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마음껏 버려다오···수비형 가드 오재현의 변신, SK 새 카드 생겼다

김은진 기자 2022. 11. 17.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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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오재현이 지난 16일 KCC전에서 슛을 쏘고 있다. KBL 제공



서울 SK의 가드 오재현(23)은 수비형 선수다. 빠른 스피드로 크게 움직이며 주로 상대 에이스를 전담 마크한다.

수비가 좋지만 공격력은 딱히 좋지 않았다. 데뷔 첫시즌에는 평균 5.9득점, 지난 시즌에는 3.4득점을 기록했다. 특히 3점슛 성공률이 많이 떨어진다. 2020~2021시즌 25.7%, 지난 시즌에도 31.0%였다. SK는 포워드 왕국으로 불린다. 막아야 될 선수가 많으니 외곽에서 성공률이 높지 않은 오재현에게 어쩌다 슛 찬스가 가도 상대 수비진이 거의 버려두는 경우가 많다.

올시즌, 오재현이 변신하고 있다. 10경기를 치른 17일 현재 평균 22분31초를 뛰면서 9.4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3점슛 성공률이 42.9%로 뛰어올랐다.

버렸다가는 큰 코 다치는 상대가 되고 있음을 지난 16일 KCC전에서 보여주었다. 오재현은 이날 20득점을 쐈다. 팀의 주득점원인 자밀 워니, 김선형(이상 17득점)보다도 많은 양 팀 최다 득점을 기록했다. 오재현의 데뷔 이후 한 경기 최다 득점이기도 하다. 그 중 3점슛을 5개나 터뜨렸다. KCC는 이날 오재현에게는 슛 찬스가 가도 붙지 않는 새깅 디펜스로 경기했다. 경기 뒤 전창진 KCC 감독은 “오재현(에 대한 수비)은 버리라고 지시했다”고 패인을 짚었다.

SK는 포워드 안영준이 군 입대하고 최준용이 부상으로 뛰지 못하면서 시즌 초반 더딘 걸음으로 출발하고 있다. 워니와 김선형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전희철 감독은 오재현을 조금 더 공격 쪽에서 활용하고자 하고 있다. 슈팅 약점을 보완하고자 오재현은 비시즌 매일 팀 훈련 전에 혼자 200~300개씩 슛 연습을 했다. 엄청난 연습 끝에 개막 이후 효과를 보고 있다. 변화 중인 오재현에 대한 대처는 상대의 팀 상황과 판단에 따라 달라진다. 지난 13일 상대였던 창원 LG는 오재현을 따라다니며 수비했다.

오재현은 “상대가 나를 새깅디펜스 하는 데 대해서는 오히려 득점을 편하게 할 수 있어서 좋다. 누구나 오픈 찬스에서 던지고 싶어한다. 반대로 상대가 붙어주면 고맙다. LG전에서는 나한테 붙었는데 재미있었다. 둘 다 좋다”며 “내가 형들에게 짐이 되면 안 되기 때문에 수비를 극대화하려면 오픈 찬스에서는 득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선형이 형과 워니 중심으로 상대가 많이 막기 때문에 다른 선수가 터져야 된다는 책임감을 갖고 경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재현은 이제 SK의 새로운 공격 옵션 중 하나가 되어가고 있다.

전희철 감독은 “오재현은 성공률이 40%라고 하면 다들 놀라는 선수다. 그래서 슈팅을 보완하겠다고 노력을 진짜 많이 했다. 올해 성장했다 싶었는데 오늘 경기로 결과가 나온 것 같다”며 “이제 다른 팀들이 오재현 버리는 수비는 못하지 않겠나 생각한다. 카드 하나를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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