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사례로 증명된 '러-나토 일촉즉발 3차 대전 위험'

최서윤 기자 2022. 11. 16.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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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인 2명 사망…우크라 방공망 오발로 잠정 결론 분위기
오판으로도 얼마든지 확전 가능성…미·소 냉전기 때보다 더 위험할 수도
1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서부 르비우와 인접한 폴란드 동부 접경 프셰보도프 마을에 미사일 피격 사건 관련해 경찰과 취재진들이 모여있다. 이 마을의 곡물창고에 전날 오후 3시40분경 미사일 2발이 떨어져 2명이 사망했다. 2022.11.16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미 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전날(15일) 폴란드 측 우크라이나 접경지에 떨어져 2명의 사망을 야기한 미사일 2발은 16일 조사가 진행됨에 따라 점차 러시아의 소행이 아닌, 우크라이나 방공망에서 오발된 것으로 결론이 내려지는 분위기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러시아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가 한낱 오발과 오판으로 얼마든 일촉즉발의 충돌 위험이 있다는 점이 여실히 증명되면서 '3차 대전'의 그림자가 되살아나고 있다.

CNN에 따르면 나토는 이미 항공기를 이용해 미사일 궤적 조사를 마치고 레이더 추적 정보를 폴란드 및 나토 회원국에 공유했다.

이즈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언론 브리핑에서 "폴란드에 떨어진 미사일이 러시아에서 발사되지 않았을 수 있는 예비 정보가 있다"고 말했다.

뒤이어 미국 AP 통신 기자는 자신의 트위터에 미 행정부 익명의 당국자 3명을 인용, 해당 미사일은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미사일을 요격하려고 발사했다가 폴란드에 떨어진 것이라고 전했다. 이 기자는 당국자들을 익명으로 한 건 그들이 이 사안을 공개적으로 밝힐 권한이 없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앞서 폴란드 언론 보도와 정부 발표를 종합하면 현지 시간으로 15일 오후 3시 40분(한국 시각 밤 11시 40분) 우크라이나 서부 르비우와 접한 프로제워도우 마을에 미사일이 떨어져 2명이 사망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즉각 성명을 내고 "폴란드 국경을 공격한 적 없다"고 반박했지만,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소행이란 취지로 맞섰다.

이번 사건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래 처음으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영토에 미사일이 떨어진 사례로 단숨에 국제사회 긴장을 고조시켰다.

만약 러시아가 의도적으로 폴란드를 공격한 것이라면, 나토가 이를 좌시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폴란드는 '한 국가에 대한 군사 공격은 회원국 전체에 대한 침공으로 간주해 즉각 개별 회원국 또는 집단으로 대응한다'는 나토 헌장 5조의 보호를 받는다.

특히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번 사태를 "나토를 향한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이다. 우리는 행동해야 한다"며 나토의 대응을 촉구, 확전 위험이 커졌다.

나토와 미국 행정부는 우크라이나군의 오발일 가능성이 높다는 잠정 결론을 아직 공식 발표하진 않았지만, 일단 우크라이나 전장이 나토 전체로 확대될 우려는 빠르게 잠재워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러시아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가 한낱 오발과 오판으로 얼마든 일촉즉발의 충돌 위험이 있다는 점이 여실히 증명됐다.

가디언은 "소련과 미국이 이런 실수를 하지 않고 냉전기를 헤쳐나갈 수 있었던 건 양국 간 우발적 공격이나 오판으로 전쟁이 벌어질 위험성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당시보다 높아진 확전 위험을 경고했다.

물론 미국과 유럽연합(EU)을 포함해 대다수 국가는 조사 결과 발표에 앞서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지만, 일부 국가는 격앙된 반응으로 확전 위험을 높였다.

대표적으론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공동의 대응을 촉구했고, 라트비아 등 러시아의 침공 위협에 떠는 발트해 국가들은 나토와 우크라이나 서부 상공을 비행금지구역으로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러시아에서도 확전을 선동하는 움직임이 관측됐다. 마르가리타 시모니안 러시아투데이(RT) 보도국장은 "이번 사태가 고의적인 도발이 아니라면 좋은 소식이 하나 있다"며 "나토 국가는 방어망이 엉망이라 누구나 실수로든 그 무엇으로든 공격할 수 있고, 나토 전체는 누가 왜 그랬는지조차 모를 것"이라고 조롱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가디언은 "이번 사례가 일단락된다고 해서 계산착오로 인한 나토-러시아 충돌 위험이 현실이 아니라는 의미는 아니다"면서 "우크라이나는 나토가 자국의 주권 및 영토 보전 회복 투쟁에 최대한 가깝게 묶이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 타스 통신은 주유엔 러시아 대표부를 인용, "폴란드 사건은 나토와 러시아 사이의 직접적인 군사 충돌을 유발하려는 시도"라고 지적했다.

sab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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