “각국이 설립하고 있는 뇌 은행들이 모여 자료를 공유하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 실험에서 ADHD는 물론 자폐증과 관련된 유전자의 차이도 확인했다”며 “이 방법을 자폐증같은 다른 정신질환의 해결책을 찾는 연구로도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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