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S, 소리로 용액 내 키랄성 물질 분리...부작용 없앤 의약품 개발 등 응용 기대

김영준 2022. 11. 16.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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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과학연구원(IBS·원장 노도영)은 김기문 복잡계 자기조립 연구단장(포스텍 화학과 교수) 팀이 소리만으로 용액 내 서로 다른 키랄성을 가지는 분자 분리에 성공했다고 16일 밝혔다.

서로 거울에 비친 듯한 구조를 가지는 분자 성질을 '거울상 이성질성' 또는 '키랄성'이라고 한다.

연구진은 마디를 경계 삼아 산화-환원에 따라 서로 다른 키랄성을 보이는 분자를 실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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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과학연구원(IBS·원장 노도영)은 김기문 복잡계 자기조립 연구단장(포스텍 화학과 교수) 팀이 소리만으로 용액 내 서로 다른 키랄성을 가지는 분자 분리에 성공했다고 16일 밝혔다.

서로 거울에 비친 듯한 구조를 가지는 분자 성질을 '거울상 이성질성' 또는 '키랄성'이라고 한다. 화학에서 키랄성은 매우 중요하다. 생체분자들은 특정 키랄성을 가지는 분자만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은 물리·화학적 성질이 유사해 분리할 수 없었다.

연구진은 소리를 이용했다. 스피커 위에 페트리 접시를 올리고 주파수 100헤르츠(㎐) 이하 소리를 내면, 미세한 진동으로 동심원 모양 물결이 생긴다. 물결에는 움직이지 않는 마디, 주기적으로 상하운동을 하는 마루(높은 부분)·골(낮은 부분)이 있다.

이 중 마디는 '가림막' 역할을 한다. 마디를 경계로 용액이 서로 섞이지 않고, 구획화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연구진은 마디를 경계 삼아 산화-환원에 따라 서로 다른 키랄성을 보이는 분자를 실험했다.

PDI, LPF 분자와 환원제가 담긴 용액이 담긴 페트리 접시를 향해 소리를 재생하면 물결이 생성되면서 마루 영역에서 분자가 산화되며 붉은색과 푸른색이 번갈아 나타나는 동심원 패턴이 형성된다. 이는 서로 다른 키랄성 물질이 서로 다른 영역에 존재함을 보여준다.

페릴린 다이이미드(PDI) 분자는 L-페닐알라닌 유도체(LPF) 분자와 결합하면 왼쪽으로 꼬인 고분자를 형성한다. 반면 PDI 분자가 환원되면, 오른쪽으로 꼬인 고분자를 이룬다. 키랄성이 다른 두 분자는 각각 붉은색과 푸른색을 띤다.

접시에 소리를 재생하자 공기 접촉이 활발한 마루 부분에서는 산화 반응 탓에 용액이 붉은색이 됐고, 붉은색과 푸른색이 번갈아 나타나는 패턴을 보였다. 용액 안에 서로 다른 키랄성 물질이 나뉘었다.

김기문 단장은 “소리로 산화-환원 반응, 효소 반응 등을 조절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며 “이번 연구 결과가 의약품 제조 등 키랄성 물질 분리·조절이 필요한 화학 반응에서 획기적 도구로 사용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16일(한국시간) 화학 분야 저명 국제학술지 '켐(Chem, IF 25.832)'에 실렸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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