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용산과 100% 똑같이 하면 지지층 확장 안된다”
나경원·유승민, 전당대회 선거 나왔으면 좋겠다”
이상민 향해 “정치적 책임져야” 자진 사퇴 촉구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안철수 의원이 17일 “용산의 생각을 100% 그대로 똑같이 한다면 지지층이 확장될 수 없다”고 말했다. 당대표로 선출된다면, 윤석열 대통령과의 대립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비친 것이다. 당내 라이벌로 거론되는 유승민·나경원 전 의원에 대해선 “(당 대표 선거에) 나오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안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포지셔닝은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울 수 있는 당대표인가, 아니면 대통령과 친한 당대표인가’라는 진행자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안 의원은 “저는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사람”이라면서 “그런데 그러려면 민심을 정확하게 전달해야 한다. 그것이 당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민심을 정확하게 전달하지 않고 그대로 용산의 생각을 100% 똑같이(따르고), 차이가 없다고 한다면 지지층이 확장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진행자가 ‘쓴소리하는 당대표가 되겠다는 거냐’고 묻자 재차 “목적은 윤석열 정부의 성공이고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는 정부가 되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안 의원은 당권 경쟁자로 거론되는 나 전 의원, 유 전 의원에 대해 “(전당대회에) 나오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많은 다양한 분들이 나오셔서 당원들에게 선택의 여지를 주는 것이 건강한 당을 위해서 좋다”며 “그것이 국민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길이고 그것이 총선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현재 여당의 주류 분위기와 꼭 들어맞지 않는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본격화한 당무감사에 대해 “(당협위원장) 평가가 나빠서 바로 해임이 된다면 거의 원수가 돼서 분열이 된다. 그러면 다음 총선에서 도저히 이길 수가 없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안 의원은 “최근에 현직 원외 당협위원장들을 많이 만나는데, 대부분 바로 지난 직전 총선 때인 2020년에 코로나 사태로 자기 이름 한번 알리지 못하고 다 낙선한 사람들”이라며 “이들은 이후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때 사비 털어서 선거 치르고, 그 다음에 대선 치르고, 또다시 지방선거까지 치렀다. 지금 막 그것이 끝난 시점에서 이제는 정치활동도 하고 당 정비도 해야 되는 그런 상황인데 바로 이렇게 심사를 하는 것은 아무런 기회도 못 갖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정 위원장은 분열을 초래할 일 없다는 입장이다’라는 진행자 질문에 “정 위원장님이 합리적인 분이시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제 우려를 말씀드리면 그걸 반영한 그런 안을 만드시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했다.
이태원 참사 책임론에 휩싸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해서는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지는 게 맞다”며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법적 책임과 정치적 책임을 별개로 보고, 수사 종결 때까지 정치적 판단을 유예하자는 당내 중론과 배치되는 의견이다. 안 의원은 “유족들에 대한 인간적인 도리인 데다가 국민들 간에 대립도 완화시킬 수 있는 그런 부분”이라며 “스스로 결단을 해주시라”고 말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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