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만 축내는 우리 남편, 삭탈관직을"…여성 상소문 모음집 '격정의 문장들'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2022. 11. 17.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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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격정의 문장들'은 17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를 조선 후기와 근대 계몽기로 나눠 여성이 쓴 글들을 톺아본 책이다.

그는 상소문에서 남편에 대해 "지각이 없어 소견이 어둡고 생각이 막혀 있으니 밥 부대일 뿐"이라며 "삭탈관직해 시골에 보내 10년간 성현의 글만 읽도록 하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책은 그간의 연구를 바탕으로 조선 여성들의 좌절과 분노 그리고 열망과 혜안을 적실하게 보여주어 우리의 눈과 귀를 틔워주는 값진 성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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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격정의 문장들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신간 '격정의 문장들'은 17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를 조선 후기와 근대 계몽기로 나눠 여성이 쓴 글들을 톺아본 책이다.

선시대 임금에게 올리는 상언(上言)은 남자들만의 몫은 아니었다. 조원서의 처는 남편에게 버림받은 딸이 양반가 첩으로 들어가자 절개를 지키지 않았다고 잡혀가자 사회적 비난은 받을 수 있을지언정 관의 처벌을 받을 일은 아니라 항변했다.

기생 출신 초월은 19세기 후반 우의정을 지낸 심상규의 손자 심희순의 첩이다. 그는 상소문에서 남편에 대해 "지각이 없어 소견이 어둡고 생각이 막혀 있으니 밥 부대일 뿐"이라며 "삭탈관직해 시골에 보내 10년간 성현의 글만 읽도록 하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1899년 제국신문에는 스스로를 과부라 밝힌 '대한광녀'의 글이 실렸다. 그는 "적적히 빈 방에서 외로운 침상을 의지해 심사를 둘 데 없어 짧은 한숨 긴 탄식에 팔자타령을 한다"며 "봄바람 가을 달에 애가 끊어지고 겨울밤 여름날에 잠 못 들어 원한이 사무치는 것으로 적게는 한 집안의 재앙이고 크게는 나라의 재앙"이라고 주장했다.

책은 그간의 연구를 바탕으로 조선 여성들의 좌절과 분노 그리고 열망과 혜안을 적실하게 보여주어 우리의 눈과 귀를 틔워주는 값진 성취다.

◇ 격정의 문장들/ 김경미 씀/ 푸른역사/ 2만원

ar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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