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프리즘] 탄소중립 사회 이후를 위한 준비

2022. 11. 16.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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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0년 탄소중립 전세계 과제
기후변화총회서 각국 노력 강조
CO₂ 농도 따라 기후 시스템 변동
이후의 변화도 선제적 연구 필요

11월6일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가 개최되었다. 이번 총회에서는 전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하로 제한한 파리협정 목표 달성을 위한 각국의 실질적 이행 노력이 더욱 강조되었다. COP27의 주요 논점은 탄소 배출량 감소, 각국의 기후변화 대비·대응 지원, 개발도상국을 위한 기술 지원 및 자금 조성으로 우리나라는 정부의 기술과 혁신을 통한 기후변화 대응 의지를 피력하고, 개발도상국의 효과적 기후행동을 지원하기 위한 협력 의사를 표명하였다. 나아가 한국 정부가 ‘탄소중립 녹색성장 전략’하에서 책임 있는 이행, 질서 있는 전환, 혁신에 기반한 탄소중립 녹색성장을 추진할 계획임을 밝혔다. 특히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탄소중립 녹색성장 정책을 통해 국제사회 일원으로서 역할을 다할 것을 약속하였다.

우리나라는 현재 2018년 대비 40% 감축된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설정한 상태이며, 이를 위해 올해 3월 세계에서 14번째로 탄소중립을 법제화한 나라가 되었다. 탄소중립기본법 시행령은 2030년 NDC 법제화, 국가 탄소중립 기본계획 수립, 기후대응 기금 설치 및 운용 등과 같은 중요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온실가스 잠정 배출량은 전년보다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어, NDC 달성을 위해 연 4% 수준 감축이 필요한 점을 감안하면 위기의식을 갖고 적극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
예상욱 한양대 교수 기후역학
파리협정에 의하면 우리나라 등 195개국은 자체 NDC를 정하여 5년마다 제출하여야 하며 그 이행 상황을 점검받아야 한다. 그러나 실제 노력은 미비하다. 지난해 COP26에서 온실가스 감축 강화를 약속한 193개국 중 24개국만 실행계획을 유엔에 제출하였으며, 현재 기준 온실가스 배출 1위인 중국과 2위인 미국은 제출조차 하지 않았다. 2050년 전후로 세계적인 탄소중립 사회가 구현될 가능성이 그리 밝아 보이진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탄소중립 어젠다는 결코 피할 수 없으며 이를 위한 노력이 지연될 수는 있어도 멈추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지구의 기후 시스템은 너무나 정직해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질수록 그에 대한 반응으로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이상 기상 및 기후 현상의 출현은 피할 수 없고, 이로 인한 막대한 인명피해는 물론 사회·경제·산업 분야에서 회복 불가능의 피해가 따를 것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30년도 남지 않은 기간 탄소중립 사회의 진입 과정, 그리고 이후를 위한 선제적 준비를 지금부터 서둘러야 한다. 무엇보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에 따른 지구 기후 시스템의 반응이 탄소중립의 도달 과정, 그리고 이후 어떻게 달라질지 정확한 이해와 진단이 필요하다. 최근 연구 결과에 의하면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누적 속도에 따라 전 지구 평균기온 상승률이 다르게 나타난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누적 속도가 느릴수록 전 지구 평균기온은 더욱 빠르게 상승하였으며, 빠를수록 천천히 상승하였다. 이는 온실가스 감축 경로의 차이에 따라 지구 기후 시스템의 반응도 확연하게 달라진단 것을 보여준다.

또 탄소중립에 도달한 이후 이산화탄소 순배출량이 0보다 작아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감소하는 시기가 도래하면 지구의 기후 시스템은 이전과는 매우 다르게 반응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에 대한 정확한 지식과 정보를 미리 알고 있어야 할 것이다. 최근 과학전문지 ‘네이처 기후변화’에 탄소중립 이후 지구의 기후 상태를 결정할 세 가지 요소로 ①전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혁명 대비 최대 몇 도까지 상승할 것인가 ②전 지구 냉각화의 규모는 어떻게 될 것인가 ③전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혁명 대비 몇 도에서 안정화될 것인가에 관한 내용이 제시되었다.

탄소중립 어젠다는 다음 세대에게 가장 현실적인 문제이다. 탄소중립 사회로 발걸음을 막 내디딘 지금이 바로 탄소중립 사회 이후를 준비할 최적의 시기이다. 무엇보다 과학적 진단에 기반한 준비로 다음 세대에게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아니라 자신감과 새로운 기회를 주었으면 좋겠다.

예상욱 한양대 교수 기후역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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