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삼성 반도체연구소, 5주간 비정상 운영

장민권 2022. 11. 16.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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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차세대 반도체 연구개발(R&D) 핵심기지인 반도체연구소가 사내 소프트웨어(SW)를 양산 팹(생산라인)과 일원화하는 과정에서 한 달 넘게 개발 업무에 차질을 빚은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반도체연구소는 반도체 신공정 개발과 맞지 않는 새 시스템으로 바꾼 뒤 업무 혼란이 벌어지자 서둘러 종전 체계로 원상복구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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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우려에도 SW 교체 강행
업무 혼선에 3주만에 ‘롤백’
차세대 반도체 개발 업무 차질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020년 6월 경기도 화성 반도체연구소를 방문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의 차세대 반도체 연구개발(R&D) 핵심기지인 반도체연구소가 사내 소프트웨어(SW)를 양산 팹(생산라인)과 일원화하는 과정에서 한 달 넘게 개발 업무에 차질을 빚은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반도체연구소는 반도체 신공정 개발과 맞지 않는 새 시스템으로 바꾼 뒤 업무 혼란이 벌어지자 서둘러 종전 체계로 원상복구한 것으로 파악됐다.

16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DS(반도체)부문 내 반도체연구소는 올해 3·4분기 반도체 개발·양산 업무에 사용하는 소프트웨어를 양산 라인과 동일한 소프트웨어로 교체했다. 서로 다른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반도체연구소와 양산 라인의 공정 체계를 일원화해 제조 공정의 효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였다. 차세대 반도체 공정을 개발하는 반도체연구소는 성숙화 단계를 거친 제품들을 양산 라인으로 이관하는데, 이관 전 공정 검증 등의 목적으로 웨이퍼(반도체 원판)를 양산 라인으로 옮겨 생산설비를 사용한다.

내부 시스템이 교체되는 동안 반도체연구소의 개발 업무는 일주일 가량 중단됐다. 문제는 시스템 교체 뒤다. 기존 시스템과 상이한 새 시스템이 이식되자 일선 현장에서 업무 혼란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연함과 창의성이 중요한 반도체 개발 업무에 정해진 공정을 반복해서 찍어내는 양산 시스템을 그대로 옮긴 것 자체가 무리한 결정이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결국 반도체연구소는 새 시스템 도입 약 3주 만에 기존 시스템을 다시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기존 시스템으로 복구하는데도 일주일 가량 소요된 점을 감안하면 반도체 개발 업무가 5주 동안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한 셈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반도체연구소장이 직접 엔지니어들을 불러 모아 전산 롤백(전산데이터를 되돌림)을 위한 대책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세계 각국이 차세대 반도체 주도권을 쥐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민감한 내부 시스템 변경에 따른 문제점을 사전에 충분히 검토하지 않아 삼성전자 반도체 개발 심장부인 반도체연구소의 업무 공백을 불렀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시스템 교체를 앞두고 부작용을 우려하는 엔지니어들의 목소리가 나왔지만, 결과적으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삼성전자 관계자는 "복잡한 반도체연구소 업무에 맞지 않는 시스템을 도입해 엔지니어들의 불만이 컸다"며 "새 시스템을 사용했던 3주간 업무 환경이 이전보다 더 경직된 탓에 직원들의 사기가 저하되고, 크고 작은 사고들이 발생하기도 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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