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 "북, 3월에 8천300억 원 암호화폐 탈취" 상반기 도발 비용 충당

김건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오늘(17일) 오전 '제2차 북한 사이버 위협 대응 한미 실무그룹회의' 축사에서 북한이 악성 사이버 활동으로 매년 막대한 규모의 무력 도발 자금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 본부장은 북한 공격으로 추정된 전 세계 랜섬웨어 공격, 해킹 사례 등을 언급하고 "북한은 지난 3월 '엑시 인피니티'라는 게임 회사를 해킹해 6억2천만 달러(약 8천300억 원) 상당의 암호화폐를 탈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올해 상반기에만 31발의 탄도 미사일을 발사하는데 4억 달러에서 6억5천만 달러를 탕진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고 했는데, 지난 3월 단 한 건의 해킹으로 북한이 상반기 탄도 미사일 발사 비용 전체를 벌게 됐다는 것입니다.

그는 특히 많은 전문가들이 암호화폐 시장 규모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동남아 국가들이 북한 해킹 공격의 표적이 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며 보다 많은 나라가 북한의 사이버 위협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정박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부대표도 환영사를 통해 "북한은 다른 국가, 기업, 사람들의 돈을 적극적으로 탈취하는 가장 악명 높은 국가 중 한 곳"이라며 적극적 방어를 통해 북한의 불법 자금이 무기 개발 프로그램에 쓰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김 본부장은 행사장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날 북한 최선희 외무상이 "한반도와 지역에서 군사적 활동들을 강화하면 할수록 우리의 군사적 대응은 더욱 맹렬해질 것"이라는 담화를 발표한 데 대해 "북한이 정말 심각하게 생각한다면 해결 방법은 우리가 제안하는 대화의 장으로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본부장은 "우리는 유연하고 개방적인 입장으로 대화를 추진하고 있고 북핵 로드맵인 '담대한 구상'도 만들어놨다"며 담대한 구상에 대해 조속히 호응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김민정 기자compass@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