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비대위원, MBC 광고불매까지 언급 압박 노골화

조현호 기자 2022. 11. 17. 12:4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상훈 "윤 정부 악의적 보도 MBC에 광고한 대기업 광고불매 귀 기울여야"
"보도 문제삼아 생존위협하는건 폭력적 아닌가" vs "항의하듯 하면 되나"
"항의안하게 생겼나, 언론인 출신으로 타당하다고 보나" vs "나중에 답변"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의 MBC를 향한 압박이 노골화되고 있다. 대통령 전용기 탑승 배제와, 세무조사 추징금 520억원 부과에 이어 이번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이 윤석열 정부에 악의적 보도를 해온 MBC에 수십년간 광고를 해온 대기업을 향해 MBC 광고불매운동에 귀기울이라고 공개적으로 압박하고 나섰다.

이에 정권에 불편한 보도를 문제삼아 언론사의 생존을 위협하는 것은 폭력적인 것 아니냐는 질의에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인 김상훈 의원(대구 서구)은 17일 오전 국회 본청 228호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MBC를 편파왜곡방송으로 규정하고, MBC 광고불매운동에 동참서명한 사람들이 33만명을 넘어서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TBS에 예산지원을 폐지하는 조례가 통과된 것을 두고 “김어준씨를 비롯해 친야 인사들의 아니면 말고식 음모론을 확대재생산하는 서식지가 숙주를 상실했다”고 언급하면서 MBC 또한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검언유착 오보, 자막조작 의혹, 우방국과 관계훼손, 대역왜곡 등 현 정부를 흠집내고 갈등을 조장”했다면서 돌연 MBC에 광고하는 기업을 언급했다.

김 의원은 “많은 대기업이 MBC 초대형 대기업으로서 물주를 자임하고 있다”며 “특히 모 대기업은 수십년 메인뉴스에 시보광고를 몰아주고 있으면 MBC 주요 프로그램에 광고비를 대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특히 2017~2018년 MBC 파업 기간에는 타방송사 대비 10배에 가까운 광고를 집행한 적도 있다”고 제시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오전 국회 본청 228호 앞에서 연 백브리핑을 통해 김상훈 비대위원이 MBC에 광고하는 대기업에게 광고불매운동을 하는 사람들을 귀기울여야 한다고 압박한 것에 대한 국민의힘 공식입장을 묻는 질문에 그 발언을 잘 못들었다면서 답변을 피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오늘 영상 갈무리

김 의원은 “그동안 MBC는 윤석열 대통령과 현 정부의 악의적 보도와 의도적 비난으로 뉴스를 채워왔다”며 “그럼에도 MBC의 각종 프로그램은 유력 대기업 광고로 도배되고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MBC 광고제품 불매 운동에 동참하고 있는 분들은 '사회적 기업이자 국민의 기업인 삼성과 여러 기업들은 MBC에 광고를 지원하는 것을 즉각 중단해야 하며, 이는 선택이 아닌 의무'라고 역설하고 있다”면서 “MBC와 광고주의 귀를 기울여야 할 대목”이라고 말해 광고 불매에 동참하도록 하는 압박성 의사를 내비쳤다.

MBC 광고불매운동에 동참하라는 것이 국민의힘 공식입장이고, 이에 동의하는지 당 대표격인 정진석 위원장에 질의했으나 답변하지 않았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를 마친 뒤 백브리핑에서 '김상훈 위원이 윤석열 정부에 악의적 보도를 하는 MBC에 광고하는 유력 대기업에 광고를 중단하라고 공개 압박을 하고, 김기현 의원은 전날 MBC를 해체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서울시의회도 TBS의 예산지원을 중단했는데, 이런 주장에 동의하느냐', '국민의힘 공식 입장이냐'는 미디어오늘 기자 질의에 “김상훈 위원 말을 제대로 못들었다”며 답변을 피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이 17일 오전 국회 본청 228호에서 연 비대위 회의에서 MBC에 광고하는 대기업에게 광고불매운동을 하는 사람들을 귀기울여야 한다고 광고 중단 압박성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오늘 영상 갈무리

백브리핑이 끝난 뒤 나갈 때 미디어오늘 기자가 쫓아나가면서 “언론인출신이신데, 광고중단을 하라고 하는게 타당하다고 생각하느냐”, “보도를 문제삼아 생존의 위협을 주는 것은 폭력적이지 않느냐”, “답변을 달라”고 질의했으나 정진석 위원장은 답변하지 않았다.

정 위원장 주변에서 “항의하듯 얘기하지 말라”고 하기도 했다. 거듭 '언론인 출신이고, 14년간 기자생활하셨는데, 광고를 못하게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하느냐' '언론에 이렇게 생존을 위협할 건가, 여당이 이렇게 해도 되는 거냐'고 거듭 질의했으나 답변을 얻지 못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이 “(추후에) 더 말씀하실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만 했다.

과거 광우병 촛불집회 당시 조중동에 광고불매운동을 한 것에 반대한 것이 한나라당 입장이었는데, 그걸 뒤집으신 거냐는 질의에도 정 위원장은 답변이 없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오전 국회 본청 228호 앞에서 연 백브리핑을 통해 김상훈 비대위원이 MBC에 광고하는 대기업에게 광고불매운동을 하는 사람들을 귀기울여야 한다고 압박한 것에 대한 국민의힘 공식입장을 묻는 질문에 그 발언을 잘 못들었다면서 답변을 피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오늘 영상 갈무리

김재경 전 한나라당 의원은 지난 2008년 7월16일 미국산쇠고기 긴급현안질의에서 당시 촛불단체들이 추진한 조중동 광고불매 운동을 두고 “다수가 기업에 전화를 걸어 광고 중단과 불매운동 협박을 했다”며 “언론사, 광고한 기업체, 인근 상인, 교통 이용하는 시민들의 피해는 어떻게 보상을 받나요”라고 비판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이었던 당시 김경한 법무부 장관은 “최근에 있었던 광고 중단 압박행위는 일각에서는 소비자 운동으로 주장하지만 한계를 넘어서 기업의 영업 활동을 방해하는 범죄”라며 “이런 관점에서 이에 해당 업체에 수사하고 있고 앞으로 수사해서 사건 진위를 처벌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미디어오늘 바로가기][미디어오늘 페이스북]
미디어오늘을 지지·격려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

Copyrights ⓒ 미디어오늘.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