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줄자 '유니콘' 휘청 … 야놀자·토스 몸값 추락

오대석, 강인선 2022. 11. 16.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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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기업 투자유치 난항
기업가치 고점대비 반토막
'업비트' 두나무는 71% 빠져
성장성 강조 스타트업 평가
실제 가치와 달라 투자 유의

자금 경색이 지속되면서 비상장 기업들의 몸값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유동성이 풍부하게 공급된 지난해와 달리 엄격한 기준으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기업)의 가치까지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고, 거래가 자주 이뤄지지 않는다는 특성상 최근 보고서와 실제 가치에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어 투자에 나설 때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 '서울거래 비상장'에 따르면 간편결제 서비스 '토스' 운영사인 비바리퍼블리카의 기준가는 주당 4만45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24일 주당 16만9800원까지 올랐지만, 약 1년 사이에 거의 4분의 1 수준으로 내려갔다.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9조1000억원에서 7조7429억원으로 감소했다.

국내 유가증권 시장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컬리도 지난해 12월 9일 기준가가 11만9000원으로 고점을 찍은 뒤 현재 2만9000원까지 떨어졌다. 이에 따라 4조원 시가총액이 1조1148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기업가치도 크게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비트는 거래량 기준 한국 가상자산거래소 1위 서비스다. 카카오는 지난 10일 보유하고 있던 두나무 지분 약 369만주를 자회사 카카오인베스트먼트에 넘기며 장부가를 약 5780억원으로 공시했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 2분기 반기보고서에서 보유 중인 두나무 지분 377만주의 장부가를 1조4895억원으로 평가했다.

여행·여가 플랫폼 기업 야놀자의 기업가치도 지난해 말 대비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유사한 사업을 영위하는 미국 부킹홀딩스의 3분기 공시 서류(10-K)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부킹홀딩스가 보유한 야놀자의 지분가치는 3억600만달러였는데, 이는 지난 상반기에 1억2200만달러로 하락했다. 반년 새 기업가치가 40%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이를 원화로 환산하면 하락폭은 72%에 달한다. 부킹홀딩스는 지분가치 하락 원인을 '최근 여행 및 테크업계의 시장 밸류에이션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야놀자는 2019년 6월 싱가포르투자청(GIC)과 부킹홀딩스로부터 1억8000만달러 투자를 받았다.

유니콘뿐 아니라 대부분 스타트업의 기업가치가 하락하고 있다. 모바일 식권 서비스 '식권대장' 운영사인 벤디스는 2018년 네이버, 우아한형제들로부터 투자 유치 당시 기업가치 540억원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최근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인 현대이지웰은 지분 88.8%를 371억원에 인수했다. 지분 100% 기준 기업가치가 4년 사이에 540억원에서 약 418억원으로 낮아진 것이다.

식권대장은 모바일 식권 1위 서비스로, 올해 연간 거래액 1000억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내년에도 얼어붙은 시장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스타트업들의 기업가치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비상장사 주식이 급락하고 있는 데다 거래가 자주 이뤄지지 않아 보고서상 가치와 실제 가치가 차이가 날 수 있어 투자 시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가상화폐거래소 2위 빗썸이 대표적이다. 빗썸의 운영사 빗썸코리아의 지분 10.22%를 보유한 비덴트는 3분기 보고서에서 지분가치가 1401억원이라고 밝혔다. 올해 초(1409억원)에 비해 0.7% 감소한 것이다.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인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빗썸코리아의 주식 1주는 지난 1월 40만원대에 거래됐지만 16일에는 10만원대까지 하락했다.

[오대석 기자 /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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