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의 오재현 ‘새깅 디펜스’, 판단 옳았지만 너무 많이 얻어맞았다

민준구 2022. 11. 17.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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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창진 감독의 판단은 옳았다.

결국 전 감독의 선택은 오재현을 철저히 새깅 디펜스로 외면하면서 워니를 향한 트랩 디펜스에 집중하는 것이었다.

새깅 디펜스를 하던 허웅은 3점슛을 계속 얻어맞자 결국 마지막 순간에는 슈팅을 방해하기 위해 다가갔지만 이미 '핫 핸드'가 된 오재현을 막을 수 없었다.

사실 전 감독의 오재현 새깅 디펜스 전략이 오판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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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창진 감독의 판단은 옳았다. 그러나 너무 많이 맞았다.

전주 KCC는 16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2-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서울 SK와의 원정 경기에서 68-78 역전 패배를 당했다. 시즌 첫 연승 기회도 함께 날아갔다.

KCC가 패배한 이유는 2가지다. 첫 번째는 4쿼터 6분 32초 동안 단 1점도 내지 못한 것, 그리고 두 번째는 오재현에 대한 극단적인 새깅 디펜스 이후 5개의 3점슛을 얻어맞은 것이었다. 전자는 국내외 할 것 없이 KCC 자체적인 문제였다면 후자는 알고도 당할 수밖에 없었다.

KCC는 16일 잠실 SK와의 원정 경기에서 ‘오재현 새깅 디펜스’ 전략을 가지고 나왔다. 그러나 5개의 3점슛을 얻어맞으며 제대로 당했다. 사진=KBL 제공
전 감독은 경기 전 김선형과 자밀 워니를 크게 경계했다. 특히 라건아가 워니를 상대로 고전했고 또 김선형을 앞선에서 제어할 수 있는 선수가 없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결국 전 감독의 선택은 오재현을 철저히 새깅 디펜스로 외면하면서 워니를 향한 트랩 디펜스에 집중하는 것이었다.

전반까지만 하더라도 잘 통했다. 오재현에게 2개의 3점슛을 맞았지만 워니를 9점으로 묶었다. 특히 워니에 대한 트랩 디펜스가 잘 통했는데 SK는 좀처럼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했다.

문제는 3쿼터였다. KCC의 전술 변화는 없었다. 반대로 SK는 코트를 넓고 길게 가져가는 전략을 가져왔다. 오재현은 잠시 주춤한 듯했지만 3쿼터에만 3개의 3점슛을 기록했다. 새깅 디펜스를 하던 허웅은 3점슛을 계속 얻어맞자 결국 마지막 순간에는 슈팅을 방해하기 위해 다가갔지만 이미 ‘핫 핸드’가 된 오재현을 막을 수 없었다.

오재현의 3점슛은 결국 SK 역전 승리의 발판이 됐다. 이후 KCC는 4쿼터 침묵의 시간을 가지며 자멸했고 그동안 잘 막고 있었던 SK의 트랜지션 게임이 가동되자 순식간에 무너졌다. 오재현에게 내준 3점슛으로 인해 점수차를 벌릴 수 없었고 결국 역전까지 허용, 통한의 패배를 당했다.

사실 전 감독의 오재현 새깅 디펜스 전략이 오판은 아니다. 모두를 막을 수 없는 상황에서 워니 수비를 선택한 것이다. 만약 오재현에게 수비를 붙였다고 가정해도 워니를 제대로 막지 못해 패했을 수도 있다. 실제로 라건아는 워니에게 약하다. 더불어 워니는 론데 홀리스-제퍼슨이 감당할 수 있는 선수도 아니다.

다만 오재현의 슈팅 감각이 너무 좋았다. 2022-23시즌 오재현의 3점슛 성공률은 42.9%. KCC와의 경기 전까지도 40.0%로 높았다. 이제는 새깅 디펜스로 막을 수 있는 선수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고 해도 전 감독은 승리할 수 있는 높은 확률을 얻기 위해 새깅 디펜스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요즘 흔히 말하는 ‘가불기(가드가 불가능한 기술)’에 걸린 것이다. 전 감독도 경기 후 “오재현 수비는 버렸다. 선수 본인이 너무 잘 넣었다”며 인정하기도 했다.

전 감독은 KBL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노장이자 명장이다. 한국 프로 스포츠 역사를 돌아봐도 그만큼 오랜 시간 지휘봉을 잡은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수많은 경험, 그리고 노하우를 바탕으로 선택한 수비 전략이었고 오판과 패착 역시 아니었다. 그러나 오재현이란 변수에 당했다. 단 1패였지만 꽤 쓰라린 패배였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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