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롯데 이어 오리온도 '바이오'…사업모델은 '제각각'

송연주 기자 2022. 11. 17.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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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오리온, 바이오 사업 확대…유망 벤처 기술 도입 총력
삼성·롯데, 바이오의 중심 된 'CDMO' 총력
법인별 넓은 행보 SK…신약 개발에 올인 LG


[서울=뉴시스] 송연주 기자 = 국내 대기업들이 앞 다퉈 바이오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삼성과 SK의 성공이 대기업의 바이오 진출에 바람을 불어넣었으나, 그 사업모델은 제각각이다.

오리온홀딩스는 지난 15일 이사회에서 오리온바이오로직스를 설립하고 내달 16일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했다.

오리온그룹이 국내 바이오 자회사를 설립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사업에 중점을 뒀던 기존 바이오 사업모델을 확대하기 위해 이번 자회사를 설립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그동안 오리온그룹은 그룹의 핵심 사업지역인 중국에서 성장 가능성 높다고 판단한 암 진단, 백신 분야의 플랫폼 사업을 진행해왔다. 중국에 진출하려고 하는 국내 바이오 벤처의 현지 임상, 인허가, 판매 등을 돕는 플랫폼 모델이다.

올해 2월에는 국내 큐라티스와 결핵백신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한 후 이와 관련 7월 중국 산둥성 지닝시와 계약을 맺었다. 지닝시 고신구에 위치한 바이오 산업단지 내에 백신 생산공장 건설을 위한 약 4만9600㎡(1만5000평) 규모의 부지를 확보하고 산둥성 정부와 지닝시로부터 공장 생산설비 구축 및 인허가를 지원받는 내용이다. 또 작년 5월 국내 지노믹트리의 대장암 조기 진단 기술을 도입해, 제품 상용화까지 협력할 계획이다. 같은 해 11월에는 중국 현지에 암 체외진단 제품 양산을 위한 인프라(실험실·생산시설)를 구축했다.

이런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오리온그룹은 2020년 10월 중국 국영 제약기업 '산둥루캉의약'과 합자 계약을 맺은 후 작년 3월 합자법인 '산둥루캉하오리요우생물과기개발유한공사' 설립을 마쳤다. 시총 1조5000억원 규모의 산둥루캉의약은 의약품 및 의약품 중간체 500여개 품목을 직접 생산하고 있다. 합자회사를 통해 진단키트, 결핵 백신 개발 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새로 설립되는 오리온바이오로직스 역시 국내 바이오 벤처의 유망 기술을 도입해 해외 진출을 추진하는 구조를 유지하되, 중국 외에도 전 세계로 눈을 돌릴 예정이다.

오리온그룹 관계자는 “기존에 진행하던 중국 바이오 사업과 별도로 바이오 확대 차원에서 자회사 설립을 결정했다”며 “새로운 유망 바이오 기술을 발굴해 해외 시장에 판매하고자 한다. 추후 국내 바이오 벤처와 합작법인을 세우는 등의 절차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롯데·SK, 바이오의 중심 된 'CDMO' 총력

올해 6월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출범하며 바이오 사업 진출을 본격화한 롯데가 선택한 모델은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이다. 롯데보다 앞서 진출한 삼성이 성공적인 사업모델을 보여준 영역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지난 5월 미국의 대형 제약기업 BMS가 보유한 미국 시러큐스 공장을 1억6000만 달러(약 2000억원)에 인수했다. 시러큐스 공장은 항체 위주의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이다. 나아가 국내에서도 CDMO 공장을 짓기 위한 부지를 선정 중이다. 충북 오송, 인천 송도 등이 물망에 올랐다.

CDMO는 신약 개발 기술이 없는 대기업이 바이오에 진출할 때 우선 고려하는 요소다. 바이오의약품 CDMO는 타사의 바이오의약품 생산을 대행해주거나, 혹은 임상개발·생산기획부터 개입하는 것을 말한다. 해외 코로나19 백신을 SK, 삼성이 생산해준 사례에서 보듯 공급할 지역에 가까운 생산지가 필요하거나, 개발사에 생산시설이 없을 때 활용된다.

실패 리스크가 높은 신약 개발과 달리, 공장 인수를 통해 보다 쉽게 진출할 수 있다. 또 상업화에 성공하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매출 확보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 사업모델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창립 11년 만인 올해 3분기 누적매출액이 처음으로 2조원을 넘어섰다. 이 회사는 코로나19로 글로벌 공급망이 마비되며 미국·유럽의 제약사들이 질 좋은 생산 거점지 찾기에 혈안 됐던 팬데믹 이후 기업가치가 더욱 높아졌다. 2019년 7000억원 상당이던 연매출은 2020년 1조1647억원, 2021년 1조5680억원으로 큰 폭 상승했다. 내년 4공장이 가동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생산능력은 60만4000ℓ로 확대될 예정이다.

SK그룹 중 CDMO 통합법인 SK팜테코도 CDMO 사업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15년 SK바이오팜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설립한 SK바이오텍과 2017년 BMS의 아일랜드 스워즈 공장을 인수하며 세운 SK바이오텍 아일랜드, 2018년 인수한 미국의 CDMO 기업 앰팩 등 3개 법인을 통합해 2019년 출범한 법인이다.

지난 2020년 3월 프랑스 이포스케시 인수 후 올해 미국 CBM에 투자하며 세포·유전자 치료제 위탁생산으로 확장하고 있다.

법인별 넓은 행보 SK…신약 개발에 올인 LG

SK그룹은 법인별로 사업모델을 달리하며 대기업 중 가장 넓은 바이오 행보를 보이고 있다. 2018년 SK케미칼로부터 물적분할한 SK바이오사이언스는 백신 개발과 제조를 주사업 모델로 한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백신의 개발뿐 아니라 글로벌 CMO로서의 면모도 부각시켰다.

SK바이오팜은 출범 후 20여년간 신약 개발에만 전념하다가 2019년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가 미국에서 허가받으며 신약 개발 기업의 입지를 세웠다. 다양한 신약을 개발 중이다. SK케미칼은 전문의약품과 합성화학의약품 사업을 운영하고, SK플라즈마는 혈액제제를 제조하고 있다.

대기업 중 가장 먼저 바이오 사업에 뛰어든 LG는 LG화학을 통해 일관적인 신약 개발의 길을 가고 있다. 2003년 항생제 '펙티브'가 국내 신약 중 처음으로 미국 FDA의 승인을 받았고, 이후 다양한 신약을 배출하며 바이오와 케미컬을 넘나드는 R&D 회사로 자리잡았다.

최근에는 미국의 항암제 회사 아베오 파마슈티컬스의 지분 100%를 5억6600만 달러(약 8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CDMO 기업을 인수하는 다른 기업들과 달리 항암신약 개발에 대한 뚜렷한 의지를 보여준다. 추후에도 R&D 규모와 항암제 연구 개발을 확대할 계획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songy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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