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최선희가 韓美日에 독설 쏘고…2시간 뒤 미사일 쐈다

김성훈 2022. 11. 17.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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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희 北외무상, 한미일 정상회담 비난
美확장억제 강화에 “맹렬한 대응” 응수
北, 동해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1발 발사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장면. [매경DB]
북한이 한미일 정상회담 나흘 만인 17일 최선희 외무상을 내세워 비난 담화를 발표한 뒤 동해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을 쏘며 도발을 이어갔다.

한·미·일 정상이 공동성명을 통해 대북 확장억제력 강화 의지를 밝힌 것에 대한 외교·군사적 불만 표시로 풀이된다. 또 향후 미국이 한반도 인근에 전략자산을 확대 전개했을 때 추가 도발에 나서기 위한 ‘명분 쌓기’로도 해석된다. 정부와 군 당국은 한·미·일과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와 촉구에도 무력시위를 이어가는 북한을 비판하며 군사적 대비태세를 유지했다.

최선희 “확장억제, 한미일에 위협될 것”

이날 최 외무상은 오전 9시쯤 발표한 담화에서 한미일 정상회담과 최근 진행된 3국 간 연합 군사훈련을 거론하며 “미국이 동맹국에 대한 확장억제력 제공 강화에 집념하면 할수록 그에 정비례해 우리(북한)의 군사적 대응은 더욱 맹렬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그것(미국의 확장억제력 강화)은 미국과 추종세력들(한일)에게 보다 엄중하고 현실적이며 불가피한 위협으로 다가설 것”이라고 위협했다.

최 외무상을 이번 한미일 정상회담을 ‘3자모의판’이라는 표현으로 폄훼하며 “조선반도(한반도) 정세를 더욱 예측불가능한 국면으로 몰아넣는 작용을 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최근 미국과 추종세력들(한일)이 대규모적인 침략전쟁 연습들을 연이어 벌여놓았지만 우리의 압도적인 대응을 견제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오히려 저들의 안보위기를 키우는 꼴이 됐다는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9월 말부터 이달 초까지 이어진 한미, 한·미·일 군사훈련 기간 중에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나서 전술핵무기 운용부대 훈련들을 지휘하는 등 ‘역대급’ 도발로 밀리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읽힌다.

최선희 북한 외무상.
이날 북한은 최 외무성이 담화를 내놓은 지 약 두 시간 뒤에는 동해상으로 SRBM을 발사하며 긴장수위를 높였다.

합동참모본부는 “군은 10시 48분쯤 북한이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SRBM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이번 미사일 비행거리는 약 240km, 고도는 약 47km, 속도는 약 마하 4(시속 4896km)로 탐지됐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이날 원산에서 북동쪽에 위치한 함경북도 길주군 앞바다의 무인도인 ‘알섬’을 향해 SRBM을 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최근 여러 차례 발사한 SRBM인 ‘KN 23·24·25’ 가운데 하나를 이번 무력시위에 동원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세부 제원을 분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 미사일방어훈련 도중 미사일 쏜 北

합참은 “연이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중대한 도발행위이며 ‘유엔 안보리(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며 강력 규탄했다.

특히 합참은 “한미가 오늘(17일) 실시한 연합 미사일 방어 훈련을 통해 굳건한 연합방위태세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밝혀 관심을 모았다.

이와 관련, 한미는 이날 북한이 미사일을 쏘기 전부터 양국 해군의 이지스급 구축함을 투입해 복수의 대북 미사일 정찰·탐지 자산과 통합 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는 연이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비해 지속적으로 이 같은 미사일 방어훈련을 실시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는 이번에 북한 미사일 탐지·추적 훈련인 ‘퍼시픽 드래곤’을 비롯한 일련의 미사일 방어훈련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긴장 고조 당사자는 한미 아닌 北”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최 외무상의 담화에 대해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당사자는 한미가 아니라 북한이며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에 있다”고 비판했다. 이 당국자는 “지금 한반도 긴장이 고조된 것은 한미의 확장억제 때문이 아니라 북한이 지속적 핵 개발과 도발을 했기 때문”이라면서도 “북한의 도발 억제 노력과 함께 남북 간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문홍식 국방부 대변인 직무대리는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이 노골화하고 있고 과거 어느 때보다 고도화하는 안보 현실에서 (한·미·일)3국 안보협력은 매우 중요하다”며 북측 최 외무상 담화를 일축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최 외무상을 앞세워 담화를 발표한 것을 확장억제를 위한 구체적 수단인 ‘전략자산’을 쥐고 있는 미국을 염두에 둔 조치로 해석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이날 북측 담화에 대해 “북한이 ‘한일은 미국의 추종세력에 불과하다’는 인식을 노출하며 미국과 직접 담판하겠다는 메시지를 낸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양 교수는 향후 북한은 미국이 한반도 인근 전략자산 전개에 신중한 모습을 보인다면 일정 수준 이상의 군사적 도발보다는 담화와 성명을 통한 ‘여론전’에 나설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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