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추가접종' 외쳐도 3.9%뿐 '요지부동'…난감한 방역당국

강승지 기자 2022. 11. 16.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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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감염취약계층 접종률 50~60% 목표로 총력전…2가백신 3종 활용
60세이상·취약시설 접종률 11% 그쳐, 국민 65% "안맞겠다"…전문가 "목표달성 힘들듯"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보건소에서 한 시민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BA.4/5 변이 기반 화이자 2차 개량백신(2가백신) 접종을 받고 있다. 지난달 27일부터 이뤄진 사전예약자의 개량접종이 이날 시작되고, 의료기관에 잔여백신이 있다면 당일 접종, 현장 접종도 가능하다. 2022.11.14/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코로나19 겨울철 재유행이 본격화되면서 방역당국이 오는 21일부터 12월 18일까지 한 달간을 '동절기 추가접종(2가백신 접종) 집중 접종 기간'으로 정하고 60세 이상 고령층에서 50%, 감염취약시설에서 60%의 접종률을 목표로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16일 밝혔다.

추가 접종률은 아직 저조하다. 더욱이 유행 장기화로 경각심이 과거 어느 때보다도 많이 떨어진 터라 국민 여론도 좋지 않다. 전문가들도 접종률 제고가 쉽지 않을 것으로 우려했다.

◇동절기 백신 접종률 인구 대비 3.9%…60세 이상 11.4%

이날 0시 기준 동절기 추가접종은 인구 대비 3.9%, 대상자(4개월 내 접종자·확진자 제외) 대비 4.8%다. 연령대별로 60세 이상 접종률인 인구 대비 11.4%, 대상자 대비 14.7%를 기록했다. 감염취약시설은 11%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 코로나19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집중 접종 기간에 접종률이 높은 감염취약시설과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확대하고 접종 의료기관의 지정요일제를 폐지하며 접종자 병가 허용을 권장하는 등 "접종을 독려하겠다"고 밝혔다.

접종기관에는 충분한 백신을 공급해, 21일부터는 사전예약 없이 당일 내원하면 언제든 접종할 수 있도록 한다. 접종자에게는 템플스테이 할인, 고궁 및 농원 무료입장 등 문화체험 혜택, 지자체별 소관 시설 이용 할인 혜택이 부여될 예정이다.

미접종자에게 안내 문자나 재난문자를 보내 홍보와 안내를 강화하고 고령층이 접하기 쉬운 매체를 활용해 접종의 효과성과 안전성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할 계획이다. 추가접종을 해야 요양병원·시설 외출·외박이 가능하도록 규정을 보완해 입소자들을 보호할 방침이다.

지난 14일 화이자 BA.4/5 백신을 접종한 백경란 질병청장은 "각 부처의 장·차관, 지자체장 등 주요 공직자들이 앞장서서 접종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며 "기본 접종으로 획득한 면역은 점차 감소하고 있어 새롭게 설계된 추가접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보건소에서 의료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BA.4/5 변이 기반 화이자 2차 개량백신(2가백신) 접종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 27일부터 이뤄진 사전예약자의 개량접종이 이날 시작되고, 의료기관에 잔여백신이 있다면 당일 접종, 현장 접종도 가능하다. 2022.11.14/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국민 관심은 '미지근'…"접종해도 감염""이상반응 걱정" 반응

한국리서치는 지난달 28일부터 31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제69차 코로나19 인식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p)를 진행했다. 그 결과 2차 이상 접종 완료자 가운데 "추가접종을 하지 않겠다"는 응답이 65%로 나타났다.

의향이 없다는 답의 이유로는 '백신을 맞아도 감염되어서'가 34%로 가장 많았고 '코로나19 감염보다 접종 이상반응이 더 걱정되어서'(28%), '자주 백신을 맞는 게 부담스러워서'(24%), '기존 백신보다 2가 백신 이상반응이 더 클까 걱정되어서'(22%) 순이었다.

이외 '코로나19에 걸렸다 완치되어서'(21%), '기초접종(1,2차) 완료해 2가 백신 접종 필요성 느끼지 못해서'(20%), '2가 백신 접종 효과를 믿을 수 없어서'(19%), '정부의 이상반응 대처 및 보상이 부족해서'(17%)도 제시됐다. 응답자들은 이유를 최대 3개까지 선택했다.

당국은 현재 국내 우세종인 오미크론 BA.5에 대응해 개발된 '화이자 BA.4/5 백신'의 수요가 접종률을 끌어올리길 바라고 있다. 화이자 BA.4/5 접종이 시작된 14~15일 이 백신 접종자는 총 10만4859명으로 14~15일 전체 동절기 추가접종자(18만7250명)의 56%였다.

전문가들은 당국의 방침이 겨울철 재유행 초입에 분명 필요하다면서도 "여론조사 결과가 보여주듯 경각심도 떨어졌고 필요성을 이해하지 못한 국민이 많다"고 진단했다. 감염 취약계층의 접종 편의성은 당연히 확대해야겠지만 현실적으로 목표를 이루기 힘들 것으로 봤다.

백순영 가톨릭대 의대 명예교수는 "횟수로 3차, 많게는 5차 접종이라 수용성이 떨어진다. 국민 입장에서는 '너무 많이, 자주 맞는 게 아닐까'라는 부담이 든다"며 "BA.4/5 대응 백신에 비해 BA.1 백신이 상대적으로 예방력이 약해 보인다는 이미지도 준다"고 말했다.

백 교수는 "질병청의 50~60% 접종률 목표는 꿈같은 얘기다. 감염취약계층이 20%, 아무리 높게 잡아도 30% 정도면 상당히 많은 이들이 맞았다고 볼 수 있겠다. 청장년층 접종은 한 자릿수에 머물 것"이라고 전망했다.

감염내과 전문의인 신상엽 KMI한국의학연구소 연구위원은 "최근에 접종 관련한 문의가 굉장히 많이 온다. 이를 미뤄봤을 때 BA.4/5 백신의 대기 수요가 있어 보인다. 그런데 어르신 상당수는 주변에서 도와주지 않으면 병·의원을 방문하기 힘든 분들이 많다"고 전했다.

신 연구위원은 당국이 접종을 독려해, 고령층 절반은 당연히 참여시켜야 한다며 "겨울철 유행의 정점이 올 때는 예방 효과가 일부 발휘될 수 있다. 손놓고 있는 것보다 상당히 많은 감염취약자의 인명을 보호하는 게 맞다. 다만 현실적으로 힘들 뿐"이라고 말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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