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중동 우군 만들기… UAE와 직통 뱃길, 내달엔 시진핑 사우디行

베이징/이벌찬 특파원 2022. 11. 16.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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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중국 산둥성 칭다오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를 직통으로 연결하는 ‘중동~극동 항로’가 개통됐다. /중국수운망

지난 11일 중국 산둥성 칭다오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를 직통으로 연결하는 ‘중동~극동 항로’가 개통됐다. 두 나라의 해상 교역을 늘리기 위해 새로 뚫은 뱃길이다. 칭다오항에서 곧장 아부다비 칼리파항으로 향하는 새 뱃길을 이용하는 첫 선박인 사핀파워호 컨테이너에는 ‘중동 항로 개통을 열렬히 축하한다’는 붉은색 플래카드가 걸렸다. 중국이 원유 감산 결정을 둘러싸고 최근 관계가 소원해진 미국과 중동의 틈새를 발 빠르게 파고든 사례라는 분석이다. 석유를 제외한 중국과 UAE 교역량은 지난해 600억위안(약 11조2200억원)을 돌파하며, 10년 새 78.5% 늘었다.

미중 경쟁 속 ‘우군 찾기’에 나선 중국이 중동에 적극적으로 구애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다음 달 하순 중동의 맹주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다. 중국은 사우디산 원유의 최대 수입국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우디가 2017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맞이했을 때와 비슷한 수준으로 시 주석을 환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동 지역에 정통한 한 중국인 사업가는 “중국은 이번 방문에서 무기 생산을 비롯해 전방위적인 협력안을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지난 9월에는 중국과 UAE가 2026년 달에 보내는 중국의 창어 7호 탐사선에 UAE의 로버(이동형 탐사 로봇)를 실어 보내기로 합의했다.

중국과 중동의 밀착은 서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분석이다. 중국은 서방 국가들의 반중(反中) 전선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협력국이 절실한 상황이다. 중동 국가들은 트럼프 행정부 시절에는 미국과 밀월 관계였으나 현재 미국과 석유 감산, 인권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동 국가들이 미국 의존을 경계하면서 중국이 중요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전략에서도 중동은 중요한 지역이라는 평가다. 이집트 신행정수도 건설, UAE 시범단지 조성, 카타르 상수도 사업 등 굵직한 건설 프로젝트에 중국 자본과 회사들이 투입돼 있다.

중국은 중동 각국의 최대 과제인 ‘석유 의존형’ 경제 구조를 탈피하기 위한 협력 동반자로 손을 내밀고 있다. 신재생에너지와 AI(인공지능), 항공우주 등 관심 분야에서 중국이 앞선 기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UAE의 AI·디지털경제 담당 장관은 지난달 닛케이아시아에 “경제 이익에 부합하기만 하면 중국 기술도 얼마든지 쓸 것”이라고 했다. 걸프협력회의(GCC) 6국(사우디·쿠웨이트·아랍에미리트·카타르·오만·바레인) 가운데 UAE와 사우디가 경제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며 이들이 대중 협력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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