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단 설치는데 콜레라 확산도…아이티 “SOS”
중남미 카리브해의 최빈국 아이티의 시련이 멈추지 않고 있다. 자연재해와 갱단의 폭력으로 극도로 혼란스러운 가운데 콜레라까지 빠르게 번지면서 아이티 정부가 국제사회에 도움을 요청했다.
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국(UNOCHA)은 15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아이티 정부가 지난 10월 초 시작된 콜레라 발병을 억제하고 시민들에게 절실한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1억4560만달러(약 1937억원)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아이티 보건인구부에 따르면 14일 기준 전국에서 8708건의 콜레라 의심환자가 나왔으며 802건의 확진 사례와 161건의 사망이 보고됐다. 의심환자의 경우 3주 전 2000명을 밑돌던 수준에서 4배가량 늘었다. 세계보건기구(WHO) 미주본부인 범미보건기구(PAHO)는 아이티에서 50만명 이상이 콜레라에 걸릴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밝혔다. 아이티에서 콜레라 사망자가 나온 것은 2019년 이후 3년 만이다.
만성적 치안 불안과 경제난에 시달리던 아이티는 2021년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 암살 사건에 이어 대지진이 발생하면서 극도의 혼란에 빠졌다. 수도권에서 활동하던 갱단이 지난 9월 정부의 연료 보조금 삭감 조치에 반발해 ‘바로 연료 터미널’을 봉쇄하면서 연료와 물자의 유통도 끊겼다. 학교와 병원도 제대로 돌아가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콜레라가 발생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아이티인들이 의료 서비스를 받는 데 엄청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기에 콜레라가 다시 유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이티 군경이 이달 들어 총격전 끝에 연료 터미널에서 갱단을 몰아내 물자 유통은 정상화됐다. 하지만 사람의 이동이 늘면서 감염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콜레라로 두 살 아이를 잃고 7개월 된 아이도 입원 중이라는 로베나 슈러브(30)는 “집에 아무것도 없다. 아이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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