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만의 달로 가는 여행...야간 발사부터 낮 귀환까지 꼼꼼히 계산된 각본

이병철 기자 2022. 11. 16. 18:0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미국이 개발한 초대형 우주발사체 스페이스 론치 시스템(SLS)이 16일 오전 1시 47분(미 동부시간, 한국 시각 오후 3시 47분)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신형 유인우주선 오리온을 싣고 달로 향한 여정을 시작했다.

가장 마지막 유인 달탐사 임무이던 아폴로 17호를 제외하면 첫 달 탐사선인 아폴로 11호 이후 모든 유인 달탐사선은 낮 시간에 발사했다.

SLS 발사 가능 시간대가 상대적으로 짧은 이유는 로켓에 실린 유인 우주선 오리온의 추진 방식과 관련이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시간 동안만 열린 우주 가는 길
NASA 야간 발사 대비책 마련
야간 발사 이유는 기술 검증과 부스터 수명
스페이스 론치 시스템(SLS)이 16일 발사를 하루 앞두고 발사대에 세워졌다./AFP

미국이 개발한 초대형 우주발사체 스페이스 론치 시스템(SLS)이 16일 오전 1시 47분(미 동부시간, 한국 시각 오후 3시 47분)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신형 유인우주선 오리온을 싣고 달로 향한 여정을 시작했다. 유인 우주선이 달로 향한 것은 1972년 유인 달탐사선 아폴로 17호 이후 반세기만이다.

정작 SLS를 개발하고 우주로 쏘아 올린 미국에선 국민들이 발사 장면을 새벽에 지켜봐야 했지만 한국에선 낮 시간에 역사적인 순간을 지켜볼 수 있었다.

우주선이 우주에 성공적으로 도달해 원활하게 작동하는데 적절한 시간대인 ‘발사창(launch window)’이 새벽이기 때문이다. 인공위성이나 탐사선을 싣고 우주로 향하는 우주발사체는 발사 지역과 궤도, 계절에 따라 다른 시간대에 발사된다. 이날 SLS의 발사창은 오전 1시4분부터 3시4분까지로 결정됐다. 발사창이 새벽에 열리고 닫히는 만큼 야간 발사한 상황이다.

실제로 당초 SLS는 이날 1시 4분 발사될 예정이었지만 연료 누설이 감지되면서 발사가 2시간 가량 뒤로 밀렸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연구진이 투입돼 긴급 수리가 진행됐고 예상외로 문제가 빨리 해결되면서 당초 예정보다 40여분이 늦은 1시40분부터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우주발사체의 경우 밝은 낮 시간대에 발사하는 것이 안전하다. 발사 과정에서 선체에 손상이 생길 경우 눈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마지막 유인 달탐사 임무이던 아폴로 17호를 제외하면 첫 달 탐사선인 아폴로 11호 이후 모든 유인 달탐사선은 낮 시간에 발사했다.

NASA는 이후에도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우주발사체를 발사했다. 하지만 지난 2003년 우주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지구로 귀환하던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가 복귀 도중 선체 손상으로 폭발한 사건 이후 2006년까지 우주왕복선의 야간 발사를 금지했다. NASA는 이후 우주왕복선에 카메라를 장착한 로봇팔을 붙여 선체 손상을 감시하는 시스템을 도입하고 다시 야간 발사를 재개했다.

2006년 12월 오후 8시 47분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가 발사됐다. NASA는 2003년 컬럼비아호 사고 이후 야간 발사에 필요한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NASA

NASA는 이번 발사에서도 시야가 제한되는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짐 프리 NASA 부국장은 11월 3일 비대면으로 진행한 미디어컨퍼런스에서 “주변이 어두운 시간인 만큼 시야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은 예상해 많은 수의 적외선 카메라 준비해 선체를 감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르테미스 1호 임무는 아폴로 프로그램보다 발사창이 짧은 편이다. 아폴로 프로그램의 발사창은 3시간 동안 열렸다.

SLS 발사 가능 시간대가 상대적으로 짧은 이유는 로켓에 실린 유인 우주선 오리온의 추진 방식과 관련이 있다. 오리온 우주선은 지구 저궤도에서 사출된 이후 지구 중력의 영향을 벗어날 때 전기추진 방식을 쓴다. 전기에너지는 오리온 선체에 달린 태양전지 패널 4개를 펼쳐 얻는다. 만약 오리온 우주선은 태양 빛이 없는 상황에서 90분 이상 비행하기 어려운 만큼 태양 빛이 있는 시간대에 우주에 도달하기 위한 발사 시간대를 찾아야 했고 그만큼 발사창이 열리는 시간이 제한적이다. 반면 아폴로 우주선은 연료 추진 방식을 사용해 태양 빛과 관계 없이 지구의 중력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발사 시간대 제약이 적었다.

오리온 우주선이 달 궤도를 돌아 지구로 복귀하는 시간도 발사 시간에 영향을 줬다. 아르테미스 1호 임무에서는 오리온 우주선은 지구로 복귀할 때 바다로 착수하는 ‘스플래시 다운’ 방식으로 귀환한다. 이번 첫 비행에선 우주인이 탑승하지 않았지만 귀환한 우주인을 구조하는 것을 가정해 귀환 시간을 낮 시간대로 정했고 결국 발사 시간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NASA측은 밝히고 있다.

SLS에 탑재되는 오리온 우주선은 태양광으로 전기에너지를 만들어 추진력을 낸다. 이를 위해 4개의 태양전지패널이 부착됐다. /NASA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