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여가부, 성희롱 피해자·제보자에도 불이익 금지 추진

오세진 2022. 11. 16.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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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공공부문 직장 내 성폭력뿐만 아니라 성희롱 피해자와 신고자에 대한 불이익 조처도 금지하도록 법률 개정을 추진 중이다.

기존에는 성폭력방지법에 근거해 공공부문 직장 내 성희롱을 제외한 성폭력 피해자·신고자에 대한 불이익 조처만 금지했다.

이 방안에 직장 내 성희롱·성폭력 피해자 및 신고자에 대한 불이익 조처 금지 내용을 담은 법령 개정을 추진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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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평등기본법 개정해 피해자·신고자 보호 강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17층에 걸려 있는 여성가족부 문패의 모습.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정부가 공공부문 직장 내 성폭력뿐만 아니라 성희롱 피해자와 신고자에 대한 불이익 조처도 금지하도록 법률 개정을 추진 중이다. 공기업과 민간 사업장에 국한된 제재 대상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16일 <한겨레> 취재와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실 설명을 종합하면, 여성가족부는 연내 발의를 목표로 양성평등기본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개정 내용은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가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 또는 신고자에게 인사상 불이익, 집단 따돌림, 폭행 또는 폭언, 직무에 대한 부당한 감사 등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기존에는 성폭력방지법에 근거해 공공부문 직장 내 성희롱을 제외한 성폭력 피해자·신고자에 대한 불이익 조처만 금지했다.

앞서 여가부는 지난 2020년 11월6일 ‘공공부문 성희롱·성폭력 근절 대응체계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 방안에 직장 내 성희롱·성폭력 피해자 및 신고자에 대한 불이익 조처 금지 내용을 담은 법령 개정을 추진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불이익 조처 금지는 성희롱과 달리 비교적 신속하게 진행됐다. 지난해 7월13일 시행된 성폭력방지법 개정안은 국가기관과 지자체, 학교, 공기업과 민간기업 등 직장 내 성폭력 피해자 또는 신고자에 대한 불이익 처우를 금지하도록 정하고 있다. 이를 위반하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고용노동부 소관 법률인 남녀고용평등법도 사업주에게 성희롱 피해자 불이익 조처 금지 의무를 부과하고 있고, 위반 시 제재는 성폭력방지법과 같이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으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사업주는 공기업과 민간기업 사업주만 포함한다. 국가기관과 지자체, 학교는 빠져있다.

여가부는 양성평등기본법 개정으로 ‘공공부문 성희롱 피해자·신고자 보호’라는 사각지대를 메운다는 계획이다. 지난 20대 국회 때 누구든지 성희롱·성차별 피해자 등에게 피해 신고 등을 이유로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는 성차별·성희롱 금지 및 권리구제법(제정법안)이 국회에 발의됐지만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여가부 관계자는 “성폭력방지법과 마찬가지로 양성평등기본법에도 성희롱 피해자 등에 대한 불이익 조치 금지 의무를 규정하는 것이 법 체계상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여가부는 이와 함께 고용주가 직장 내 성희롱·성폭력 피해자에게 휴가 사용, 부서 재배치 등의 보호조치를 의무적으로 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률 개정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불이익 조처는 성희롱 피해자들이 신고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지난달 전국 19살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젠더폭력 특별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29.0%(290명)가 직장 내 성희롱 피해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미신고자 280명에게 미신고 이유를 물었더니, ‘향후 인사 등에 불이익을 당할 것 같아서’(18.2%)라는 응답이 ‘상황이 나아질 것 같지 않아서’(61.8%)에 이어 두번째로 많았다.

용혜인 의원은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들이 적극적으로 피해사실을 신고할 수 있도록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가 방지돼야 하지만, 현재 많은 공공부문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 등이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성희롱 피해자가 피해 이전의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보호조치 내용을 담은 법안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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